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비하 낙서 쓴 사람 못 찾자…美건설사, 남성 12명 작업팀 통째로 갈았다

기사등록 2026/11/03 17:4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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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설치·수리 직종 여성 비중 4.4%…10년 전보다 1.5%p 상승

여성 비하 낙서에 하청 작업팀 교체…현장 차별은 여전히 과제

[서울=뉴시스] 남성 비중이 높았던 미국 건설·정비 현장에 여성 인력이 유입되고 있다. (사진 출처=유토이미지)
[서울=뉴시스] 남성 비중이 높았던 미국 건설·정비 현장에 여성 인력이 유입되고 있다. (사진 출처=유토이미지)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인력난을 겪는 미국 건설사들이 고임금 기술직을 찾는 여성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현장 괴롭힘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은 남성 중심이던 건설·정비 등 숙련 기술직에 여성을 채용하고 이들이 오래 일할 수 있도록 근무환경을 바꾸고 있다. 출산·육아 지원과 함께 현장의 성희롱성 농담이나 여성을 향한 부적절한 언행에도 대응하고 있다.

건설사 모텐슨은 2024년부터 출산한 현장 기술직 여성 근로자에게 12주 유급휴가를 제공하고 있다. 이 회사의 숙련 기술직 가운데 여성 비중은 10년 전 7%에서 현재 10%를 넘어섰다.

대형 건설사 터너컨스트럭션은 데이터센터 공사 등에 힘입어 사업이 커지면서 인력 확보가 더욱 절실해졌다. 아브라르 셰리프 사장은 지난해 290억달러였던 매출이 올해 약 3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며 더 많은 사람이 건설업에 들어와야 한다고 말했다.

WSJ은 터너에서 건설 프로젝트 엔지니어로 일하는 킴 가드너(39)의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오전에는 현장에 나가고 오후에는 원격으로 일한다. 생후 5개월 된 아기를 포함해 자녀 셋을 키우는 그는 이런 근무 방식 덕분에 돌봄을 포기하지 않고 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장 편의시설도 인력 확보 수단이다. 터너는 냉난방과 수돗물을 갖춘 화장실, 정기적으로 청소하는 휴게실 등을 마련하고 있다.

건설사 스칸스카는 여성 직원에게 몸에 맞는 장갑과 안전모, 작업화를 지급하고 있다. 남성용 장비를 그대로 쓰게 하던 관행을 바꾼 것이다. 10년간 배관 용접공으로 일한 뒤 현재 고등학교에서 용접을 가르치는 데일라 레이는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 장갑이 너무 커 직접 불로 가열해 줄여 써야 했다고 전했다.

워싱턴주와 일리노이주는 건설현장 근로자가 모유를 짜 보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법률도 마련했다. 워싱턴주에서는 유축 지원을 요청한 근로자에게 필요한 휴식 시간과 전용 공간, 모유 보관용 냉장시설, 손과 기구를 씻을 물을 제공하도록 하고 있다.

기업들은 여성 직원에 대한 괴롭힘에도 대응하고 있다. 터너에서는 사건이 신고되면 4시간 안에 고위 경영진이 전화회의를 연다. 셰리프 사장에 따르면 최근 텍사스의 한 현장에서 여성 직원들을 비하하는 낙서가 발견됐고, 하청업체가 작성자를 가려내지 못하자 남성 약 12명으로 구성된 작업팀 전체가 교체됐다.

[서울=뉴시스] 미국 인디애나주 건설 현장 직원들이 주택 개보수를 위한 자재를 운반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미국 인디애나주 건설 현장 직원들이 주택 개보수를 위한 자재를 운반하고 있다.
스칸스카의 아이샤 애덤스 조직문화·직원참여 담당 이사는 여성 인력을 채용하는 것만큼 이들이 계속 일하도록 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여성의 기술직 진출은 꾸준히 늘고 있다. WSJ이 인용한 미국 연방정부 통계에 따르면 배관공·목수·자동차 정비사 등이 포함된 건설·설치·수리 직종의 여성 비중은 지난해 약 4.4%로, 10년 전 2.9%보다 높아졌다.

미국 17개 캠퍼스에 걸친 UTI의 여성 학생 비율은 현재 8%로 5년 전의 네 배다. 사고 차량 수리와 도장 등 일부 분야에서는 19%에 이른다.

높은 소득도 여성들을 끌어들이는 요인이다. 테네시주 내슈빌의 타워크레인 기사 새미 코세어트(36)는 연간 12만달러를 번다. 콜센터와 식당 등에서도 일했던 그는 크레인 경력만 10년 가까이 됐다. 12시간씩 근무하며 높은 곳에 설치된 운전실에서 철근과 콘크리트를 옮긴다.

근무환경이 개선되고 있지만 일상적인 차별은 남아 있다. 사우스다코타주 헨리에서 타일 작업반장으로 일하는 레베카 휴스테스(42)는 20년 경력에도 자신을 얕잡아 보거나 지시를 무시하는 남성들을 여전히 자주 만난다고 했다.

연간 6만5000달러를 버는 휴스테스는 현장 문화가 조금씩 나아지고 있으며 일 자체에도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WSJ에 “현장을 떠날 때면 앞으로 여러 해 동안 남아 있을 아름답고 반짝이는 결과물이 있다”며 “정말 성취감을 준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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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비하 낙서 쓴 사람 못 찾자…美건설사, 남성 12명 작업팀 통째로 갈았다

기사등록 2026/11/03 17:47:56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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