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제이든 스미스 부자, 영화 ‘애프터 어스’보다 YG엔터에 더 관심?

【서울=뉴시스】김태은 문화전문기자 = 30일 한국에서 세계 최초 개봉하는 할리우드 SF 대작 ‘애프터 어스’의 주연 윌과 제이든 스미스 부자가 7일 콘래드서울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세계적인 스타 윌 스미스(45)는 장난기 어린 표정에 어울리게 시종 유쾌하고 발랄한 언행으로 웃음을 안겼다. 아들 제이든 스미스(15)는 아버지에 비해 진중하고 침착해 보였다. 진지한 태도로 답변하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제이든은 윌의 세 자녀 중 둘째다. 윌은 첫 결혼에서 큰아들 트레이(18)를 얻었으며, 배우 제이다 핀켓(42)과 1997년 재혼해 제이든과 딸 윌로우(13)를 낳았다. 윌로우 역시 배우로 활동중이다.

 제이든이 먼저 “감사합니다”라고 한국어로 인사하자, 아버지 윌도 질세라 “사랑해요, 한국” “감사합니다”라고 호응할 정도로 호흡이 척척 맞았다. 윌은 또박또박 영어 발음을 하며 통역자를 배려, 됨됨이를 엿보게 만들기도 했다.

 윌 스미스는 지난해 5월7일 ‘맨인블랙3’ 홍보차 방한한 지 정확히 1년만에 다시 한국에 왔다. 이날 회견을 진행한 MC 류시현이 이를 지적하자 “와우”라고 감탄하면서 “5월7일을 ‘윌리데이’라는 국경일로 지정해주면 매년 이날 한국에 오도록 하겠다”고 농담하기도 했다.

 ‘식스 센스’로 유명한 인도계 감독 M 나이트 샤말란이 연출한 ‘애프터 어스’는 인류가 새로운 행성인 ‘노바 프라임’으로 모두 이주한 3072년이 배경이다. 우주선 사고로 지구에 불시착한 사이퍼와 키타이 부자가 인간을 공격하도록 진화한 동물들과 싸우며 생존하는 과정을 그렸다. 윌과 제이든은 2006년 영화 ‘행복을 찾아서’에 부자지간으로 출연한 지 6년만에 다시 극중에서도 아버지와 아들이 됐다.

 -부자가 함께 영화를 찍는 것이 어땠는지, 영화소개와 함께.

 (윌) “환상적인 액션 어드벤처로 1000년 뒤 지구에 불시착한 아버지와 아들이 생존하기 위해 싸워나가며 갈등하기도 하지만 이를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아버지와 아이들이 함께 볼 수 있는 완벽한 영화다. ‘아버지, 저는 이 상황에서는 어떻게 할 것 같아요’ 같은 많은 대화를 촉진할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제이든) “역할이 굉장히 재미있었다. 세상에 아직 자기자신을 증명시키지 못한 소년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아버지는 영화산업계의 워킹 딕셔너리(걸어다니는 사전)같은 사람이다. 자신이 ‘스타워즈’의 요다같은 존재라며 스스로를 ‘큰 흑인 요다’라고 부르며 직접 코치해주면서 영화를 찍었다. 6년 전 ‘행복을 찾아서’를 함께 찍을 때는 배우는 입장이었지만, 이번에는 어떻게 찍을 것인지 의논하고 서로 협력하면서 찍었다는 것이 크게 달라진 점이다.”

 -윌 스미스는 1년만에 한국 다시 방문, 다소 긴 일정을 보내고 있다.

 (윌) “어제는 YG엔터테인먼트를 방문해 지드래곤 등의 아티스트들을 만나 환상적인 시간을 가졌다. 한국은 예술적이고 창조적인 에너지를 가진 국가로 인식되고 있다. 한국여성들이 굉장히 아름다워 또 방문하고 싶고, 싸이의 ‘마더 파더 젠틀맨’처럼 느껴졌다.”

 -윌과 제이다 핀켓 스미스 부부가 공동제작을 맡는 등 스미스 일가가 총출동한 영화다. 제이든 스미스는 영화작업을 할 때의 부모와 실제생활에서의 부모가 어떻게 다르다고 느끼는지.

 (제이든) “아버지가 영화 속에서는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엄격한 모습을 보여줬고, 촬영 중에도 영화 캐릭터만큼 엄격했다. 하지만 일상에서는 지금 실제로 보다시피 재밌고 쿨하고 친절하다. 내가 무슨 일을 하든 용서를 많이 해주고, 생사와 관련된 문제가 아니라면 원하는건 뭐든지 다 해준다.”

 (윌) “부모로서 교육지침은 자체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리고 그것에 대한 책임을 지라는 것이다. 오히려 아빠말 듣지 말라고 교육을 시키는 상황이다. 제이든은 여느 10대들처럼 아버지 말을 듣기 싫어하는 사춘기를 보내고 있지만, 절제하고 차분한 요소들이 있기에 잘 극복하리라고 생각한다. 영화 속에서 부상당한 사령관으로서 살기 위해서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어, 자기 자식을 위험에 노출시킬 수밖에 없는 역할인데, 아버지가 가르친 것들을 아들이 세상에 적응하면서 활용하는 과정들이 이 영화의 관람포인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애프터 어스’의 기획이 부자 간의 대화에서 비롯됐다고 하는데.

