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놀라울 정도로 떨어지고 있다"…늘어난 매물, 서울 집값 꺾을까

기사등록 2026/11/04 06:00:00

구글에서 선호하는 매체로 추가

8·3 세제개편안 이후 서울 아파트 매물 28.2% 증가

핵심 지역 공급 부족 지속…수도권 '키 맞추기' 현상

주택 공급난 해소되지 않아…"하락 전환 시기상조"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서울 아파트값이 올해 열 달 만에 지난해 연간 상승률을 넘어섰다. 사진은 2일 서울 성북구 개운산에서 바라본 서울 강북권 아파트 숲.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넷째 주(26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누적 상승률은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8.73%로 집계됐다.  지난해에는 강남권이 서울 집값 상승을 이끌었지만, 올해는 강북권이 주도했다. 한강 이북 14개 구는 올해 11.33% 올라 지난해 연간 상승률(5.77%)의 두 배에 가까웠다.  특히 지난해 3.62% 오르는 데 그쳤던 성북구는 올해 16.56% 뛰어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대문구(4.97%→14.07%)와 노원구(2.04%→12.71%) 등 다른 외곽 지역도 오름폭을 크게 키웠다. 2026.11.02.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서울 아파트값이 올해 열 달 만에 지난해 연간 상승률을 넘어섰다. 사진은 2일 서울 성북구 개운산에서 바라본 서울 강북권 아파트 숲.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넷째 주(26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누적 상승률은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8.73%로 집계됐다. 지난해에는 강남권이 서울 집값 상승을 이끌었지만, 올해는 강북권이 주도했다. 한강 이북 14개 구는 올해 11.33% 올라 지난해 연간 상승률(5.77%)의 두 배에 가까웠다. 특히 지난해 3.62% 오르는 데 그쳤던 성북구는 올해 16.56% 뛰어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대문구(4.97%→14.07%)와 노원구(2.04%→12.71%) 등 다른 외곽 지역도 오름폭을 크게 키웠다. 2026.11.0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강남권에서 시작된 서울 아파트 매물 증가세가 서울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8·3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세금 부담을 우려한 집주인들이 매물을 내놓는 가운데 단기간 집값 급등과 대출 규제, 금리 인상 우려가 겹치면서 매수자들은 관망세로 돌아선 모습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3일 매물 증가와 거래 위축 상황을 언급하며 "서울 지역의 아파트 매물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거래량은 매우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매도 물량은 늘어나는 반면 매수세는 위축되면서 서울 아파트 시장에 가격 조정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매물 증가가 집값 안정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공급 부족이 여전한 서울 핵심 지역은 매물이 늘더라도 수요가 뒷받침되면서 가격 하락 압력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서울 비강남권과 경기 주요 지역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고,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도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서울 주요 지역의 거래가 위축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경기 지역으로 매수 수요가 이동하는 등 수도권 집값 불안도 이어지는 양상이다.

李대통령 "서울 주요지역 아파트값 놀라울 정도로 떨어져"

이 대통령은 지난 3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주요지역의 실제거래가격도 계속 떨어지고 있다. 놀라울 정도로 떨어지고 있다"며 정부가 이 데이터를 제대로 알리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 부동산 시장의 특히 수도권 주택가격의 전망을 두고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폭락을 걱정하는 쪽도 생겨나고 있다"며 "미래야 100% 누군들 장담할 수 없지만 대한민국의 주택가격이 비정상으로 높다는 사실과 반드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부동산 투기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벗어던져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주택가격이 상승해야 이익을 보는 쪽이 (정부 통계) 자료 중 일부만 가지고 한쪽 방향으로 몰아가는 측면이 보인다"며 "정부에서 객관적 데이터를 제대로 설명하는 게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지역에 아파트 매물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지 않나. 거래량은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다"며 "주요지역 실거래가격도 계속 떨어지고 있다. 놀라울 정도로 떨어지고 있는데, 물론 아닌 지역도 있다"고 밝혔다.

8·3 세제개편안 이후 서울 아파트 매물 28.2% 증가…고가주택 밀집 지역 매물 출회

 실제로 8·3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서울 25개 자치구에서 모두 아파트 매물이 증가했다. 특히 성동구와 송파구, 강남구 등 고가주택이 밀집한 지역에서 매물 증가 폭이 컸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3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7만7451건으로 집계됐다. 1년 전과 비교해 22.5% 늘어난 규모다. 고가주택 보유자의 세 부담을 높이는 내용을 담은 8·3 세제개편안 발표 당시와 비교하면 28.2% 증가했다.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서울 아파트 매물이 빠르게 늘어난 셈이다.

지역별로는 고가주택 비중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매물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전년 대비 성동구 매물이 137.6%(1248건→2966건) 늘어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이어 송파구(102.8%), 용산구(85.6%), 서초구(77.4%), 강남구(72.4%) 순이었다.

반면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11곳은 매물이 오히려 줄었다. 중랑구는 전년 2283건에서 1379건으로 39.6% 감소해 감소 폭이 가장 컸다. 강북구(-37.0%), 금천구(-35.1%), 도봉구(-33.6%), 구로구(-26.0%), 은평구(-22.6%), 노원구(-19.0%), 관악구(-15.0%), 서대문구(-10.7%) 등도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했다.

다만 8·3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에는 서울 전 지역에서 매물이 증가했다. 증가 폭은 자치구별로 차이를 보였다. 도봉구는 1704건에서 1712건으로 0.4% 늘어 증가율이 가장 낮았다. 금천구(4.0%), 은평구(10.5%), 중랑구(12.9%) 등도 상대적으로 증가 폭이 작았다. 반면 성북구는 세제개편안 발표 당시보다 매물이 54.8% 늘어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성동구(40.3%), 강동구(39.9%), 동작구(39.3%), 송파구(36.7%), 마포구(34.3%) 등도 30% 넘는 증가율을 보였다.

매물 증가에는 세제개편안뿐 아니라 대출 여건 악화와 금리 부담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단기간 집값이 급등한 상황에서 주택담보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고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매수자들이 선뜻 거래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집주인들은 세금 부담과 가격 상승 기대 약화 등을 이유로 매물을 내놓는 반면, 매수자들은 추가 가격 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관망하고 있다. 매물은 늘지만 거래는 위축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11.03. 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11.03. [email protected]

공급 부족·수요 이동 변수…"집값 하락 여부는 더 지켜봐야"

부동산 시장에서는 집값이 고점에 도달해 상승 흐름이 꺾이는 변곡점을 맞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매물 증가만으로 집값이 하락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집값 상승의 근본 원인으로 꼽히는 공급 부족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운 만큼 매물 증가만으로 시장이 본격적인 하락 국면에 진입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집주인들이 매물을 내놓더라도 기존 희망 가격을 유지하면 거래가 줄어드는 데 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권대중 한성대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매수세가 위축되더라도 집주인들이 기존 매도 희망 가격을 유지하면 거래량만 줄어들 뿐 집값이 곧바로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며 "매물이 늘어나는 가운데 집주인들이 호가를 얼마나 낮추는지, 가격을 낮춘 매물이 실제 거래로 이어지는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일부 단지에서 급매물이 나오거나 낮은 가격에 거래됐다고 해서 시장 전체가 하락세로 돌아섰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저가 거래가 특정 지역이나 단지에 국한된 것인지, 서울 주요 지역으로 확산하는지 실거래가 추이를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세금 부담 강화만으로 집값을 안정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노무현·문재인 정부 역시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해 보유세 등 세금 부담을 높였지만, 풍부한 유동성과 공급 부족,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가 맞물리면서 집값 상승세를 꺾지 못했다는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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