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도움은 주지만 책임지지 않아"…교회, 길을 묻다

기사등록 2026/10/26 17:3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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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CK, 'A.I의 시대, 길을 묻다' 세미나

생태적 비용과 기술 독점 문제 조명

"다음 세대에 책임 있는 사용 가르쳐야"

[서울=뉴시스] 26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에큐메니칼신학과교육위원회가 개최한  'A.I의 시대, 길을 묻다'를 주제로 에큐메니칼 세미나를 진행하는 에큐메니칼신학과교육위원장 오세조 목사 (사진=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제공) 2026.10.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26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에큐메니칼신학과교육위원회가 개최한  'A.I의 시대, 길을 묻다'를 주제로 에큐메니칼 세미나를 진행하는 에큐메니칼신학과교육위원장 오세조 목사 (사진=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제공) 2026.10.2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인공지능(AI) 시대 개신교 교회가 AI 기술 작동에 드는 생태적 비용과 그 부담을 떠안는 이웃을 살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에큐메니칼신학과교육위원회는 26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A.I의 시대, 길을 묻다'를 주제로 에큐메니칼 세미나를 개최했다.

인문학자, 신학자, 목회자가 AI가 가져오는 사회 변화, 인간 존엄성, 공동선을 위한 교회의 역할을 짚는 자리다.

기조발제 첫 주자로 나선 이도흠 한양대 명예교수는 '인공지능, 길을 묻다: 11대 쟁점과 대안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발표하며 과학기술의 이중성과 자본주의 체제의 모순을 파헤쳤다.

이 교수는 노동 대체와 부의 집중, 감시와 정보 편향 등 기술 발전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하며, 그 혜택을 누가 차지하고 통제권을 누가 갖는지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대 사회에서 과학기술은 자본의 이윤 추구와 국가 권력의 도구로 전락했다"며 "AI가 민주적으로 통제되지 않을 경우, 극소수 빅테크 기업과 자본이 모든 가치를 독점하는 '첨단 기술 봉건제(Techno-feudalism)'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교수는 "문제의 핵심은 과학기술이 아니라 권력과 자본"이라며 대안으로 '인공지능의 민주화와 사회화'를 제시했다. AI와 관련 기술을 공동 자산으로 보고, AI가 생산한 가치를 사회가 나누며, 제작과 관리·운영에 시민사회의 통제가 작동하도록 하자는 구상이다.

근본 대안으로 ▲AI 생산수단과 가치의 사회화 ▲로봇세 및 사회공유소득제 도입 ▲주 16시간으로 노동시간 단축 ▲디지털 공론장(Decidim)을 활용한 직접·숙의 민주주의 구축 등을 제시하며, "강력한 규제성을 갖는 국제 협약과 '탈자본화'만이 AI를 공공재로 삼아 유토피아로 나아가는 유일한 길"이라고 역설했다.

김은하 실천신학대학원대 겸임교수는 '생성형 AI의 보이지 않는 비용: 생태적 부담과 교회의 책임'을 주제로 한 발제에서 이용자가 화면 안에서 누리는 편리함과 화면 밖에서 발생하는 자원 소비의 간극에 주목했다.

질문을 입력하면 곧바로 답이 나타나지만, 그 응답을 만드는 데이터센터에서는 전력이 소비되고 냉각을 위한 물이 사용된다. 반도체와 서버를 생산하는 과정에서도 자원이 들어간다.

김 교수는 기술의 성능과 생산성은 소개되는 반면, 이를 뒷받침하는 물리적 비용은 이용자의 시야에서 쉽게 사라진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비가시성을 극복하기 위해 '개인의 자기 사용량 헤아림' 실천을 제안했다. 이용자가 한 달간 사용한 토큰과 호출 횟수를 전력과 물의 양으로 환산해 보는 경험을 통해 "사적 절제를 넘어 제도가 숨긴 비용과 경계를 따져 묻는 공적 판단력을 길러야 한다"고 제안했다.

나아가 "교회는 AI의 수용이나 거부라는 이분법을 넘어, 다음 세대에게 창조 세계가 떠안은 비용을 가르치고 책임 있게 기술을 사용하는 인재를 길러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지식의 양적 생성이 기계의 몫으로 넘어갈지라도, 그 지식을 무엇을 위해 쓸 것인지 정하는 일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논찬을 맡은 한문덕 향린교회 담임목사는 AI의 보이지 않는 비용이 결국 누군가의 몸과 삶에 남는다는 점에 주목했다. 데이터센터 주변 주민과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물을 내주는 지역, 유해한 데이터를 걸러내는 노동자 등 기술의 편익 뒤에 가려진 이들을 교회가 기억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인간 존엄을 AI보다 뛰어난 능력에서만 찾는 접근에도 질문을 던졌다. 기술이 발전할 때마다 인간만의 능력으로 여겼던 영역이 줄고, 능력을 기준으로 인간을 평가하면 장애인, 노인, 아이의 존엄부터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목사는 관계 속에서 응답하고 책임지는 인간을 강조했다. 설교자가 교인들과의 관계를 걸고 강단에 서는 일, 병상 곁에서 손을 잡는 일, 장례의 길을 함께 걷는 일은 정보의 양이나 처리 속도로 평가할 수 없다고 봤다.

한 목사는 "AI는 도울 수는 있지만 책임지지는 않는다"며 교회가 지켜야 할 것은 한 사람의 존재를 끝까지 책임지는 인격성임을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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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도움은 주지만 책임지지 않아"…교회, 길을 묻다

기사등록 2026/10/26 17:32:43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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