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학위 논문검증 과정 재검토 필요
【대전=뉴시스】이시우 기자 =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송유근(17) 학생이 결국 논문표절로 박사학위 취득에 제동이 걸리면서 학계의 논문검증 과정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송유근 학생이 논문을 투고한 저널은 미국 천체물리학저널(The Astrophysical Journal)로 이 분야 SCI(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급 저널이다.
이 저널은 송유근 학생이 투고한 논문에 대해 공식 심사를 거쳐 논문 게재를 최종 승인하고 지난 달 5일(미국 현지시간) 정식 게재했다.
이후 이 논문이 지도교수인 박석재 한국천문연구원 연구위원이 이전에 발표한 논문과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이 저널은 24일(미국 현지시간) 재심의를 진행해 결국 표절(Plagiarism) 이라고 판정한 뒤 논문게재를 철회했다.
저널이 문제삼은 것은 내용이 아니라 2002년 논문과 중복된 부분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공식적으로 인용하지 않은 점이어서 아쉬움이 남는다.
인용을 제대로 했더라면 형식적인 문제로 논문게재가 취소되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송유근 학생을 지도한 한국천문연구원 박석재 전문위원은 25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논문 내용에는 문제가 없다"면서도 형식을 갖추진 못한 부분에 대한 책임은 인정했다.
그는 "표절로 지적된 논문은 2002년 국내 학회에서 발표한 것으로 워크숍 발표문은 논문으로 보지 않는다는 고정관념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한국천문연구원장 역임 등 연구 현장에서 오래 떠나 있었던 점 등을 논문 형식을 갖추지 못한 이유로 들기도 했지만 이 부분에 대한 책임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들을 관리, 보호할 학교도 책임에서는 자유롭지 못하다.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는 박사학위수여 요건 중 하나로 'SCI급 국제저널에 1저자 논문 1편 이상 게재'를 요건으로 내걸었지만, 논문형식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논문을 사전에 걸러내지는 못했다.
대학 관계자는 "2011년 이후 입학생을 대상으로 윤리교육을 실시하고 논문작성 시 표절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사용하도록 하고 있지만 이번에는 이 과정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 교수는 "과학이라는 학문이 원래 자신이 한 검증을 다른 사람에 의해 재검증받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논문 철회가 무조건 나쁜 일은 아니다"라면서도 "하지만 여전히 연구자의 실력을 논문 수로만 평가하는 시스템이 연구자들을 잘못된 선택의 길로 빠져 들게 하는 현실은 바로 잡고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