트럼프 보호무역정책, 공화당내 반발 커져

기사등록 2017/03/13 13:45:00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미국 공화당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 무역 정책을 향한 '이반의 기류'가 커지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보호 무역 정책이 농업 등 다자간 무역협정의 수혜를 입어온 지역구 수출 산업을 뿌리째 뒤흔들어 의원들의 재선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등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는 뜻이다.

 짐 인호프(오클라호마) 공화당 상원의원은 12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실린 인터뷰에서 “우리는 그(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고 싶다. 하지만 아직까지 거기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인호프 의원의 지역구인 오클라호마는 항공우주산업과 농업이 주력 산업으로, 수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척 그래슬리(아이오와) 상원의원도 “나는 트럼프 행정부가 기존 협정을 재협상하며 꺼내들지 모르는 카드에 대해 더 큰 우려를 안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래슬리 의원은 멕시코, 캐나다와 체결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언급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생각하는 것보다 (이 협정이) 그렇게 나쁘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코리 가드너(콜라라도) 상원의원도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협정 체결을 너무 어렵게 만들고 있다”면서 “우리가 다자간 합의를 무시하면 우리의 교역 상대국들은 리더십을 다른 곳에서 찾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러한 리더십은 우리가 존중하는 가치와 규정을 따르지 않을 수 있다”며 중국이 미국의 빈자리를 차지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해 대통령 선거 유세과정과 당선 이후 ‘미국우선주의’를 표명하며 중국, 멕시코를 겨냥한 고율의 징벌적 관세 부과를 공언해왔다. 또 멕시코를 겨냥해 NAFTA재협상 의지도 분명히 해왔다. 하지만 공화당 의원들 중 공개적으로 이 문제에 도전장을 던지는 사례는 그동안 드물었다고 WSJ는 전했다.

 조니 언스트 상원의원(아이오와)도 인터뷰에서 멕시코의 사례를 언급하며 수출 감소 등 역풍을 우려했다. 멕시코가 아이오와주의 옥수수를 수입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가 북미자유무역협정을 재협상한다면, 우리는 농업에서 설자리를 잃을 수 있다. 우리는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멕시코의 한 의원은 최근 트럼프의 국경 장벽건설 발언 등에 악화된 민심을 등에 업고 미국산 옥수수 대신 라틴 아메리카산을 들여오는 내용의 법안을 도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멕시코 때리기가 거세지면서 현지에서는 좌파 후보가 득세하는 등 민심이 요동을 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산 옥수수는 NAFTA협정의 주요 수혜 품목이었다고 통신은 전했다.

 마이크 리 상원의원(유타주)도 트럼프의 관세 인상 방침을 언급하며 “암울한 경제적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면서 “지역구민들 중에는 이러한 우려를 전달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 들어 의회의 동의 없이도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대통령의 권한을 박탈하는 내용의 의원입법을 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러한 보호무역주의에 반발하는 상원의원 그룹은 주로 농업을 주력 산업으로 삼고 있는 주 출신들이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지난 1월 오바마 전임 행정부가 주도해온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GPP)에서 탈퇴하자 동요하며 분노(upset)를 토로한 바 있다고  WSJ은 전했다.

 물론 공화당 상원의원 모두가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에 당장 반기를 들고 있는 것은 아니다.

 WSJ은 “공화당 의원들 중에는 트럼프 무역팀이 실행에 옮기는 정책을 일단 지켜보자는 그룹도 있다”면서 “이들은 세계화를 지지하는 월가 출신들과 강력한 변화를 주창해온 강경주의자 가운데 누가 트럼프의 옆자리를 차지할 지도 지켜보고 있다”고 당내 기류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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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17/03/13 13:45: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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