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생태계 보고, 제주]기후위기 시대 해법…블루카본 주목

기사등록 2026/10/27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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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습지·잘피숲·해조류 등이 탄소 흡수·저장 기능

도, 염생식물 군락지 조성으로 연안 생태계 복원

바다숲·해조장 조성 지속…"어업인 참여도 중요"

[제주=뉴시스] 양영전 기자 = 제주도가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사계해안 일대에 염생식물인 '순비기' 군락지를 조성한 모습. 2026.10.26. 0jeoni@newsis.com
[제주=뉴시스] 양영전 기자 = 제주도가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사계해안 일대에 염생식물인 '순비기' 군락지를 조성한 모습. 2026.10.26. [email protected]

제주섬을 둘러싸고 있는 바다는 섬 생태계의 핵심 기반이다. 지역 정체성과 관광, 어업은 물론 기후 대응과 직결된 중요 자산이다. 기후위기와 해양 환경 변화가 심화하면서 제주 바다의 생태적 가치와 보전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이에 뉴시스는 블루카본과 연안습지, 해양보호구역을 중심으로 제주 해양생태계의 가치와 보전 과제를 조명한다. <편집자주>

[제주=뉴시스] 양영전 기자 = 기후위기가 심화하면서 바다를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 바다는 수산물을 생산하고 관광과 레저를 즐기는 공간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이제 바다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중요한 자연자산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특히 바다와 연안 생태계가 흡수하고 저장하는 탄소를 의미하는 '블루카본(Blue Carbon)'이 탄소중립 시대의 새로운 해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블루카본은 염습지와 잘피숲 등 해양·연안 생태계가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식물체와 토양·퇴적물 등에 저장하는 탄소를 말한다. 탄소를 흡수하는 숲을 의미하는 '그린카본'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최근에는 탄소중립뿐만 아니라 생물다양성 보전과 해양생태계 복원까지 연결되는 중요한 자연자산으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도는 염생식물 군락지 조성과 바다숲·해조장 조성 등 해양생태계 복원사업을 추진하는 한편, 변화하는 해양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해조류 연구도 이어가고 있다.

탄소를 품은 바다…주목받는 블루카본

탄소중립을 이야기할 때 흔히 숲을 떠올린다. 나무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탄소를 저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탄소를 저장하는 공간은 육지에만 존재하는 게 아니다.

바다와 연안에도 탄소를 흡수하고 저장하는 생태계가 있다. 갯벌과 염습지, 잘피숲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생태계는 광합성 등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탄소의 일부를 식물체와 토양·퇴적물 등에 저장한다. 특히 퇴적물에 축적된 탄소는 환경조건에 따라 장기간 저장될 수 있어 기후변화 대응 측면에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블루카본의 탄소흡수 능력을 확인하기 위한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갯벌을 비롯해 해조류와 조하대 퇴적물 등 새로운 블루카본을 발굴하고 국제적으로 인정받기 위한 연구와 논의를 추진하고 있다.

블루카본의 가치는 단순히 탄소를 흡수한다는 데만 있지 않다.

갯벌과 염습지, 잘피숲, 해조류 군락은 다양한 해양생물의 서식처이자 산란장이고 어린 물고기가 성장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생태계의 유형과 입지에 따라 연안 보호와 수질 개선 등 다양한 역할도 수행한다.

이처럼 해양생태계를 보전하는 일은 탄소중립을 위한 정책인 동시에 생물다양성을 지키고 수산자원을 보호하는 일이기도 하다.

특히 제주에서는 해양생태계 보전과 지역 어업의 지속가능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해양생물의 서식환경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 마을어장의 수산자원 기반을 지키는 데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제주 해안에 푸른 생명을…염생식물 군락지 조성

도는 지난해부터 기존 재해 예방 중심의 연안정비사업에 블루카본 생태계 조성을 병행하는 방향으로 추진하는 등 기후변화 대응과 연안 생태계 복원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이와 함께 기후변화와 연안 개발 등으로 약화된 해안의 생태적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 염생식물 군락지 조성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염생식물은 염분이 있는 환경에서도 자라는 식물로, 해안 토양의 안정화와 생태계 유지 등 다양한 기능에 기여한다.

[제주=뉴시스] 큰열매모자반 군락. (사진=제주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제주=뉴시스] 큰열매모자반 군락. (사진=제주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도는 지난해 실시한 식생 복원 가능지역 조사 결과와 주민 의견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해안을 사업 대상지로 선정했다.

올해 5월에는 사계해안 일대에 제주 자생식물인 순비기 1만4740주를 식재해 염생식물 군락지를 조성했다.

