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개편·인사·예산 곳곳 진통…공공기관 통폐합 '2차 통합'
교통·복지·의대 체감통합 숙제…반도체·군공항 등 공동운명

왼쪽부터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무안 남악청사, 광주 상무청사, 전남 동부청사. (사진=뉴시스DB) *재판매 및 DB 금지
[전남광주=뉴시스]송창헌 기자 = 40년 만에 광주와 전남의 행정경계를 허문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출범 석 달을 맞으면서 '진짜 통합'을 위한 시험대에 올랐다. 간판은 하나가 됐지만 조직과 사람, 예산과 행정 문화까지 하나로 묶는 작업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출범 후 첫 조직개편부터 인사, 예산, 공공기관 통폐합에 이르기까지 곳곳에서 이해관계가 충돌하면서 물리적 통합을 넘어 화학적 통합을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초대형 반도체 클러스터와 군공항 이전은 광주와 전남 어느 한쪽만의 힘으로 풀기 어려운 공동 현안으로 떠오르면서 통합의 실질적 성과를 가늠할 시험장이 되고 있다.
27일 전남광주특별시에 따르면 출범 80일 만에 시의회를 통과한 첫 조직개편안은 찬성 46명, 반대 35명, 기권 8명으로 가결선을 불과 2표 넘겼다. 광주·무안·동부청사에 어떤 부서와 기능을 둘지, 인사·예산·감사 등 핵심 기능을 어디에 배치할지를 놓고 지역 균형과 행정효율 논리가 맞섰다.
종전 근무지를 보장토록 한 특별법 조항도 난제 중 하나다. 부서와 기능은 합쳐도 인력을 자유롭게 옮기기 어려워 한 부서가 여러 청사에 분산되거나 유사 기능을 따로 둬야 하는 상황이 불가피하다. '한 조직 세 살림'에 따른 행정 비효율을 줄이는 게 당면과제가 된 셈이다.
인사와 예산을 둘러싼 조정도 숙제다. 27개 시·구·군에서는 부단체장 자체 승진 등 인사권 확대 요구가 터져나오고, 정부 통합지원금 배분을 둘러싼 논의도 본격화되고 있다.
![[전남광주=뉴시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 첫 조직개편 과정에서 표출된 공무원노조의 반발. (사진=뉴시스DB) 2026.07.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7/26/NISI20260726_0002195926_web.jpg?rnd=20260726093707)
[전남광주=뉴시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 첫 조직개편 과정에서 표출된 공무원노조의 반발. (사진=뉴시스DB) 2026.07.2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첫 추경에선 증가액 2886억원 중 783억원, 비율로는 27.1%가 지방채로 충당됐다. 이 가운데 462억원은 기존 지방채를 갚기 위한 차환채다. 향후 정부 지원과 별개로 기존 재정난에 통합비용, SOC와 복지 수요까지 겹치는 만큼 재원을 어디에, 어떤 기준으로 배분할지가 핵심 현안이다.
공공기관 통폐합은 또 다른 통합으로, 사실상 '2차 통합'으로 꼽힌다.
시는 옛 광주·전남 공공기관 중 유사·중복기관 22곳을 11곳으로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연구원과 도시·개발공사, 관광·경제진흥·신용보증 분야 등이 대상으로 거론된다. 조직과 정원, 임금 체계와 고용승계, 노사 관계는 물론 주(主)사무소 입지까지 얽혀 있어 시청 조직개편 못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시민들이 체감할 통합은 교통과 복지에서 판가름 날 가능성이 크다.
행정구역은 하나가 됐지만 광주 시내버스·도시철도와 전남 농어촌버스, 철도·수요응답형교통(DRT)은 여전히 서로 다른 체계로 움직인다. 광주와 목포·광양만권을 60분 생활권으로 묶기 위한 광역철도와 BRT, 통합요금·환승 체계, 통합교통플랫폼 구축과 함께 철도망이 완성되기 전 교통 공백을 어떻게 메울지도 과제다.
복지·보건 분야는 시스템 자체가 다르다. 광주는 주로 광역시가 정책을 직접 설계·집행했던 반면 전남은 시·군이 일선을 담당하고 도가 지원하고 조정해왔다. 제각각 시행해온 복지사업을 어떤 기준으로 조정하고 도시형 돌봄과 농어촌 고령사회 서비스를 어떻게 연계할지도 숙제다.
정책 부서와 의회, 유관기관이 서로 다른 청사에 흩어지면서 발생할 수 있는 '출장 행정'도 난제다.
국립 전남 의대 문제 역시 지역간 이해관계를 조정할 시험대다. 순천대가 후보로 선정된 가운데 목포대가 법적 대응에 나서면서 동·서부권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의료 인프라 확충과 후속 대책을 통해 이해관계를 어떻게 조정할지가 최대 관건이 되고 있다.
반면 반도체 클러스터와 군공항 이전은 광주와 전남의 공동대응이 불가피한 대표 현안으로 반도체산단 조성과 전력·용수 공급, 군공항 이전과 종전 부지 개발이 맞물려 있는 만큼 개별 사업의 일정과 성패가 다른 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통합과 상생의 지혜가 요구되는 대목이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서남권 해상풍력 후보지 항공 시찰 중 무안공항 항로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2026.06.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6/30/NISI20260630_0021344205_web.jpg?rnd=20260630210320)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서남권 해상풍력 후보지 항공 시찰 중 무안공항 항로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2026.06.3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통합 성과는 결국 조직도나 청사별 부서 숫자보다 시민 생활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민에게 행정서비스가 더 편리해졌는지, 전남주민에게 광주 집중화 우려를 줄였는지, 동·서부권 간 교통·의료·복지 접근성이 나아졌는지가 실질적 평가기준이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최지민 한국지방행정연구원 5극3특연구추진단장은 "통합의 본질은 균형발전이다. 광주는 대학과 정주 여건을 갖춘 '인구댐'이지만 그동안 산업이 부족했고, 이제 반도체를 비롯한 미래산업까지 담아낼 틀이 만들어졌다"며 "거점을 제대로 키워 그 성장의 효과가 모든 권역으로 퍼지게 만드는 것이 통합이 가야 할 방향"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도권도 서울의 성장이 주변 지역으로 확산되는 데 시차가 있던 것처럼 광주와 전남의 공동발전에도 기다림과 인내가 필요하다"며 "초기 갈등과 성장통은 불가피하지만 지금은 하루를 1년과도 같이 소중하게 쓰면서 지역별 이해 득실보다 장기 공동 발전의 틀을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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