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사회에서 어린이 독립 공간 거의 없어"
인격체 인식 후 도시 아파트서 점차 등장해
어린이 중심 사랑으로 뭉친 이상적 가족상 등장
![[서울=뉴시스] 어린이가 공부하는 모습.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국가기록원 제공) 2026.10.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10/23/NISI20261023_0002272578_web.jpg?rnd=20261023182131)
[서울=뉴시스] 어린이가 공부하는 모습.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국가기록원 제공) 2026.10.2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한이재 기자 = "그러나 불과 몇 세기 전까지만 해도, 어린이에게 따로 방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지금처럼 당연한 것은 아니었다. 전통 사회에서 어린이는 대체로 가족 구성원들과 같은 공간을 함께 사용했으며 독립된 공간은 거의 없었다."(37쪽)
국립민속박물관이 최근 발간한 조사보고서 '10대들의 하루와 공간1 공부와 놀이' 2장 '내방을 갖는다는 것: 어린이 방의 탄생과 변화'에는 조수현 학예연구사와 서종원 문화교육연구소 '동감' 소장이 어린이 방의 등장과 관련해 연구한 결과가 담겼다.
방이란 단순한 물리적 공간을 넘어 한 사람이 일상의 주요 활동을 스스로 해나갈 수 있는 독립된 공간을 의미한다. 보고서는 가부장적 대가족 체계 속에서 생활 공간이 나이나 성별 등 가족 내 위계에 따라 배분됐기에 아이들은 어른의 방을 공유했다고 설명한다.
"'방이 없었다'는 말은 단순한 공간의 결핍이라기보다, 어린이를 독립적인 공간 주체로 상정하지 않았던 당시의 생활 질서와 주거 방식까지 함께 가리키는 표현이다."(43쪽)
![[서울=뉴시스] 소파 방정환 (사진=국가기록원 제공) 2026.10.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10/23/NISI20261023_0002272587_web.jpg?rnd=20261023182557)
[서울=뉴시스] 소파 방정환 (사진=국가기록원 제공) 2026.10.2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어린이 방의 등장은 어린이에 대한 인식 변화가 필요했다는 뜻이다. 보고서는 방정환은 존중의 의미를 담아 '어린이'라는 호칭을 사용한 점을 중요하게 짚는다. 일제강점기를 전후해 독립된 인격체로 바라보는 인식이 확산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가정개량 담론 등장이 어린이 방 등장 배경에 자리한다. 저자들은 문화운동 진영, 전문가 집단, 식민지 권력이 각자의 논리로 가정개량에 나서는데 어린이를 중심으로 사랑으로 뭉친 가족이 이상적 형태로 대두된다고 설명한다. 이는 주거생활 개선 논의로 이어진다.
"건축계에서도 어린이 방의 필요성이 제기됐으며, 특히 전통 주택의 공간 구성에서 사랑방이 차지하는 비중과 그 비합리성을 구체적으로 문제 삼았다."(50쪽)
보고서에 따르면 1915년 9월 '가정박람회'에서 소아실이 소개된 이후 주택 계획안이나 실제 지어진 주택에서 어린이 방이 점차 등장하기 시작한다.
다만 당시 주택난과 경제적 제약 등이 있어 어린이 방이 보편화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도 했다. 해방 이후 프라이버시라는 개념이 등장하며, 어린이뿐만 아니라 구성원 개개인의 공간이 중요해졌다.
![[서울=뉴시스] 제1차 가족계획 전국 대회 모습 (사진=국가기록원 제공) 2026.10.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10/23/NISI20261023_0002272588_web.jpg?rnd=20261023182808)
[서울=뉴시스] 제1차 가족계획 전국 대회 모습 (사진=국가기록원 제공) 2026.10.2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필자들은 가족계획 정책과 핵가족 등장이 맞물려 1970년대 이후 어린이 방이 도시 지역 아파트를 중심으로 점차 확산한 것으로 추정했다.
"1960~70년대의 핵가족화, 아파트 중심의 주거 공급은 어린이 방을 '있으면 좋은 공간'이 아니라 가족생활을 조직하는 기본 단위로 점차 재정의했다."(64쪽)
이렇게 나타나게 된 어린이 방이 어떻게 사용됐고, 그를 어떻게 기억하는지 구술한 보고서 원문은 국립민속박물관 누리집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결국 어린이 방의 역사는 단순한 공간의 역사가 아니라, 어린이가 사회의 주변적 존재에서 점차 중요한 생활 주체로 자리 잡아 온 역사라고 할 수 있다."(133쪽)
![[서울=뉴시스] 1976년 어린이들이 아파트 놀이터에서 노는 모습 (사진=국가기록원 제공) 2026.10.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10/23/NISI20261023_0002272592_web.jpg?rnd=20261023183259)
[서울=뉴시스] 1976년 어린이들이 아파트 놀이터에서 노는 모습 (사진=국가기록원 제공) 2026.10.2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