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공감도, 분노도 국가가 통제…北·中 '냉전의 동지들'

기사등록 2026/10/21 13:5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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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 중국과 북한의 우의, 그 감정의 역사


[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시진핑 중국 주석이 2019년 6월 북한 평양 방문을 앞두고 북한 노동신문에 기고문을 내자 중국 신화통신은 "중조우의(中朝友誼)는 산처럼 높고 강처럼 길어 지극히 소중하다"라고 썼다. 중국과 북한의 우정을 뜻하는 '중조우의(中朝友誼)'는 냉전이 끝난 지 30년, 북한의 핵실험과 중국의 유엔 제재 동참으로 두 나라 간 균열이 생긴 뒤에도 어김없이 되살아난다.

한국전쟁의 공동 트라우마에서 원조·외교·예술 교류까지 이룬 북한과 중국의 관계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신간 '냉전의 동지들'(부제- 중국과 북한의 우의, 그 감정의 역사)은 동아시아 국제사 연구자인 그렉 브라진스키 미국 조지워싱턴대 교수가 중국과 북한이 하나의 '정서 체제'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추적한 책이다.

미국의 언론과 정책 분야는 오랫동안 중국이 '북한 문제'를 풀 열쇠를 쥐고 있다고 여겼고, 중국이 북한을 원조하는 것을 동북아의 안정을 중시하는 전략적 계산으로 설명했다. 저자는 이런 분석이 '감정'이라는 중요한 요소를 놓치고 있다고 본다.

'냉전의 동지들'은 중조동맹 절정기인 1949~1965년을 중심으로 1992년 한중 수교까지, 중국공산당과 조선노동당이 '중조우의'의 이름으로 서로를 향한 공감과 감사, 애도와 분노를 어떻게 만들고 가르치고 연출했는지 분석한다. 저자는 "만약 이러한 우의가 없었다면, 중국과 북한은 결코 공산주의 국가로서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왜 중국과 북한, 두 국가는 지도자들 사이에서 긴장이 고조되는 순간에도 이 '신화'를 그렇게 열심히 전파하고, 인민들에게 믿도록 장려했는가? 만약 중조우의라는 '신화'가 양국 지도층 사이에 내재된 긴장을 드러내지 않게 하는 장막 역할을 했다면, 실제로 수백만 명의 중국인과 북한인이 이 신화를 받아들였던 것은 아닐까? (중략) 중국공산당과 조선노동당 지도자들은 왜 서로 불편했던 시기에조차 이처럼 감정이 강하게 드러나는 관용구들을 계속 말하고 활자화하는 데 집착했을까?" (서론 중)

책은 한국전쟁과 중국인민지원군, 전후 원조와 재건, 마오쩌둥과 김일성의 회담, 당 간부들의 교류, 연극·무용·영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면을 따라가며 중조우의의 정서 규범이 양국에서 어떻게 계속 주입되고 수행됐는지 주목한다.

저자는 인류학자 윌리엄 레디의 '정서 체제' 개념으로 중조동맹을 읽는다. 모든 정치권력은 일련의 정서 규범을 세우고, 사람들이 그것을 표현하고 내면화하도록 만든다. 중국과 북한에서는 지도자부터 당 간부, 군인, 농민까지 모두 동맹국 전우에게 공감을 보이도록 요구받았다.

결론에서 저자는 두 나라가 상호 공감을 '장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일탈적 감정 표현을 억압하고 처벌하며 감정을 '강요'한 권위주의 국가였음을 분명히 한다.

또한 미중 경쟁이 격해지고 시진핑이 여러 면에서 마오쩌둥을 모방하면서, 중국의 공식 담론에서 북한에 공감할 공간은 넓어지고 비판의 여지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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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공감도, 분노도 국가가 통제…北·中 '냉전의 동지들'

기사등록 2026/10/21 13:57:58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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