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채무 제로(ZERO) 공방에 '새우 등 터질까' 걱정

기사등록 2018/05/16 17:24:51

이재명 "거짓말"···남경필 "다 갚았다"

"후보 싸움에 공무원만 휘둘린다"

【수원=뉴시스】 김동식 기자 = 민선 6기 경기도의 채무제로(ZERO) 선언을 둘러싼 공방에 경기도 공직사회에서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남경필 자유한국당 후보의 채무 제로 선언을 '거짓말'로 규정하자, 남 후보는 "채무를 모두 갚았다"며 반박하고 있다.



 ◇채무 제로 공방···이재명 "거짓말" vs 남경필 "다 갚았다"

 발단은 지난해 7월 남 후보의 '민선 6기 채무 제로 선언'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남 후보는 "민선 6기 시작 당시 3조2000억원이 넘었던 경기도 채무가 내년(2018년)이면 '제로'가 된다"고 밝혔다.

 2014년 7월 당시 도(道)의 미상환 채무는 3조2686억원이었다. 교육청 전출금, 학교용지부담금, 기금차입금 등 미상환 채무였다.

 이를 두고 이 후보측은 지난 15일 "경기도 지방재정공시, 행정안전부 지방재정통합공개시스템과 수치가 다르고 도의 채무는 2조9910억원"이라며 남 후보의 채무 제로 선언을 '거짓말'로 규정했다.

 남 후보측은 "이 후보측이 근거로 제기한 2017년 회계연도 결산서는 아직 공시된 적 없다"고 맞받아친 데 이어 16일 오전 "이 후보가 반나절 만에 잘못된 페이스북의 글을 수정했다"고 재차 공격했다.

 또 "허위 사실 유포에 따른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수원=뉴시스】 경기도의 2017년 회계연도 결산서 중 채무 관련 내용. 2018.05.15. (사진=이재명 후보 선거캠프 제공) photo@newsis.com
【수원=뉴시스】 경기도의 2017년 회계연도 결산서 중 채무 관련 내용. 2018.05.15. (사진=이재명 후보 선거캠프 제공) [email protected]

 그러자 이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경기도 결산서에서 지방채 채무는 2017년 말 2조9910억원이고 2018년 말 2조6442억원으로 예상된다"면서 "남 후보는 지방채는 숨기고 미지급금과 기금 차입금만을 채무라 속인 후 이를 전부 갚았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3조원에 가까운 지방채 채무 ▲임기 말 기준 5063억원의 미지급금과 기금차입금 ▲청산한 미지급금과 기금차입금 2조7623억원의 경우, 채무가 아닌 부채 또는 내부거래 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 번 더 말장난으로 도민을 우롱할 경우, 공직선거법 위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도가 지난 15일 자료를 내고 민선 6기 채무 제로 선언의 배경을 설명한 사실을 겨냥한 '경고'였다.

 경기도 결산검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효경(민·성남1)도 지난 15일 자신의 SNS에 "2017년 결산서다. 남경필 지사의 채무제로는 허위이며 채무로 잡을 수 없는 내용을 포장해 지난해 7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며 "결산검사하면서 검증했고 자세한 사항은 목요일(16일) 기자회견할 예정"이라고 했다.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경기도 공직사회 '우려'

 이처럼 허위사실 유포,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단어까지 나오면서 경기도 공직사회 내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애꿎은 경기도 공무원들만 선거판에 휩싸인다는 이유에서다. 채무 제로를 둘러싼 공방이 아전인수격 해석이라는 비난도 제기된다.

 경기도에 따르면 도의 2017년 회계연도 결산 결과, 채무는 2조9910억원이다. 도는 지난달 24일 '지난해 경기도 부채 14.7% 줄어···'라는 내용의 보도자료에서도 이런 내용을 공개했다. 

 복수의 도 관계자는 "결산 결과, 2조9910억원의 채무가 있는 것은 맞다"라면서도 "채무에 대한 관점, 서로의 해석에 따라 이런 주장이 나오는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설명했다.

 회계 업무를 담당했던 A씨는 "이 후보는 '채무가 있는 데 거짓말을 했다'고, 남 후보는 '자신의 임기 중에 상환해야 할 채무는 모두 갚았다'고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면서 "후보들이 아전인수격 해석을 하면서 공무원들이 선거에 개입하는 것처럼 비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무원 B씨는 "채무를 놓고 해석은 자유롭게 할 수 있지만 두 후보 중의 누가 당선되더라도 애꿎은 공무원들만 새우 등 터질 것 같다는 걱정이 든다"고 우려했다.


【수원=뉴시스】 경기도지사 후보 간 채무 제로 공방에 대한 경기도 설명자료. 2018.05.15. (사진=경기도 뉴스포털 캡처 화면) photo@newsis.com
【수원=뉴시스】 경기도지사 후보 간 채무 제로 공방에 대한 경기도 설명자료. 2018.05.15. (사진=경기도 뉴스포털 캡처 화면) [email protected]

 한편 도의 채무는 지역개발채권 발행에 따른 상환금액이다. 도는 지역개발사업, 주민복리 사업 등에 필요한 재원 조달을 위해 지역개발채권을 발행한다. 지자체 기금기본법에 따른 지역개발기금 조례에 근거를 두고 있다.

 자동차를 새로 사거나 지자체와 계약, 건축 인허가 등과 관련, 의무적으로 일정 금액을 매입해야 한다. 도는 발행 채권에 대해 5년 후 연 1.25%의 복리로 상환한다. 중도 상환은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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