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양시장 서킷 5회 발동…폭락장에 투자자예탁금 100조 아래로
미주·파킹형 ETF로 피난 행렬 잇따라…서학개미 순매수 갈수록 증가
"훼손된 투심 회복 전까지 반등 어려워…다음 사이클 대비해야"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코스피가 454.59포인트(7.57%) 하락한 5554.22에 마감한 지난 1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지수가 표시돼 있다. 2026.10.15. hwang@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10/15/NISI20261015_0021490576_web.jpg?rnd=20261015160141)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코스피가 454.59포인트(7.57%) 하락한 5554.22에 마감한 지난 1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지수가 표시돼 있다. 2026.10.1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국내 증시가 연이은 폭락장 이후 소폭 반등에도 불구하고 증권가에서 장기 하락장 우려가 고개를 들면서, 개인투자자들의 '탈(脫)국장' 행렬이 가속화하고 있다.
지수가 좀처럼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6000선마저 무너뜨리자, 피로감을 느낀 투자 자금은 미국 증시와 안전자산으로 급속도로 빠져나가는 양상이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증시에서 발동된 1단계 서킷브레이커는 코스피 10회, 코스닥 5회로 총 15회에 달한다.
지난 15일에도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동반 7%대 급락세를 기록하며 양 시장에 1단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양 시장에 동시에 서킷브레이커가 걸린 것은 올해 들어서만 5번째다.
한때 1만 포인트를 넘나들던 지수가 수개월째 하락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투자자들의 인내심은 한계에 다다른 모습이다.
실제로 시장 대기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은 메말라가고 있다. 지난 14일 기준 투자자 예탁금은 97조4280억원을 기록하며, 앞서 21일 이후 13거래일 만에 100조원 아래로 내려섰다.
반면 해외 주식 시장으로 향하는 자금은 눈에 띠게 늘고 있다.
서학개미들의 미국 주식 순매수 규모는 지난 4월(-4억7000만 달러)과 5월(-9억4000만 달러) 연속 순매도 기조를 보였으나, 6월(6억3000만 달러) 반등을 시작으로 7월(46억4000만 달러), 8월(19억6000만 달러), 9월(10억 달러) 등 가파른 증가세를 나타내는 중이다.
![[뉴욕=AP/뉴시스] 사진은 2022년 6월29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건물 외벽에 성조기가 걸려 있는 모습. 2022.06.29.](https://img1.newsis.com/2026/10/10/NISI20261010_0002259626_web.jpg?rnd=20261010015123)
[뉴욕=AP/뉴시스] 사진은 2022년 6월29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건물 외벽에 성조기가 걸려 있는 모습. 2022.06.29.
이달 들어서도 지난 15일까지 불과 9거래일 만에 35억4000만 달러를 순매수했는데,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연간 월별 순매수 금액으로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국채 금리가 고공행진을 거듭하자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부각되는 파킹형 상품과 채권형 상장지수펀드(ETF)로의 피난 수요도 활발하다.
파킹형 ETF인 'KODEX 머니마켓액티브'에는 최근 한 달간 2조6149억원의 자산이 몰렸으며, 'ACE 머니마켓액티브'(5007억원),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3501억원) 등에도 뭉칫돈이 유입됐다.
증시 부진에 환멸을 느낀 투자자들의 하소연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커뮤니티에는 "국장은 언제나 매수하지만, 제1원칙은 5분만 보유하는 것", "삼성전자 등 대기업의 실적 호조에도 주가가 역주행하니 코스피가 3000선까지 밀려나기 전 지금이 탈출할 마지막 기회다", "사실상 도박장으로 변모한 국내 증시의 파멸적 하락은 이제부터 시작" 등 자조 섞인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무너진 투자 심리와 거시경제 환경을 고려할 때, 당분간 이 같은 자금 이탈 압력이 해소되기는 어렵다고 진단한다. 인공지능(AI) 산업의 수익성 우려를 잠재울 뉴스와 이벤트가 대기 중이지만 시장의 의구심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고, 증시 매력도를 떨어뜨린 미 장기 국채의 고금리 국면 역시 한동안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AI 산업과 경기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되고, 미국 금리가 안정 국면에 접어들기 전까지는 시장참가자 전반의 적극적인 포트폴리오 변화를 모색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최근 몇 년간의 성장세와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이례적인 호황으로, 경제가 결국 가격 변수를 통해 균형을 찾아가는 조정을 거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즉각적인 지수 반등보다 이번 사이클을 소화하며 다음 국면을 준비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했다.
이어 "상법 개정이나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같은 정책적 노력들이 하락 폭을 방어하고 중소형주나 코스닥으로의 자금 분산 유도라는 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겠지만, 근본적인 투심 회복에는 거시 지표의 안정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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