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새 아프간 정책으로 '개입주의' 강화··지속 여부는 불투명

기사등록 2017/08/22 11:40:20

【알링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알링턴에 있는 포트 마이어에서 새로운 아프가니스탄 전략을 밝히고 있다. 2017.08.22
【알링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알링턴에 있는 포트 마이어에서 새로운 아프가니스탄 전략을 밝히고 있다. 2017.08.22
【서울=뉴시스】권성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TV로 생중계된 연설에서 새 아프가니스탄 전략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장악을 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예상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구체적인 추가 파병 규모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지만, 미 언론들은  취임 이후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표방하며 고립주의의 길을 선택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정책이 새로운 아프간 전략 발표를 계기로 개입주의 쪽으로 기우는 것으로 일제히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개입주의는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 전략가 겸 선임고문이 경질되면서 본격 표출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팔 배넌은 아프가니스탄 추가 파병에 반대해왔다. 배넌은 또 주한미군 철수를 거론해 논란을 일으켰다. 배넌은 지난 16일 진보성향 온라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북핵 개발을 동결시키는 대가로 주한미군 철수도 협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프간 새 전략은 '개입주의' 선회 알리는 신호탄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웠던 배넌의 퇴출로 트럼프 행정부가 개입주의로 선회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지난 18일 지적한 바 있다. 미국기업연구소(AEI) 대니얼 플레카 외교·국방 담당 부회장은 "배넌의 퇴출로 백악관 내 고립주의와 개입주의자 간 다툼에서 힘의 균형이 개입주의자 쪽으로 쏠리게 됐다"고 평가했다.

【바그람(아프가니스탄)=AP/뉴시스】미군 병사들이 지난 2003년 2월11일 아프가니스탄 바그람의 미군기지 인근을 순찰하고 있다. 미군의 아프간 전쟁이 16년을 맞았지만 아프간에서의 반군 저항은 여전히 강력하고 위험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아프간에서의 신속한 철수는 권력 공백을 초래하기 때문에 용납할 수 없다며 미국은 아프간에서 승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017.8.22
【바그람(아프가니스탄)=AP/뉴시스】미군 병사들이 지난 2003년 2월11일 아프가니스탄 바그람의 미군기지 인근을 순찰하고 있다. 미군의 아프간 전쟁이 16년을 맞았지만 아프간에서의 반군 저항은 여전히 강력하고 위험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아프간에서의 신속한 철수는 권력 공백을 초래하기 때문에 용납할 수 없다며 미국은 아프간에서 승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017.8.22
지난 4월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군이 민간인을 상대로 화학무기를 사용한 사실이 밝혀지고 북한이 잇따라 탄도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면서 배넌이 내세웠던 고립주의는 백악관에서 명분을 잃었다. 배넌은 그동안 백악관에서 허버트 맥마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개입주의자들과 미국의 대외정책을 놓고 끊임 없이 마찰을 빚었다. 배넌이 백악관에서 거의 유일하게 아프간 추가 파병에 반대한 점도 그의 퇴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미 국방부에 따르면 미국이 지난 2001~2016년까지 아프간 전쟁에 들인 비용은 총 7830억 달러(약 890조원)에 달한다.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미 국방부에 따르면 미국이 지난 2001~2016년까지 아프간 전쟁에 들인 비용은 총 7830억 달러(약 890조원)에 달한다[email protected]

   ◇트럼프의 개입주의 지속 여부는 미지수

 트럼프 대통령이 아프간전 개입 확대를 시사했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개입주의로 선회했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아프간전에서 미군 사상자가 속출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전통적 지지층을 의식해 아프간 미군 병력 축소 또는 철수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시절은 물론 취임 이후에도 아프간전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미국 관리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미군 병력이 아프간에 주둔하는 것에 회의적이지만 미군이 아프간에서 철수할 경우 그 공백을 테러단체들이 차지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아프간전 전략 발표가 개입주의로의 적극적인 전환이 아닌 국면전환용 조치일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샬러츠빌 폭력사태와 관련해 백인 우월주의자들 뿐만 아니라 반 반대 시위대에도 책임이 있다고 밝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에 반발해 경제계, 문화계 자문위원들이 줄사퇴했으며 친정인 공화당 내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아프간전 전략으로 그의 세계관이 바뀌었다고 보기에는 무리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는 핵심 지지층인 백인 노동자층을 의식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했으며 국제사회의 거센 반대에도 파리 기후변화협정 탈퇴를 선언했다. 트럼프식 고립주의가 개국공신인 배넌의 낙마로 후퇴하는 모양새를 보였지만 지지층이 반발할 경우 언제든 고립주의로 돌아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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