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에 주식·美 장기국채 함께 흔들…분산투자도 불안

기사등록 2026/09/16 11: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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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와 장기국채 ETF 상관계수 -0.55…반대 움직임 강화

고유가가 물가·차입 부담 자극…주식·국채 분산효과에 부담

[카네스시티=AP/뉴시스] 28일(현지시간)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이란 드론을 요격하고 군사기지를 추가 타격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했다. 사진은 2023년 11월1일 미국 텍사스주 카네스시티 인근에서 해 질 무렵 트럭 한 대가 원유 펌프잭 옆을 지나고 있는 모습. 2026.05.28.
[카네스시티=AP/뉴시스] 28일(현지시간)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이란 드론을 요격하고 군사기지를 추가 타격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했다. 사진은 2023년 11월1일 미국 텍사스주 카네스시티 인근에서 해 질 무렵 트럭 한 대가 원유 펌프잭 옆을 지나고 있는 모습. 2026.05.28.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유가 상승에 미국 주식과 장기국채 가격이 함께 하락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두 자산에 돈을 나눠 투자해 위험을 줄이려는 전략에도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15일(현지시간) 미국 마켓워치는 다우존스 마켓 데이터를 인용해 미국산 원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의 63일 이동 상관계수가 2월27일 0.04에서 3월 말 -0.35, 4월 말 -0.48로 낮아졌다고 보도했다. 유가가 오를 때 주가가 떨어지는 관계가 뚜렷해졌다는 의미다.

장기국채에서도 같은 흐름이 나타났다. WTI와 잔존 만기가 20년을 넘는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즈 상장지수펀드(TLT)의 상관계수는 2월27일 -0.15에서 4월 말 -0.28로 낮아졌고, 9월15일 오전에는 -0.55를 기록했다.

이 상관계수는 각 시점의 직전 63일을 기준으로 두 자산의 움직임이 얼마나 맞물렸는지 나타낸다. 0에 가까우면 같은 방향이나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약하고, -1에 가까울수록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관계가 강하다.

마켓워치는 이러한 변화의 배경으로 2월 말 시작된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원유 공급 충격을 짚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운송비와 생산비를 끌어올리고, 물가를 억제해야 하는 중앙은행들이 높은 금리를 오래 유지해야 할 압력을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고금리가 이어지면 미국 가계의 주택담보대출과 자동차 대출, 신용카드 차입 비용에도 부담이 커진다. 기업 역시 비용과 이자 부담이 늘어 이익이 줄어들 수 있고, 이는 주가를 누르는 요인이 된다.

유가 상승이 늘 주식시장에 악재였던 것은 아니다. 경제활동이 활발해져 원유 수요가 늘어날 때는 유가 상승을 경기 호조의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지난해 WTI와 S&P500은 대체로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지만, 이번에는 공급 충격에 따른 비용 상승이 부각되고 있다.

찰리 맥엘리곳 노무라증권 인터내셔널 자산시장·거시경제 전략가는 원유와 에너지가 현재 세계 금융시장의 위험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라고 평가했다.

국채시장에서도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요인이 달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온라인 투자중개업체 XTB의 캐슬린 브룩스 영국 리서치 책임자는 물가가 더 오를 것이라는 우려가 미 국채 금리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전한 투자처를 찾아 국채를 사들이는 수요도 있지만, 금리 상승을 막을 만큼 강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뉴욕=AP/뉴시스]월가 트레이더 제임스 콘티가 20일(현지 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2025.11.21.
[뉴욕=AP/뉴시스]월가 트레이더 제임스 콘티가 20일(현지 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2025.11.21.
마켓워치가 인용한 팩트셋 자료에 따르면 이날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5.040%로 올라 2007년 7월19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당시 30년물 금리는 5.369%였다. 두 금리 모두 전장보다 2bp(0.02%포인트) 높았다.

국채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금리가 올랐다는 것은 기존 국채 가격이 떨어졌다는 뜻이다. 불안한 시장에서 주식 대신 국채를 보유하더라도 가격 하락을 피하지 못할 수 있는 셈이다.

투자회사 SEI의 네이트 셰티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유가와 미 국채 10년물 금리의 움직임이 점점 비슷해지는 현상에 대해 물가 위험뿐 아니라 실질금리의 상당한 상승도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질금리는 명목금리에서 물가 상승률을 뺀 금리다. 실질금리가 높아지면 물가 변화를 감안하더라도 가계와 기업이 돈을 빌리는 부담이 커진다.

셰티 CIO는 미 국채가 위험을 피해 자금이 몰리는 투자처로서의 지위를 잃었다고 평가했다. 지난 20년 동안 나타났던 국채와 주식의 반대 방향 움직임이 이제 같은 방향으로 바뀌었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그는 마켓워치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국채는 위험자산처럼 거래될 것이며, 실제로 이미 그렇게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브룩스 책임자도 지정학적 위기가 원유시장을 흔들고 채권시장에 타격을 주면 주식시장도 결국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마켓워치는 이번 주 기술주 매도세에도 미국 증시가 전반적으로 버티고 있다고 평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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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에 주식·美 장기국채 함께 흔들…분산투자도 불안

기사등록 2026/09/16 11:17:24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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