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투자 '필승 비결'-중국통에게 듣는다③] 신한금융투자 박석중 팀장 "하반기 국유기업간 메가톤급 M&A 시작될 것"

기사등록 2016/07/18 07:30:00

최종수정 2016/12/28 17:22:41

【서울=뉴시스】 박문호 기자 = 박석중 신한금융투자 차이나데스크 팀장이 1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신한금융투자 본사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16.07.18. go2@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문호 기자 = 박석중 신한금융투자 차이나데스크 팀장이 1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신한금융투자 본사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16.07.18. [email protected]
"업종별 1등 종목 장기투자 정답 아니야"
"中 성장률 4~5배 웃도는 업종 공략해야"
"반도체·OLED 분야 중국 현지 진출 확대 전망"
"中 자본, 경쟁력 있는 韓 기업 인수 관심 지속"
"중국판 골드만삭스 탄생 전망"

※ [편집자 주] = 초저금리로 대표되는, 이른바 '재테크 암흑시대'다. 해외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 중국도 그 중의 하나다. 지난 30여년간 고속성장을 접고 6~7% 내외의 중고속 시대로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높은 성장 잠재력이 지닌 중국은 이들의 시선을 붙들기에 충분하다.

 2014년 11월 후강통(상하이·홍콩 증시 간 교차매매) 시대가 열린 데 이어, 연내 중국 선전 증시와 홍콩 증시의 상장 주식 간 직접 매매가 가능해지는 선강통 제도 출범도 앞두고 있어 투자의 길도 어느 때보다 활짝 열릴 전망이다.

 하지만 여전히 중국 투자는 각자의 제한적 체험과 정보에 의존해 '장님 코끼리 만지기'식으로 이뤄지기 십상이다. 남한의 100배나 되는 거대한 중국, 13억이나 되는 중국인, 세계 최대 소비시장으로 부상한 중국을 온전히 이해하기란 간단치 않기 때문이다. 전문가라는 사람도 손에 꼽을 정도로 희소하다.

 이에 따라 뉴시스는 국내 주요 증권사 대표 중국통과 매주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대담한 도전에 나선다. 이들이 풀어내는 중국에 대한 귀한 투자 조각의 퍼즐들을 하나하나 벽돌을 쌓듯 쌓아 올려 중국 및 중국 투자에 대한 핵심을 그려내고 잡아내려 하기 때문이다.

 뉴시스가 마련한 '중국투자의 필승 비결-중국통에게 듣는다' 릴레이 인터뷰가 중국에 대한 이해 차원을 넘어 투자의 길잡이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

【서울=뉴시스】 이진영 기자 = 중국 제1의 경제·금융·무역 중심지 상하이에서 3년여 가까이 금융 투자·연구 경력을 쌓은 신한금융투자 박석중(34) 차이나데스크팀장.  지난 15일 여의도 신한금융투자 본사에서 그를 만나 중국 경제의 실상을 들어봤다.

 박 팀장은 2004년 대학교 2학년 때 중국에서 사업을 할 목표로 상하이행 비행기 표를 끊었다. 또 현지에서 푸단대학교 세계경제학과(2006년~2009년)에 진학했다. 그러던 중 금융쪽에 흥미를 키우게 됐고, 증권업계로 발을 내디뎠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상하이법인(2010년~2012년) 연구원,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원(2014~2015년) 등으로 활동했다. 지난해 2월부터는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 산하의 투자전략부 소속 차이나데스팀(총 4명)을 이끌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이 대(對) 중국 투자 시 간과하는 점은.
 "지속적인 산업 트렌드에 대한 관찰 없이 1등 종목에 장기 투자하는 것이 정답은 아니다. 1등 기업은 좋은 기업이지만 반드시 좋은 투자 종목이라고는 볼 수 없다. 특히 중국에서는 새로운 시장 진입자와, 경쟁자들이 판도를 바꿔 놓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 기술이나 시장 환경 변화로 퀀텀점프(대약진)하는 산업군도 많다."

 -중국 증권투자에 성공하려면.
 "국내 출시된 대(對)중국 투자 상품은 상하이종합지수와 연계된 것이 대부분인데…. 아쉽다. 지수보다는 업종 위주로 투자 관점을 바꿔야 한다. 중국 성장률 6~7%의 4~5배에 달하는 매출 신장률을 보이는 업종을 공략하라."

 -한국 기업의 중국 현지 진출 동향은.
 "한국 기업의 중국 진출 분야는 중간재에서 첨단 품목으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향후 각각 7~9년, 2~3년간 안정적 진출 환경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향 수출 측면에서 보더라도 반도체 전후 공정 장비, OLED 장비의 전망은 밝다."  

 "또한 한국 기업이 미디어 콘텐츠, 기술을 중국에 제공하고, 중국 기업은 유통과 시장을 담당하는 역할 분담 구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국 업체들의 기술력 확보, 국산화율 속도가 빨라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다."

 -중국 자본의 잇따른 한국 진출 동향은.
 "여전히 경쟁력 있는 한국 기업에 투자와 협력을 모색하려는 중국 기업들이 많다. 실제로 한국으로 유입되는 중국 직접 투자액은 지난해 사상 최고치인 19억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까지 부동산, 관광업을 포함한 서비스업 비중이 80%를 넘어서며 가장 높았다. 올해 들어서는 제조업 비중이 가파르게 커지고 있다. IT, 미디어, 헬스케어 등에서 인수·합병(M&A) 수요가 급증하면서 제조업 비중이 40%까지 확대됐다."

