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세 크리스타 파이크, 인공호흡기 벗어나 대화…회복 정도는 아직 불투명
테네시주 추가 사형 집행 중단…파이크 재집행 가능 여부 놓고 법적 공방
![[테네시주 녹스빌=AP/뉴시스] 1996년 3월 30일(현지 시간) 미국 테네시주 녹스빌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뒤 눈물을 흘리고 있는 크리스타 게일 파이크의 모습이다. 파이크는 지난달 30일 사형 약물을 두 차례 투여받고도 숨지 않아 형 집행이 중단됐다. 1996.03.30.](https://img1.newsis.com/2026/09/27/NISI20260927_0001615872_web.jpg?rnd=20260927130040)
[테네시주 녹스빌=AP/뉴시스] 1996년 3월 30일(현지 시간) 미국 테네시주 녹스빌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뒤 눈물을 흘리고 있는 크리스타 게일 파이크의 모습이다. 파이크는 지난달 30일 사형 약물을 두 차례 투여받고도 숨지 않아 형 집행이 중단됐다. 1996.03.30.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미국 테네시주에서 사형용 약물을 두 차례 투여받고도 살아남은 사형수가 집행 엿새 만에 의식을 되찾아 말을 하기 시작했다.
AP통신은 6일(현지시간) 사형수 크리스타 파이크(50)의 변호인들을 인용해 파이크가 병원에서 의식을 회복해 말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파이크는 지난달 30일 사형 집행 시도 뒤 의식을 잃고 인공호흡기에 의존해왔다.
사형 집행팀은 당시 파이크에게 펜토바르비탈을 두 차례 투여했지만 파이크는 숨지 않았다. 변호인들은 약물이 파이크를 사망에 이르게 하지 못했으며 그의 양팔에 화상과 물집 등 심각한 손상이 생겼다고 말했다.
파이크는 1995년 동급생 콜린 슬레머를 때리고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사건으로 사형을 선고받았다. 테네시주는 지난달 30일 파이크에 대한 사형 집행에 나섰다. 불과 이틀 전인 지난 4일까지도 파이크는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인공호흡기를 사용하고 있었다. 현재는 인공호흡기에서 벗어나 대화할 수 있을 정도로 상태가 호전됐다.
변호인들은 파이크의 팔에 심각한 손상이 남아 있는데도 병원 침대에서 수갑과 족쇄가 채워져 있다고 말했다. 향후 회복 정도는 아직 분명하지 않으며 장기간 치료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파이크 법률팀의 전문가로 참여한 애틀랜타의 마취·외과학 교수 조엘 지보트 박사는 이번 변화가 회복 가능성을 높이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다만 파이크가 여전히 중환자실에 있다며 심각한 위험에서 벗어났다고 보기는 이르고, 정확한 회복 정도를 판단하려면 수주에서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파이크의 변호인들은 사형 집행 과정에서 정확히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확인하기 위해 7일 법정에 출석할 예정이다.
변호인 측은 테네시주 교정당국이 당시 사용한 약물의 제조번호와 집행 기록 등 관련 증거를 보존하도록 명령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담당 판사인 아이셰이아 마일스는 7일 오전 사건 진행 상황을 점검하는 심리를 열기로 했다.
변호인들은 임기 종료를 앞둔 빌 리 테네시 주지사에게 파이크의 사형을 가석방 없는 종신형으로 감형해 달라고도 요구하고 있다.
리 주지사는 파이크가 병원으로 이송된 뒤 추가 사형 집행을 중단하고 정확한 경위를 규명하기 위한 포괄적인 제3자 조사를 지시했다.
반면 차기 테네시 주지사 선거의 공화당 후보인 마샤 블랙번 연방 상원의원은 사형제를 계속 집행할 수 있도록 주정부가 다른 사형 방식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파이크의 회복 정도는 향후 재집행 가능성을 판단하는 데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사형을 집행하려면 파이크가 자신이 왜 사형에 처해지는지를 이해할 정신적 능력이 있는지도 쟁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36년간 사형 집행 방식을 연구해온 포드햄대 법학과 데버라 데노 교수는 테네시주가 파이크에게 다시 사형을 집행하려 할 경우 잔혹하고 이례적인 형벌을 금지하는 원칙에 어긋난다는 주장이 제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동일한 범죄로 두 차례 재판하거나 처벌하는 것을 막는 이중위험 금지 원칙도 쟁점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데노 교수는 과거 적절한 정맥을 확보하지 못해 사형 집행이 중단된 뒤 다시 집행이 허용된 사례는 있었지만, 사형용 약물이 실제 투여된 뒤 살아남은 사람은 파이크가 처음이라고 말했다.
반면 로스앤젤레스에서 국선변호인으로 사형 사건을 맡았던 시애틀대 법학과 마이클 루소 교수는 이번 사태가 끔찍한 일이지만 연방대법원이 이중위험 금지를 이유로 테네시주의 재집행을 막을지는 회의적이라고 평가했다.
![[테네시주=AP/뉴시스] 지난 2023년 1월 12일(현지 시간) 촬영된 크리스타 게일 파이크의 모습이다. 파이크는 지난달 30일 사형 약물을 두 차례 투여받고도 숨지 않아 형 집행이 중단됐다. 2023.01.12.](https://img1.newsis.com/2026/09/30/NISI20260930_0001625242_web.jpg?rnd=20260930034047)
[테네시주=AP/뉴시스] 지난 2023년 1월 12일(현지 시간) 촬영된 크리스타 게일 파이크의 모습이다. 파이크는 지난달 30일 사형 약물을 두 차례 투여받고도 숨지 않아 형 집행이 중단됐다. 2023.01.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