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부족 항의가 전국 시위로…佛 5000명 넘게 구금, 대부분 미성년

기사등록 2026/10/07 10:2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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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교외 학교 인력 부족 항의서 시작…수백개 학교 문 닫아

경찰 대응·긴축예산·2027년 대선까지 얽히며 정치 쟁점으로

[리옹=AP/뉴시스] 2일(현지 시간) 프랑스 리옹에서 열악한 학교 환경에 대한 항의 시위에 참여한 고등학생들이 경찰의 최루탄을 피해 달아나고 있다. 교사 부족, 과밀 학급, 낡은 시설 등 열악한 교육 환경에 거리로 나선 고등학생들의 시위가 격해지고 있다. 2026.10.03.
[리옹=AP/뉴시스] 2일(현지 시간) 프랑스 리옹에서 열악한 학교 환경에 대한 항의 시위에 참여한 고등학생들이 경찰의 최루탄을 피해 달아나고 있다. 교사 부족, 과밀 학급, 낡은 시설 등 열악한 교육 환경에 거리로 나선 고등학생들의 시위가 격해지고 있다. 2026.10.03.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교사와 교직원 부족, 낡은 학교 시설에 항의하며 시작된 프랑스 고교생 시위가 전국으로 번지면서 5000명 넘게 경찰에 구금됐다. 구금된 사람 대부분은 전과가 없는 미성년자로, 교육환경 개선 요구는 경찰 대응과 정부의 재정 운용을 둘러싼 정치 쟁점으로 커지고 있다.

미국 CNN은 5일(현지시간) 프랑스가 수십 년 만에 가장 큰 규모의 학생 시위를 진정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이번 시위는 지난달 21일 파리 남동쪽 교외 크레테유의 생텍쥐페리 고교에서 시작됐다. 당시 학생들은 교사들의 파업을 지지하며 부족한 교직원과 교육 자원을 늘려 달라고 요구했다. 정부가 추가 인력을 보내면서 이 학교의 파업은 끝났지만 시위는 이미 다른 학교로 번지기 시작했다.

학생들은 파리와 주변 지역의 고교 출입구를 막았고 비슷한 시위가 북부 릴에서 남부 마르세유까지 확산했다. 수백개 학교가 문을 닫았고, CNN은 5일 현재 5000명 넘게 경찰에 구금됐다고 전했다.

학생과 교사, 경찰의 부상도 잇따랐다. 북동부 랑스에서는 한 학생이 수류탄을 주워 들었다가 손을 잃은 것으로 전해졌고, 투르에서는 다른 학생 한 명이 한쪽 눈의 시력을 잃었다.

시위의 밑바닥에는 오래 쌓인 교육환경에 대한 불만이 자리 잡고 있다. 학생들은 교실이 지나치게 붐비고 시설은 낡았으며 교사가 부족하다고 호소해 왔다. 책상이나 의자가 모자라거나 결근한 교사를 대신할 교사가 없어 수업 자체가 취소되는 모습을 담은 영상도 수년간 소셜미디어에서 확산했다.

CNN에 따르면 2010년 프랑스의 출생아가 크게 늘면서 현재 고교생 수는 증가한 반면 학교 재정은 물가를 감안하면 수년간 줄어왔다. 중등학교 교사 수는 2008년보다 적지만 학생은 약 25만명 더 많다. 공립학교 교실의 70%는 학생이 30명을 넘는다.

시위가 커지면서 폭력도 늘었다. 학생들이 쓰레기통에 불을 지르고 바리케이드를 세우거나 경찰과 충돌하는 장면이 잇따랐고 일부 학교에서는 교직원이 공격받았다. CNN은 시위가 시작된 이후 100곳이 넘는 고교가 피해를 입었다고 전했다.

반대로 경찰 대응이 지나치게 강경하다는 비판도 커졌다. 알랑송에서는 경찰관 한 명이 여학생을 제압하면서 현재 법으로 금지된 방식으로 머리와 목을 감싸는 제압 기술을 사용하는 장면이 촬영됐다.

정부의 초기 대응은 교육환경보다 극좌 정당인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인사들이 시위 현장에 등장한 점과 폭력 사태에 상당 부분 초점이 맞춰졌다. 정부는 강경한 경찰 대응의 필요성과 시위에 따른 비용도 강조했다. 파리 광역권 학교의 피해액만 700만유로로 추산됐다. LFI를 이끄는 장뤼크 멜랑숑은 학생과 당 관계자 모두 시위 현장에 나갈 권리가 있다고 맞섰다.

정부는 일부 양보에도 나섰다. 2027년 예산안에 넣으려던 고교에서 운영되는 일부 상급 과정의 등록금 신설 계획을 철회했다. 학생 지도자인 마네스 나델은 그러나 "학생들의 말은 듣지 않고 억압으로만 대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주 후반 폭력 사태가 급증하자 정부의 대응도 달라졌다. 내무장관은 학생 시위가 '도시 폭력'으로 변하고 있다고 진단했고 하루에만 약 2000명이 경찰에 구금됐다. 에두아르 제프레 교육장관은 지난 2일 학생 지도부를 만났지만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CNN은 학생 지도부가 회동 직후 대규모 참여를 촉구한 6일 전국 시위를 프랑스 정부의 다음 고비로 꼽았다.

정부가 학생들의 요구를 받아들일 재정적 여력도 넉넉하지 않다. 프랑스 정부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를 약 5%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2027년 예산안을 추진하고 있다. 프랑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도 지난주 한때 5%를 넘어서며 2002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CNN은 학생 시위까지 겹치면서 재정 전망을 둘러싼 시장의 우려가 더 커졌다고 전했다.

시위는 2027년 대통령선거를 앞둔 정치권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극우와 극좌가 경쟁하는 가운데 중도 진영은 여론조사에서 고전하고 있다. CNN은 학생들이 좌파에는 자연스러운 지지 기반인 반면 정부에는 치안 불안과 추가 재정지출 압력을 동시에 안기는 존재가 됐다고 분석했다.

CNN은 1968년과 달리 지금 거리로 나선 학생들은 자신들이 거창한 것을 요구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학생들은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교육환경을 갖춰 달라는 것이 자신들의 최소한의 요구라는 입장이다.
[릴=AP/뉴시스] 1일(현지 시간) 프랑스 릴에서 학교에 더 많은 지원을 요구하는 시위에 참가한 학생이 "우리가 원하는 건 BAC(고등학교 졸업장)지, BAC(범죄수사대)가 아냐"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있다. 프랑스 곳곳에서 공교육에 불만을 품은 고교생들이 거리로 나가 불을 지르고 시설을 부수며 경찰과 유혈 충돌을 일으키고 있다. 2026.10.01.
[릴=AP/뉴시스] 1일(현지 시간) 프랑스 릴에서 학교에 더 많은 지원을 요구하는 시위에 참가한 학생이 "우리가 원하는 건 BAC(고등학교 졸업장)지, BAC(범죄수사대)가 아냐"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있다. 프랑스 곳곳에서 공교육에 불만을 품은 고교생들이 거리로 나가 불을 지르고 시설을 부수며 경찰과 유혈 충돌을 일으키고 있다. 2026.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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