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어 "브렉시트 반대파여 일어나라!"…재투표 촉구

기사등록 2017/02/17 15:59:32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공식 협상 발동이 임박한 가운데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가 EU 잔류파가 행동에 나설 때가 됐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일간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블레어 전 총리는 17일(현지시간) EU 잔류파로 구성된 단체 '오픈 브리튼'(Open Britain) 주최로 런던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석해 브렉시트 반대 연설을 할 예정이다.

 블레어 전 총리는 이번 연설을 통해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브렉시트 방침을 정면 비판한다. 그는 EU 탈퇴 결정을 재고할 2차 국민투표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선공개된 연설문을 보면 블레어 전 총리는 EU 탈퇴가 실현될 경우 영국인들이 입을 피해가 명백한 데도, 메이 총리가 어떤 희생을 치러서라도 브렉시트를 추진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블레어 전 총리는 "국민들은 의견을 바꿀 권리가 있다"며 "지금은 (잔류파가) 후퇴하고 무관심에 빠져 절망할 때가 아니다. 우리가 믿는 바를 지키기 위해 일어나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메이 정권이 "벼랑 끝으로 돌진하고 있다"며 "그들은 항상 '하드 브렉시트'(EU 단일시장 탈퇴)를 원했다. 하드 브렉시트란 표현은 '무작정 브렉시트'(Brexit at any cost)라고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작년 6월 브렉시트 국민투표 당시 영국인들은 치러야 할 비용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지 못했다며 "우리는 실제 비용을 가차 없이 폭로해야 한다. 당시 결정은 완벽하지 못한 지식에 기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브렉시트) 추진이 이 나라와 국민에 실질적으로 피해를 입힐 거라는 점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할 방법을 고안하고, 벼랑 끝으로 달려가고 있는 현 시점에서 길을 찾기 위해 지지를 결집해야 한다"고 말했다.

 블레어 전 총리는 "우리가 성공할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면 미래 세대로부터 원한에 사무친 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EU 회의론자들이 이민 문제를 제기하며 브렉시트를 촉진하려고 하지만, 정작 문제가 되는 건 안보 위협을 제기하는 일부 비 EU 문화권 출신 이민자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최대 규모의 정치 연합이자 상업 시장인 EU와의 파트너십을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며 "이는 국익을 저해하는 게 아니라 충족시키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브렉시트를 강행할 경우 영국 내부 분열이 야기될 수 있다며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국민투표가 또 다시 논의되고 있다. 이번엔 독립 쪽으로 훨씬 기우는 추세"라고 우려했다.

 영국 스카이뉴스는 블레어 전 총리가 브렉시트를 한사코 반대하는 자유 민주당과 보수당 내 친 EU 인사들을 모아 EU 잔류를 지지하는 정치 조직 설립을 고민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영국 하원은 지난 8일 브렉시트 협상 발동 법안을 압도적인 찬성으로 최종 가결했다. 상원은 20일부터 하원에서 넘어 온 법안을 심의할 예정이다. 정부는 3월 말 전 협상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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