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답 내도 책임은 인간 몫"…노벨상 3인이 짚은 '과학자의 자리'

기사등록 2026/09/20 15:19:00

최종수정 2026/09/20 16:01:29

구글에서 선호하는 매체로 추가

슈미트 "인간 직관 우위도 장담 못해…AI 사용 책임은 인간에게"

맥밀런 "AI, 아직 새 화학반응 못 만들어"…'외삽' 능력엔 물음표

멜로 "AI가 스스로 호기심 갖고 문제 풀려 한다면 우려해야"

[보고타(콜롬비아)=AP/뉴시스] 2015년 4월17일(현지시간)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에서 한 국립 도서관 직원이 노벨상 메달을 보여주고 있다. 2023.09.01.
[보고타(콜롬비아)=AP/뉴시스] 2015년 4월17일(현지시간)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에서 한 국립 도서관 직원이 노벨상 메달을 보여주고 있다. 2023.09.01.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인공지능(AI)을 사용하는 최종 책임은 AI가 아니라 결국 인간에게 있습니다."

2011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브라이언 슈미트 호주국립대 교수는 2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노벨프라이즈 다이얼로그 서울 2026'에서 인공지능(AI) 시대 과학자의 역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AI가 인간을 대신해 난제를 풀고 과학적 발견의 속도를 높이더라도, 그 결과를 이해하고 책임지는 주체는 결국 인간이어야 한다는 의미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슈미트 교수와 2021년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데이비드 맥밀런 프린스턴대 교수, 2006년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인 크레이그 멜로 매사추세츠대 교수는 AI가 과학 연구의 범위와 속도를 빠르게 넓히고 있다는 데 공감했다.

다만 AI가 답을 내는 능력을 아무리 키우더라도 어떤 질문을 던질지, 결과에 누가 책임질지, 발견을 향한 호기심은 어디에서 시작되는지 등은 여전히 인간 과학자에게 남은 핵심 영역으로 꼽았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과 노벨프라이즈 아웃리치가 공동 개최한 이번 행사는 'AI가 바꾸는 과학의 미래'를 주제로 열렸다. 슈미트·맥밀런·멜로 교수 등 노벨상 수상자 3명을 비롯한 국내외 석학들이 AI가 과학적 발견의 방식과 과학자의 역할을 어떻게 바꿀지를 논의했다.

슈미트 "인간 직관도 AI보다 계속 우월하다고 단정 못해"

슈미트 교수는 현재 인간이 AI보다 앞서 있다고 평가되는 능력조차 영원한 우위로 볼 수는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천문학에서는 현재 내 직관이 AI보다 더 뛰어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이런 직관이 미래에도 AI보다 더 나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지식과 직관을 가지고 행동하지만 AI가 이것을 따라잡을 수도 있다"며 "인간의 직관 능력이 앞으로도 더 우수할 것이라고는 단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슈미트 교수는 AI의 능력이 커질수록 오히려 인간의 책임을 더 분명히 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이에 대해서는 "AI는 인간이 만들어낸 것이고 인간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어야 한다. 어떤 일이 일어나든 인간의 책임성이 가장 중요하다"며 "AI가 책임을 지는 게 아니라 AI를 사용하는 인간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윤현성 기자 = 김선주 연세대 교수, 데이비드 맥밀란 프린스턴대 교수(2021년 노벨화학상 수상자), 백민경 서울대 교수(왼쪽부터) 가 AI는 지금까지 과학발전에 무엇을 기여했는가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사진=노벨 프라이즈 아웃리치 제공) 2026.09.20. hsyhs@newsis.com
[서울=뉴시스] 윤현성 기자 = 김선주 연세대 교수, 데이비드 맥밀란 프린스턴대 교수(2021년 노벨화학상 수상자), 백민경 서울대 교수(왼쪽부터) 가 AI는 지금까지 과학발전에 무엇을 기여했는가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사진=노벨 프라이즈 아웃리치 제공) 2026.09.20. [email protected]

맥밀런 "AI는 아직 '발명' 못해"…멜로 "인간의 '호기심' 집중 추구해야"

맥밀런 교수는 현재 화학 분야에서 AI의 강점이 주로 연구의 '가속'과 '최적화'에 있다고 봤다.

AI가 재료와 의약품 개발에서 후보군을 빠르게 좁히고 연구 효율을 높이는 데는 이미 강점을 보이고 있지만, 인간이 생각하지 못한 완전히 새로운 발견까지 만들어내는지는 다른 문제라는 것이다.

그는 "지속가능성과 기후변화를 위해서는 새로운 화학반응을 만들어내야 한다"며 "하지만 AI가 새로운 화학반응을 만들어낼 수는 없다. 개발에는 도움을 주지만 앞으로 AI를 이용해 어떻게 새로운 화학반응을 발명할지가 새로운 분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맥밀런 교수는 AI가 기존 지식의 범위를 넘어서는 '외삽', 즉 이미 확보된 데이터와 지식의 경계를 벗어난 영역까지 추론하는 능력을 갖출 수 있을지에도 의문을 나타냈다.

그는 "AI가 우리가 가진 지식을 이용해 추론하는 것은 잘하지만 그 지식 바깥까지 외삽할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며 "지금은 완전히 획기적인 아이디어보다는 이미 알고 있는 범주 안에서 약간 수정된 아이디어를 내놓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학에서 중요한 것은 외삽이다. 우리는 놀라운 결과를 찾아내야 한다"며 "AI가 실제로 그 방향에서 도움이 될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고 했다.

다만 AI의 현재 한계가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단정해서도 안 된다고 봤다. 맥밀런 교수는 "AI는 실시간으로 발전하고 있어 어떤 속도로 어디까지 갈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AI는 절대 이것을 못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가도 5년 뒤에는 완전히 뒤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멜로 교수는 AI 시대에도 인간 과학자가 놓쳐서는 안 될 요소로 '호기심'을 꼽았다. AI가 인간이 다루기 어려웠던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주면서 연구자는 보다 가치 있는 일에 집중할 수 있지만, 무엇을 궁금해하고 왜 그 문제를 풀어야 하는지는 별개의 문제라는 설명이다.

멜로 교수는 "현재까지는 여전히 인간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과거에는 인간이 분석할 수 없었던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AI가 분석해주기 때문에 인간은 더 다양한 고부가가치의 일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가 스스로 호기심을 갖고 어떤 문제를 풀려고 한다면 그 시점에서는 정말 우려해야 한다"며 "AI의 목적은 인간의 목적과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의 호기심을 더 집중적으로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림원은 이번 행사와 함께 한나 셰르네 노벨재단 사무총장을 비롯한 해외 연사와 국내 과학기술인이 교류할 수 있는 자리도 마련했다. 노벨상 수상자들이 국내 고등학교와 대학을 직접 찾아 학생들을 만나는 연계 행사도 진행했다.

멜로 교수는 지난 18일 부경대학교에서 강연했다. 맥밀런 교수와 슈미트 교수는 21일 각각 서울과학고등학교와 이화여자대학교를 찾아 강연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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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답 내도 책임은 인간 몫"…노벨상 3인이 짚은 '과학자의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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