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투사 임면수 VS 친일파 홍난파 동상 공존?

기사등록 2015/08/12 14:21:09

최종수정 2017/01/05 16:59:31

【수원=뉴시스】김경호 기자= 경기 수원시의 한 공원에서 독립투사 동상과 친일파 동상이 나란히 마주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독립운동가 필동 임면수 선생 기념사업추진위원회는 광복 70주년인 15일 오후 5시 경기 수원 출신 독립투사인 임면수 선생의 동상 제막식을 수원 올림픽공원에서 연다.

 기념사업추진위는 제막식에 앞서 13일 오전 임면수 선생의 동상과 안내판, 표지석 등을 미리 설치할 예정이다.

 그러나 임면수 선생의 동상이 세워질 올림픽 공원 중앙 좌측에서 직선거리로 100여 m 떨어진 곳에 일제강점기 대표적인 친일파인 홍난파의 동상이 있어 부조화를 이루고 있다.

 홍난파의 동상은 관선 때인 1989년 10월14일 (사)한국청년회의소가 주최한 제38차 JC 전국회원대회 기념으로 세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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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난파 동상은 가로 7m, 세로 5m의 대지에 세워진 조형물 위 중앙에 놓여 있으며 동상 앞에는 나라꽃 무궁화까지 심어져 있다.  

 반면 임면수 선생의 동상은 기념사업추진위가 순수하게 시민들을 통해 모금한 1억2000만 원으로 올림픽공원 중앙 좌측 나무가 심어져 있는 가로 2m, 세로 2m의 조그마한 공간에 세워진다.

 기념사업추진위는 임면수 선생의 평소 삶처럼 장소를 별도로 만들지 않고, 주변 환경과 어울어진 곳에 조촐하게 세울 예정이라고 밝혔다.

 독립운동 단체 한 회원은 "일제강점기에 일본 관변단체에 가담해 앞장 서서 친일을 노래한 대표적인 친일파 홍난파의 동상이 있는 곳에 독립투사 임면수 선생의 동상이 세워지는 게 아이러니다"며 "강감찬 장군 등 다른 동상들도 이전한 사례가 있는 만큼 수원과 연고도 없는 홍난파 동상은 반드시 이전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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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학계 한 관계자는 "지역에 연고도 없는 친일파 동상을 만든 것도 우습지만 공원에 세우도록 허가한 행정기관도 이해할 수 없다"며 "동상을 철거하든지 이전하든지 해야 한다"고 했다. 

  필동 임면수 선생은 수원에서 태어나 신민회 활동을 하다가 1912년 2월 만주로 망명해 신흥무관학교와 군자금 조달 등의 활동에 참여했으며, 신흥무관학교 분교장을 지냈다. 1921년 2월 일본 경찰에 의해 체포돼 혹독한 고문을 당해 반신불수가 된 뒤 고문 후유증으로 1930년 11월 사망했다.

 홍난파는 1937년 5월2일부터 대표적인 친일 관변단체인 '조선문예회'에 참여해 '공군의 노래' '정의의 개가' 등을 비롯한 친일가요를 만들어 발표했으며, '천황폐하의 신민으로 일본정신을 발양하고 약진하자'는 내용의 일본 제2국가로 불리는 '애국행진곡'을 지휘하는 등 대표적인 친일파로 분류된다. 

 kg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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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투사 임면수 VS 친일파 홍난파 동상 공존?

기사등록 2015/08/12 14:21:09 최초수정 2017/01/05 16:5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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