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27일 오후 9시.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서문주차장에 임시로 세워진 돔형 스테이지 입구에 들어서기 전 3D 전용안경을 받았다. 3D 영화 관람이 아니다. 일렉트로니카의 선구자이자 테크노의 거장으로 통하는 독일의 일렉트로닉 밴드 '크라프트베르크(Kraftwerk)'의 첫 내한공연 현장이다.
콘서트와 3D 안경, 낯설 법도 하다. 그러나 이날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10 크라프트베르크'를 찾은 대중은 청중이 아닌 관객으로 불러야 옳다.
결성 43년 만에 한국을 찾은 크라프트베르크는 팝스타 내한공연 사상 최초로 3D 영상을 선보였다. 약 1700명이 3D 전용안경을 끼고 2시간 내내 스탠딩으로 콘서트를 '관람'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더 로롯'를 시작으로 무대를 가리고 있던 장막이 걷혔다. 원년 멤버 랄프 휘터(67)를 비롯한 네 멤버가 각자의 신시사이저를 연주하며 관객을 '사운드 과학'의 세계로 초대했다. '스페이스 랩'이 흐를 때 스크린에는 인공위성이 우주를 떠다니는 3D 영상이 나왔다. 한반도를 클로즈업하는 센스에 팬들은 환호작약했다.
무엇보다 '운송수단 3부작'이 귀와 눈을 호강시켰다. '아우토반(Autobahn)'과 '투르 드 프랑스(Tour De France), '트랜스 유럽 익스프레스(Trans Europe Express)'
콘서트와 3D 안경, 낯설 법도 하다. 그러나 이날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10 크라프트베르크'를 찾은 대중은 청중이 아닌 관객으로 불러야 옳다.
결성 43년 만에 한국을 찾은 크라프트베르크는 팝스타 내한공연 사상 최초로 3D 영상을 선보였다. 약 1700명이 3D 전용안경을 끼고 2시간 내내 스탠딩으로 콘서트를 '관람'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더 로롯'를 시작으로 무대를 가리고 있던 장막이 걷혔다. 원년 멤버 랄프 휘터(67)를 비롯한 네 멤버가 각자의 신시사이저를 연주하며 관객을 '사운드 과학'의 세계로 초대했다. '스페이스 랩'이 흐를 때 스크린에는 인공위성이 우주를 떠다니는 3D 영상이 나왔다. 한반도를 클로즈업하는 센스에 팬들은 환호작약했다.
무엇보다 '운송수단 3부작'이 귀와 눈을 호강시켰다. '아우토반(Autobahn)'과 '투르 드 프랑스(Tour De France), '트랜스 유럽 익스프레스(Trans Europe Express)'

자동차의 시동이 걸리고 아우토반을 질주하는 소리와 시시각각 변하는 경치, 사이클 페달이 돌아가고 바퀴가 바닥과 마찰하는 동안 선수가 내뿜는 숨소리와 바람소리 그리고 주변 풍경, 유럽 대륙을 잇는 열차의 소리와 교차되는 레일의 기하학.
이런 청각과 시각적인 요소가 신시사이저의 전자사운드, 기계적 비트, 주로 사람 목소리의 음정을 키보드와 같은 악기를 통해 출력된 음의 피치로 바꾸는 보코더 등의 힘을 빌려 생생히 살아났다. 과학적이면서도 감성적인 시청각의 황홀경이다. '하나의 감각이 다른 영역의 감각을 불러일으키는 현상'을 가리키는 공감각(共感覺)이라는 철학·문학적 용어가 구체화되고 물리화된 것이다. '음악을 본다'라는 말이 성립된 순간이다.
'방사능'이라는 뜻의 '라디오 액티비티(Radio activity)'를 들려줄 때 절정에 이르렀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함축한 내용을 일본어와 일본어 자막으로 늘어놓더니 보컬 휘터가 '이제 그만 방사능!'이라고 외쳤고, 그 말은 한글 자막으로 흘러나왔다.
몇몇 공연에서 자막을 해당 국가의 언어로 번역해 사용한 크라프트베르크는 사전 인터뷰에서 "빠듯한 일정이지만 '라디오 액티비티' 한 곡 정도는 (한글 자막을 삽입해도)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는데, 이 약속 아닌 약속을 지킨 것이다.
이런 청각과 시각적인 요소가 신시사이저의 전자사운드, 기계적 비트, 주로 사람 목소리의 음정을 키보드와 같은 악기를 통해 출력된 음의 피치로 바꾸는 보코더 등의 힘을 빌려 생생히 살아났다. 과학적이면서도 감성적인 시청각의 황홀경이다. '하나의 감각이 다른 영역의 감각을 불러일으키는 현상'을 가리키는 공감각(共感覺)이라는 철학·문학적 용어가 구체화되고 물리화된 것이다. '음악을 본다'라는 말이 성립된 순간이다.
'방사능'이라는 뜻의 '라디오 액티비티(Radio activity)'를 들려줄 때 절정에 이르렀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함축한 내용을 일본어와 일본어 자막으로 늘어놓더니 보컬 휘터가 '이제 그만 방사능!'이라고 외쳤고, 그 말은 한글 자막으로 흘러나왔다.
몇몇 공연에서 자막을 해당 국가의 언어로 번역해 사용한 크라프트베르크는 사전 인터뷰에서 "빠듯한 일정이지만 '라디오 액티비티' 한 곡 정도는 (한글 자막을 삽입해도)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는데, 이 약속 아닌 약속을 지킨 것이다.

대중음악평론가이자 MBC FM4U '배철수의 음악캠프' 작가인 배순탁씨는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10 크라프트베르크'를 소개하면서 크라프트베르크와 같은 독일 출신의 철학자 발터 벤야민(1892~1940)의 말을 빌려 이렇게 이야기했다. "벤야민은 다음과 같이 강조했던 바 있다. '예술에 있어서의 혁신은 내용도 아니고 형식도 아니고, 기술에서 나온다.' 즉, 크라프트베르크는 전자 음악을 통해 이것을 선구적으로 증명한 밴드인 것이다."
그랬다. 독일어로 '발전소'를 뜻하는 팀명을 지닌 크라프트베르크는 독일의 산업문화를 반영하기 위해 소리에 대한 음성학적 접근과 더불어 전자음을 삽입하기 시작했다. 결국 이러한 기술을 통해 현대 문명을 반영하는 예술의 경지에까지 이르렀다.
공연 마지막. 네 멤버가 각자 솔로 파트를 연주하고 관객이 보기에 무대의 맨 오른쪽에서 90도로 몸을 굽혀 인사하면서 한 명씩 퇴장했다. 그래도 공연은 끝날 것 같지 않았다. 공연의 잔향과 잔상이 오래도록 남을 듯했다. 마지막 곡은 '뮤직 논 스톱(Music Non Stop)'이었다.
[email protected]
그랬다. 독일어로 '발전소'를 뜻하는 팀명을 지닌 크라프트베르크는 독일의 산업문화를 반영하기 위해 소리에 대한 음성학적 접근과 더불어 전자음을 삽입하기 시작했다. 결국 이러한 기술을 통해 현대 문명을 반영하는 예술의 경지에까지 이르렀다.
공연 마지막. 네 멤버가 각자 솔로 파트를 연주하고 관객이 보기에 무대의 맨 오른쪽에서 90도로 몸을 굽혀 인사하면서 한 명씩 퇴장했다. 그래도 공연은 끝날 것 같지 않았다. 공연의 잔향과 잔상이 오래도록 남을 듯했다. 마지막 곡은 '뮤직 논 스톱(Music Non Stop)'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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