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옐런 경제 성장 속도 놓고 충돌하나

기사등록 2017/03/13 10:16:11

트럼프, 일자리 증가로 '빠른 성장' 압박
 연준, 인플레 우려 등으로 '빠른 성장' 제동

【서울=뉴시스】이현미 기자 = 지난 2월 미국의 비농업 부문 일자리가 23만5000건으로 늘어나고 실업률도 한달전 보다 소폭 하락하는 등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성장 압박이 강해지고 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NYT)는 12일(현지시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는 백악관과 생각이 다르며,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과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아주 천천히 충돌을 향해 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경제 참모들은 지난 달 고용지표 등이 발표된 후 빠른 경제성장을 강조한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을 이행하기 위한 첫걸음이 실현됐다면서 상당히 고무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연준이 미 경제가 과열되는 것을 막기 위해 금리를 인상할 시기가 왔다고 밝히면서 양측간에 적지 않은 긴장감이 형성되고 있다. 

 연준은 오는 15일 1% 미만 소폭의 금리인상을 예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소비자 및 기업 대출 금리는 여전히 매우 낮을 전망이다.

 문제는 연준의 이 같은 움직임이 예상보다 몇 개월 앞당겨졌다는 것이다. 경제가 그만큼 좋아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이번 겨울 미 경제는 별로 춥지 않았다. 주식시장은 굉장히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으며, 고용과 임금이 증가했다.  

 존스 홉킨스대학의 경제학자이자 옐런 의장의 전 고문이었던 존 파우스트는 “펀드 요율을 조정해서 어떤 종류의 정치적 메시지를 보낼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미친 짓이며 그들(트럼프 행정부)도 알고 있고,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른 한편으로는 약 6년만에 처음으로 1분기에 금리를 인상을 고려하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며 무서운 것으로도 보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연준이 더 빠른 성장을 원하지 않는다는 게 이번 금리인상의 배경이라는 데 문제가 있다. 연준은 경제가 이미 최대치의 지속가능한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이런 식의 성장이 지속될 경우 화폐가치가 하락해 물가가 전반적으로 계속 상승하는 심각한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연준이 금리를 더 빨리 올리도록 강요할 수 있으며, 결국 경기 침체로 이어지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연준 관계자들은 지난해 12월에 올해 2.1%의 경제 성장률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연준은 15일 새로운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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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티브 피어스(뉴멕시코) 공화당 의원은 지난 2월 의회에서 옐런 의장에게 상당히 못믿겠다는 듯이 금리인상으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경제 성장을 상쇄하겠다는 것이냐고 물었고, 이에 대해 옐런 의장은 조심스럽게 “예(yes)"라고 말했다.

 옐런 의장은 경제적 기초여건이 향상되는 동안은 연준도 속도감 있는 성장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반면에 “우리가 그것이 실제로 인플레이션을 위협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 같은 성장을 상쇄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의회가 세금을 인하하거나 지출을 늘릴 경우 일어날 일에 대한 기술적 설명을 했던 것이다.

 이처럼 백악관과 연준의 경제 전망은 현재 달라도 너무 다르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가경제위원회 게리 콘 위원장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몇 개월 동안 일자리 증가가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우리 앞에 놓인 것에 대해 매우 흥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연준은 지금과 같은 일자리 증가 속도가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실업률은 지난해 5월 5% 아래로 떨어졌다. 그 이후로 고용은 한 달에 평균 21만5000개의 일자리가 계속 확대됐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지에 대해 연준은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NYT는 노동시장에서 이미 좋지 않은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댈러스  연준은 최근 주거용 건설 부문에서 텍사스주의 고용이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전 수준에 거의 도달했고, 석공이나 벽돌공과 같은 숙련공들이 부족한 상황에 이르렀다는 보고서를 냈다.

 또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평균 시간당 소득은 텍사스 건설 부문에서 2011년부터 2016년까지 20.3% 증가한 반면 텍사스의 모든 민간 부문은 5.9%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전미주택건설협회(HNA)는 건설업자의 82%가 노동의 비용과 가용성을 주요 관심사로 꼽고 있다.

 고금리를 향한 연준의 느린 행보는 기업과 소비자를 위한 차입 비용을 증가시키고 있다. 미 국책주택담보금융업체 프레디 맥에 따르면 30년 만기 주택 담보 대출의 평균 금리는 지난주 4.21%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0.5% 포인트 상승했다. 차입 비용은 과거에 비하면 훨씬 낮지만 신용카드 및 자동차 대출에 대한 이자율은 더 높게 책정됐다.

 연준은 낮은 노동력 참여율이나 생산적인 성장이 여전히 취약하다는 것, 그리고 중산층 가정의 소득 증가가 거의 없다는 것 등은 금리를 억제함으로써 해결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옐런 의장은 최근 시카고 연설에서 “통화정책은 기술진보를 가져오거나 실제 국내총생산(G.D.P)을 부양시킬 인구 통계학적 요소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면서 “통화정책은 미국 노동자들의 생산성도 향상시킬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백악관과 의회가 근본적인 요인을 개선 할 수 있는 재정정책을 채택 할 수는 있지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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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옐런 경제 성장 속도 놓고 충돌하나

기사등록 2017/03/13 10:16:11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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