 "앞으로도 국내 첨단산업에 대한 중국 자본의 직접 투자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 중국이 철강, 조선 등 국내 구조조정 대상 기업의 인수를 추진할 가능성도 높다. 한국의 세계적 해양 플랜트 기술 등을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화장품, 식음료 등 소비재 기업의 중국 진출은 많이 이뤄졌는데 현재보다 더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하기 힘들다. 중국인들이 원하는 소비재는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 제품이기 때문이다."

 -중국 기업에 대한 오해가 있다면.
 "중국 국유기업이 비효율적이라는 시각이 강하다. 하지만 기업의 목적은 주주 이익 극대화다. 국유기업은 최대 주주가 정부다. 이 때문에 국유기업이 효율성보다는 정책 방향성에 더 높은 가치를 두고 의사결정을 하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이렇기 때문에 국유기업을 단순히 비효율적이라고만 봐선 곤란하다. 또한 시진핑 정부가 국유기업 개혁을 기치로 내걸고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 더군다나 혁신적인 민영기업이 대거 출현하고 있고 향후에도 민영 기업 중심의 신성장 산업이 중국 경제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중국 민간 기업은 연공서열이 없고, 실적 위주의 성과 시스템이 자리매김해 있다. 파격적인 기술과 인재 확보를 위한 과감한 투자는 우리 기업들이 본받아야 한다."

 -중국 국유기업 구조조정 잘 될까.
 "지난달 중국 출장을 다녀왔다. 구조조정의 진척도는 우리 예상을 뛰어넘었다. 지난 3월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감지된 구조조정의 의지보다 더 강력하고 빠르게 이뤄지고 있었다. 이는 기업의 재고 소진과 가동률 하락에서도 확인이 되는데, 소위 구조조정의 바로미터로 인식되는 재고순환지수는 22개월 연속 반등 추세를 이어갔다. 업종별로도 정부가 지정한 중점 구조조정 대상 산업인 철강, 석탄 등은 재고 소진과 재고순환지수에서 의미 있는 변화가 확인된다."

 "올 하반기 국유기업 간 메가톤급 M&A가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미 그간 소문만 무성했던 중국 2위 철강업체 보산철강과 6위 무한철강의 합병이 지난달 공식화됐다. 중앙정부 소유 국유기업, 부채 및 경영 정상화 가능 기업 중심으로 M&A가 가속화될 것이다."

 -중국 증권사와 한국 증권사 비교해 본다면.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중심의 수익 구조는 아직 비슷하다. 하지만 향후 자금 규모, 대체투자 비즈니스 기회, M&A 물량 측면에서 중국 증권사가 성장에 더 유리하다. 향후 중국에서는 미국 골드만삭스에 버금가는 대형 IB가 나올 것이다. 또 중국 경제구조를 보더라도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넘어가는 전환점에 있다. 현 서비스업 시장 팽창에 유통, 소비재뿐만 아니라 금융 부문도 상당히 기여할 것이다."

 "시기적으로는 금융은 급성장할 구간에 진입했다. 중국 기업은 대부분 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형태의 간접금융 방식으로 자금을 90%가량 조달하는데 이렇게 되면 기업의 부채 부담이 과도하게 커진다. 결국 주식, 회사채 등 직접금융 시장을 발달시킬 수밖에 없다. 또 간접금융 시장이 커지면 대형 투자은행(IB) 중심의 산업 재편이 있을 것으로 본다. 동시에 중국 IB들의 한국 시장 진출에도 더욱 속도가 붙을 것이다. 이는 한국 금융시장의 파이를 키울 수 있는 긍정적 요인이다."

 -중국 신용소비 시대로 진입했는데.
 "과거 한국과 같은 신용카드 시장 확대는 기대하기 힘들다. 중국은 오히려 신용카드 단계를 뛰어넘고 인터넷 금융 플랫폼 시대로 들어섰다. 1인당 신용카드 발급 수량도 2014년 0.34장에서 2016년 1분기 0.29장으로 하락세다. 신용카드가 아닌 전자상거래를 중심으로 신용소비 인프라가 구축되고 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사인 알리바바와 중국 대표 모바일 기업인 텐센트의 금융업 진출로 빅데이터를 활용한 소매금융 성장 가속화가 기대된다."

 -위안화 환율 전망은.
 "달러당 6.7 위안이 상단이라고 보는데. 이보다 더 절하되면 자금유출 우려가 커지는 등 득보다 실이 많은 구간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 내 신용 경색 우려, 금융시장 변동성 추가 확대 가능성이 상존함에 따라 인민은행이 통화정책을 공격적으로 완화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중국 부동산 시장 전망은.
 "부동산 가격은 기저효과로 인해 하반기에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가격 상승률 둔화에도 신규 개발의 온기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부동산 투자는 재고소진과 토지 거래 현황에 의해 결정되는데 70개 도시 부동산 재고 증감률은 작년 9월 이후 마이너스 증감률로 돌아서 현재 2014년 1분기 수준까지 하락했다. 부동산 투자에 선행하는 토지매입 규모도 의미 있는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금융업계에서 중국 전문가가 되고자 하는 이들에게 해주고픈 조언은.
 "중국 현지 네트워크를 쌓기 위해 부단한 노력이 필요가 있다. 특히 중국은 정부 정책에 따라 경제가 움직이는 경향이 높다. 이에 따라 중국 특유의 정치 상황 및 정책 결정 과정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경제, 금융학적 지식뿐만 아니라 중국인들의 사고방식을 이해하기 위해 인문학적 소양도 갖추면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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