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휴 카드와 차별화된 기업 간 협력 모델
AI데이터 협업·전용 문화 혜택·리워드 강화
류수진 전무 "현대카드만의 비대칭 경쟁력"

[서울=뉴시스]권안나 기자 = 현대카드가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를 단순한 카드 제휴를 넘어 기업 간 전략적 사업 동맹 수단으로 확장한다. 인공지능(AI) 기반 데이터 협업을 고도화하고, PLCC 회원 전용 혜택을 강화해 카드 이용 빈도와 파트너사의 사업 성장을 함께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2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지난달부터 PLCC 2.0 전략을 본격적으로 가동했다. 2015년 이마트와 국내 최초 PLCC를 선보인 뒤 각 업권 대표 브랜드와 협업하며 시장을 개척해 온 현대카드가 파트너십의 범위와 깊이를 한 단계 더 끌어올리는 것이다.
류수진 현대카드 PLCC본부장(전무)은 PLCC 2.0의 핵심은 카드 상품 자체보다 파트너사와의 사업적 협력에 있다고 설명했다.
류 본부장은 "PLCC 1.0이 파트너사의 브랜드와 현대카드의 상품·마케팅 역량을 결합해 회원을 확보하고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데 주력했다면, PLCC 2.0은 파트너사와의 협업 범위와 깊이를 동시에 확대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AI 데이터 플랫폼 개방…파트너사 협업 방식의 변화
기존에는 파트너사와 공동으로 데이터 분석 모델을 설계하고 마케팅을 실행하는 과정에 상당한 시간과 인력이 필요했다. U4P를 활용하면 파트너사가 필요한 모델을 직접 적용해 고객을 세분화하고 개인화 마케팅을 추진할 수 있다.
현대카드는 이를 통해 파트너사 간 데이터 협업의 실행 속도도 높일 계획이다. PLCC 파트너사들이 참여하는 데이터 동맹 '도메인 코스모스'의 회원 접점은 약 2억6000만명 규모다. 개별 기업이 보유한 고객 데이터를 서로 직접 공유하지 않더라도 현대카드의 데이터 분석 역량을 활용해 공동 마케팅을 추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류 본부장은 "파트너사들이 동일한 데이터 언어를 기반으로 고객 타깃팅과 개인화 마케팅을 직접 추진할 수 있다"며 "기존에는 현대카드를 거쳐야 했던 협업을 보다 신속하게 실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변화"라고 말했다.
현대카드는 지난 9월 공개한 '제네시스 현대카드' 리뉴얼을 계기로 제네시스에 U4P를 탑재할 계획이다. 이마트와도 결제 데이터를 활용한 개인화 마케팅과 리테일 미디어 사업 등으로 데이터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현대카드는 이 같은 데이터 사이언스를 구축하기 위해 지난 10년간 디지털 사업에 약 1조원을 투자했다. 국내 PLCC 파트너사에 U4P를 제공하는 한편, 해외 시장에서는 데이터 솔루션 사업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리워드 키우고 문화 혜택 확대…고객 경험 차별화
류 본부장은 "많이 이용할수록 더 좋은 혜택과 특권을 받도록 해 이용 빈도를 높이고 파트너사의 매출을 증대시키는 것이 사업 모델"이라며 "사업적 분석을 바탕으로 세상에 없던 PLCC 상품들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출시한 '네이버 현대카드 Edition3'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결제금액의 최대 15%를 네이버페이 포인트로 적립해 준다. '올리브영 현대카드 Plus'도 올리브영 결제금액의 20%를 올리브 포인트로 적립하는 등 주요 이용처에서 리워드를 강화했다. 제네시스는 연회비 20만원과 80만원의 프리미엄 카드 2종을 선보이며 상품 구성을 다각화했다.
PLCC 회원 전용 문화 혜택도 강화하고 있다. 슈퍼콘서트 등으로 축적한 문화 콘텐츠 기획 역량을 PLCC 회원에게 제공해 카드 보유의 차별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최근 발표한 '컬처프로젝트 32 네이버×현대카드 THE SIX'가 대표적이다. 네이버와 공동 기획한 대형 문화 행사로, 네이버플러스 멤버십과 현대카드 회원에게 티켓 예매 기회를 제공하고 '네이버 현대카드' 회원에게는 티켓 가격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류 본부장은 "현대카드 회원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을 PLCC에도 접목해 고객이 카드를 갖고 싶게 만들고, 파트너사의 멤버십 경쟁력도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카드 밖으로 협업 확장…파트너사 간 사업 연계
대한항공과는 카드 상품을 넘어 디자인과 브랜딩, 전시품 운송, 기내 와이파이 등 여러 영역에서 협력하고 있다. 이마트와도 현대카드 결제 데이터로 발굴한 인기 메뉴를 상품 개발 역량과 결합한 '피코크' 간편식 5종을 선보였다. 해당 상품은 출시 1년 만에 누적 판매량 14만개를 돌파했다.
현대카드가 PLCC 파트너십을 통해 지향하는 것은 카드 상품의 공동 출시 자체가 아니라 양사의 사업적 목표를 공유하고 함께 성과를 만들어 내는 구조다. 카드 발급은 고객 접점을 확보하는 수단으로, 이후 데이터 분석과 마케팅, 상품 개발 등을 통해 파트너사의 매출과 고객 충성도를 높이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류 본부장은 PLCC 2.0을 현대카드만의 '비대칭 경쟁력'으로 표현했다. 다른 카드사가 쉽게 따라 하기 어려운 데이터 사이언스 역량과 브랜드·문화 자산을 결합해 차별화된 사업 모델을 만들겠다는 의미다.
그는 "PLCC는 카드에 대한 사업만이 아니다"라며 "각 업권을 대표하는 파트너사와 신용카드라는 매개체를 통해 협력하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들 수 있고, 그 과정에서 함께 성장할 여지도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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