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화성-14, ICBM으로서 美본토 타격 능력 갖췄나

기사등록 2017/07/04 21:20:24

【서울=뉴시스】 북한은 4일 조선중앙방송 특별중대보도를 통해 오전 9시 40분께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 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김정은 노동당 국무위원이 참석했다. 2017.07.04. (사진=조선중앙TV 캡쳐)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북한은 4일 조선중앙방송 특별중대보도를 통해 오전 9시 40분께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 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김정은 노동당 국무위원이 참석했다. 2017.07.04. (사진=조선중앙TV 캡쳐)  [email protected]
靑·美태평양사령부 "IRBM이다"
 고각발사된 화성-14의 정상각도 사거리 계산 서로 달라
 ICBM 사거리 기준도 다르게 평가
 "ICBM 기술 완성됐더라도 전력화까진 시간 필요해"

【서울=뉴시스】채윤태 기자 = 북한은 4일 시험 발사한 '화성-14형' 탄도미사일을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그러나 청와대를 비롯한 정부측은 이를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이라며 ICBM으로 가는 중간 단계일뿐이라고 밝히며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놨다.

 일반적으로 IRBM은 사거리 3,000~5,000㎞, ICBM은 사거리 5000㎞ 이상의 탄도미사일로 구분한다. 북한은 이날 발사된 화성-14이 "정점고도 2,802㎞까지 상승하여 933㎞의 거리를 비행했다"고 주장하며 ICBM임을 강조했다. 한미 군당국이 포착한 내용과도 크게 다르지 않아 신빙성 있는 주장으로 여겨진다.

 이같은 결과를 두고 전문가들은 정상각도로 발사할 경우 ICBM 조건에 충족하는 8000㎞까지 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서울=뉴시스】전진우 기자 = 북한이 4일 오전 9시40분께 평안북도 방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불상의 탄도 미사일을 1발을 발사해 930여㎞를 비행했다고 합동참모본부는 밝혔다.  618tue@newsis.com
【서울=뉴시스】전진우 기자 = 북한이 4일 오전 9시40분께 평안북도 방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불상의 탄도 미사일을 1발을 발사해 930여㎞를 비행했다고 합동참모본부는 밝혔다.  [email protected]
그러나 청와대는 화성-14형이 ICBM으로 가는 중간단계인 IRBM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우리들이 파악하고 있는 바로는 지난 5월 중순께 발사한 IRBM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ICBM으로 가는 하나의 중간단계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 결과를 두고도 주장이 엇갈리는 것은 ICBM을 구분하는 기준 때문이다. 화성-14가 ICBM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보는 측은 ICBM의 기준을 8000㎞이상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탄도미사일 기술전문가이자 양자국방사무 수석과학자인 양청쥔 "해당 미사일은 2,300㎞ 고도에서 약 40분을 비행했는데 이런 지표는 ICBM의 표준에 근접한 수치지만 사거리 5000~8000㎞ 장거리탄도미사일, 8000㎞ 이상 ICBM이라는 국제적인 기준에는 미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목표를 타격할 수 있는 실효적 ICBM으로 판단하기 위해서는 절대적인 거리 기준보다는 목표와의 상대적 거리를 감안해야한다는 지적도 있다. 따라서 북한이 쏘아올린 탄도미사일이 미국 본토까지 도달하려면 8000~1만㎞이상의 사거리를 달성해야하기 때문에, 북한의 ICBM 개발 성공의 기준은 사거리 8000㎞이상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이날 화성-14의 발사 데이터를 기반으로 계산해, 정상각도 발사시 5000㎞에 아예 달하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미국 태평양사령부는 이날 북한이 쏜 미사일을 '지상 기반 중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하면서, 3000~5500km 사이의 거리를 비행할 수있는 IRBM으로 규정했다.

 청와대와 일부 전문가들이 북한이 ICBM 개발에 달성하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근거다. 정상각도 발사시 사거리을 다르게 계산했거나, ICBM의 기준을 서로 다르게 잡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뉴시스】북한은 4일 특별중대보도를 통해 이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북한은 4일 특별중대보도를 통해 이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한편 화성-14를 ICBM으로 볼 수 있는지를 차치하더라도 관건은 실제로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느냐다. 전문가들과 한미 군당국은 이 가능성에는 아직 회의를 갖고 있다.

 지금까지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ICBM급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갖지 못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대기권 재진입 기술은 탄도미사일이 대기권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들어와야하는 ICBM에겐 핵심적인 기술로, 탄두가 대기권에 재진입할 때 하강속도 마하24와 섭씨 7000도 이상의 고온에서 표면이 깎여나가는 '삭마 현상'으로부터 보호해 정확히 목표를 타격하게 하는 것이다.

 현재 미국, 러시아, 중국 등 소수 선진국들만 보유하고 있는 기술이다. 따라서 북한이 재진입 기술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으나, 완벽한 기술은 갖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한의 "비행해 조선동해 공해상의 설정된 목표수역을 정확히 타격했다"는 주장이 사실이라면,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대기권 재진입 기술 외에도 ICBM 기술 완성을 위해선 로켓(미사일) 엔진 연결, 분리 및 기폭 기술 등의 벽을 넘어야 한다. 또한 기술 개발이 완성되는 것과 실전 배치가 되는 것은 또다른 의미라는 주장도 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대기권 재진입 문제 등을 다 극복해도 완전 전력화하는 시점은 상당히 걸릴 것이다. 핵 탄도 미사일을 쏘기도 전에 선제 타격을 당하거나 공중에서 요격되면 의미가 없다"며 "핵 무력은 제1격이 중요한 게 아니고 제2격 능력, 세컨드 스트라이크(second-strike capability) 즉, 본토에 떨어 뜨릴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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