 (윌) “나도 아버지가 사업하는 모습에서 많은 것을 보며 성장했기에 아들에게 똑같이 물려주고 싶은 것들이 있었다. 같이 작품한지 꽤 오래됐고, 아들이 영화 ‘베스트 키드’를 촬영하는 것을 보며 부모로서 가르치고 또 배우자는 생각에서 영화, 문학에 대한 얘기를 많이 나눴다. 처음에는 군 장군이 가족이 있는 알래스카로 돌아가 일어나는 일에 대해 다루려고 했는데, 배경은 1000년 뒤 미래로 하자고 하면서 보다 창의적인 영화가 탄생하게 됐다.”

 (제이든) “부자간의 갈등과 화해, 성장을 다루는 내용은 배경이 과거이든 미래든 모든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생각했다.”

 -윌 스미스는 구상, 제작, 주연까지 1인3역을 맡았다. 무엇이 가장 어려웠나.

 (윌) “세계최고의 블록버스터를 만들어야한다는 것도 큰 도전이었지만 부모로서 아들이 감성적으로 어떻게 성장하는지, 어떤 것을 배워가는지를 많이 신경써야 했다. 가족을 보호하는 동시에 성장과정에 기여하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갈등이 영화 캐릭터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사이퍼가 사령관으로서 아들에게 명령을 하면서도, 아버지로서도 아들이 위험에 처하기에 갈등을 하게 된다. ”

 -제이든 스미스는 액션을 1년 가까이 준비했다고 하는데 그 과정이 어땠는지. 부상 위험도 있는데 윌 스미스는 제작자로서, 아버지로서 이런 위험에 어떻게 대응했는지.

 (제이든) “이 영화는 매우 역동적이어서 낙하, 암벽등반, 달리기 등을 훈련하느라 어려움이 많았지만 촬영기간 동안 키 12㎝, 몸무게 8㎏ 이상 성장했다. 내가 실제적으로 아이에서 남자로 성장하는 모습을 담았다는데 내겐 큰 의미가 있다.”

 (윌) “많은 스턴트를 해야했는데, 심지어 코스타리카에서 촬영할 때는 독사들과도 싸워야했다. 나무에서 떨어지고 강에도 빠지고 하는데 이를 항상 지켜봐야했다. 영화 역사상 최악의 부모로 선정될 만한 장면들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제이든 스미스는 아버지의 업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윌) “매우 중요한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고맙다.”

 (제이든) “‘인디펜던스데이’ 등 아버지의 영화업적은 대단하다. 나도 영화계에서 다양한 업적을 쌓고싶다. 무엇보다 제이든과 윌로우(여동생)를 잘 키워서 노후대책을 잘해놓은 것이 가장 좋은 업적 아닌가 싶다. 하하하.”

 -다음 작품도 부자가 함께 찍을 것인지.

 (윌) “아직 차기작은 정해지지 않았는데, ‘애프터 어스’가 성공하면 다시 하고, 그렇지 않으면 절대 아들과 다시 하지 않겠다. ”

 -제이든 스미스는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윌 스미스는 아들과 같이 영화를 찍으면서 알게된 점이 있으면 자랑해달라.

 (윌) “올해 만 44세로 가족에 대해 감정적으로 보다 많은 것을 듣고 이해하려고 한다. 배우로서는 좀 더 깊이가 있고 감동적인 연기를 펼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제이든은 만 열네 살로 배우, 엔터테이너로서 수많은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아들이 엔터테인먼트업계에 뛰어들도록 격려했지만 앞으로 어떤 다른 선택을 하게 될지는 알 수 없다. 무슨 일을 하든 삶을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용기를 내 다른 새로운 삶과 행복한 삶을 추구했으면 한다.”

 (제이든) “앞으로 보다 자라면 근육질 상반신을 노출하고 타이트한 청바지에 양말은 안 신은 채로 프랑스에서 아름다운 여인을 구출하는 영화를 찍고싶다.”

 (윌) “흑인가족 암살단 같은 영화를 찍을거라면, 그 영화 제작은 내가 안 할 것 같다. 하하.”

 -같이 일하고 싶은 한국의 배우나 감독이 있는지.

 (윌) “박찬욱 감독을 오늘 저녁 초대해 얘기를 나눠보고 싶다. 이 기사를 보면 연락달라. 내년 5월7일 초대해주면 그때는 더욱 많은 분들과 얘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지 않을까 한다.”

 (제이든) “YG의 지드래곤과 빅뱅은 진짜 멋지고 창의적이고 놀라웠다. 작업들을 많이 하고 있는 것에 감동했다.”

 -최초 개봉지로 한국을 택한 이유가 있는지. 한국이 주요 마케팅 포인트가 되는 이유는.

 (윌) “한국 영화시장이 미국보다 급성장, 확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프터 어스’는 31일 미국에서 개봉하기 전 30일 한국에서 먼저 개봉한다. 한국관객들, 절대 실망시키지 말아달라.”

 -한국에는 스타들이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면 어떤 일을 하겠다고 공약을 하는 관행이 있다. 어떤 공약이 있는지 궁금하다.

 (윌) “이 영화가 한국에서 성공하면, 싸이와 함께 음반을 내도록 하겠다. 마더 파더 젠틀맨!”

 (제이든) “진짜 크게 성공하면 지드래곤과 함께 노래하겠다.”

 (윌) “진짜 성공하면 너는 내 집에서 나가 독립해라. 하하. 대흥행을 한다면 YG패밀리와 스미스 패밀리가 음반을 함께 하나 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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