순비기는 해안 모래땅에서 자라는 식물로, 뿌리를 통해 모래를 붙잡아 토양을 안정시키고 해안 침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번 사업은 단순한 식재를 넘어 해안의 생태적 기능을 회복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연안 생태계 복원에 초점을 맞췄다.

제주 바다에 다시 푸른 숲을…블루카본 가치 높인다

제주에서 블루카본의 가능성을 살펴볼 수 있는 사례 중 하나가 바다숲과 해조장 조성이다.

도는 연안 생태계를 회복하고 수산생물의 서식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바다숲과 해조장 조성사업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바다숲은 해조류가 군락을 이루는 공간으로, 다양한 해양생물의 서식처와 산란장 역할을 하며 수산자원의 생육 기반을 제공한다.

도는 해조류 이식과 생육환경 개선, 사후관리 등을 통해 훼손된 서식환경을 복원하고 있다. 특히 마을어장에서는 해조생육블록을 활용한 해조장 조성사업으로 해조류의 생육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사업은 수산자원 회복과 생물다양성 보전에 기여하는 동시에 해조류의 탄소흡수 기능을 살펴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다만 해조류가 흡수한 탄소가 장기간 얼마나 저장되는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와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도는 앞으로도 바다숲과 해조장 조성사업을 이어가고, 체계적인 사후관리를 통해 연안 생태계의 보전·복원 기반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식재 이후에도 지속적인 생육 모니터링을 통해 복원 효과를 살펴보고, 지역별 환경 특성을 고려한 염생식물 복원 가능지역을 검토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기후변화 대응할 해조류 찾는다…제주의 새로운 실험

기후변화로 해양환경이 달라지면서 제주에서는 기존 해조장 복원과 함께 새로운 해조류의 활용 가능성을 살펴보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도는 고수온에 비교적 강한 것으로 알려진 '큰열매모자반'을 활용해 해조장 조성 방법을 다양화하기 위한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제주=뉴시스] 제주 마을 어장에 이식 후 9개월이 지난 큰열매모자반. (사진=제주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제주=뉴시스] 제주 마을 어장에 이식 후 9개월이 지난 큰열매모자반. (사진=제주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큰열매모자반은 다년생 모자반류로, 최근 제주 마을어장에서 분포지역이 확대되는 양상이 관찰되면서 해조장 조성 품목으로서의 활용 가능성이 검토되고 있다.

연구는 어장환경이 서로 다른 제주 북부와 남부해역의 마을어장을 대상으로 추진된다. 큰열매모자반과 기존 조성 품목인 참모자반을 동일한 조건에서 시험 이식해 생육 특성과 생존율 등을 비교하고, 종자 이식과 성체급 이식도 병행할 계획이다.

이식 이후에는 1년 이상 모니터링을 실시해 해역별 생육 특성과 적합한 이식 방법을 확인한다.

이러한 연구는 수온 등 해양환경 변화가 해조류의 분포와 생육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해조장을 안정적으로 조성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해역별 환경 특성과 해조류의 생육 여건을 고려한 이식 및 관리 방법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도는 이번 연구를 통해 큰열매모자반의 이식 적합지역과 방법을 검토하고, 변화하는 해양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해조장 조성 방안을 모색한다는 구상이다.

블루카본을 넘어…미래세대를 위한 제주 바다

블루카본의 핵심은 단순히 '탄소를 얼마나 많이 흡수하느냐'를 계산하는 데만 있지 않다.

탄소흡수 기능을 가진 해양생태계를 건강하게 유지하고, 다양한 해양생물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보전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도의 노력도 염생식물 군락지와 바다숲·해조장 조성에만 머물지 않는다.

해양보호구역 관리와 연안 생태계 보전·복원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해 제주 바다의 생태적 가치를 지키는 데 힘쓰고 있다.

연안습지와 해조류 서식지, 잘피숲, 해양보호구역 등 바다 곳곳에서 이뤄지는 보전 활동은 제주 연안생태계 전체를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한 노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주민과 어업인의 참여도 중요하다. 지역사회와 함께 바다를 보전하고 관리하는 것은 지속가능한 제주 해양생태계를 만들어 가기 위한 중요한 요소기 때문이다.

강승오 제주도 해양산업과장은 "제주 바다는 다양한 해양생물이 살아가는 소중한 생태자원이자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중요한 자연자산"이라며 "앞으로도 해양생태계의 체계적인 보전·복원을 통해 생물다양성을 증진하고, 지속가능한 제주 바다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제주특별자치도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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