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尹, '대왕고래' 시추 임기내 단축 지시…액트지오 선정절차 부당"

기사등록 2026/09/16 12:00:00

구글에서 선호하는 매체로 추가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 관련 공익감사청구' 결과 발표

윤석열 전 대통령 대국민 발표 경위 드러나

"석유공사 '액트지오' 선정은 국가계약법 위반"

[포항=뉴시스] 이무열 기자 = 경북 포항 앞바다 심해에서 웨스트 카펠라호가 시추 작업을 하고 있다. 2025.01.01. lmy@newsis.com
[포항=뉴시스] 이무열 기자 = 경북 포항 앞바다 심해에서 웨스트 카펠라호가 시추 작업을 하고 있다. 2025.01.0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유자비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대왕고래 프로젝트'로 불린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의 추가 시추 일정을 자신의 임기 내로 앞당기도록 지시했던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확인됐다. 또 한국석유공사가 유망성 평가를 맡긴 액트지오를 선정하는 과정에선 국가계약법을 위반하고 충분한 검증 없이 시추를 추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16일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 관련 공익감사청구' 감사 결과를 공개하고 이같이 밝혔다. 이번 감사는 김정관 산업부 장관이 지난해 10월 공익감사를 청구하면서 이뤄졌다.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 과정에서 한국석유공사는 2023년2월 미국 자문업체 액트지오와 유망성 평가 용역 계약을 체결했다. 유망성 분석에선 대왕고래를 비롯한 7개 유망구조를 도출하고 탐사자원량을 최대 140억 배럴, 탐사 성공률은 20% 내외로 평가됐다.

감사 결과 당시 산업통상자원부는 탐사 성공 가능성이 불확실하다며 대외 홍보 자제를 건의했으나 윤 전 대통령이 직접 대국민 발표에 나선 경위가 상세히 드러났다.

산업부는 2023년 11월 대통령실에 동해 심해에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가스 부존 가능성이 있으나 추가 분석·검증이 필요하다고 보고했다. 산업부는 이듬해 5월 대통령실에 해외 석유개발기업의 의견 등을 추가해 보고하면서도 탐사 성공 가능성이 20% 이내로 상당히 불확실하다며 대외 홍보 자제를 건의했다.

그러나 같은달 31일 대통령실 내부보고 과정에서 안덕근 당시 산업부 장관의 대통령 직접 보고와 대국민 발표 방침이 결정됐다. 산업부는 시추 확인 없이 탐사자원량을 공개할 경우 과도한 기대감을 조성할 수 있다고 우려해 자원량 대신 면적으로 표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안 전 장관은 2024년 6월2일 윤 전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했고, 당시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내용이 유출되면 주식시장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대국민 발표를 건의했다.

감사 결과 윤 전 대통령은 당일 바로 발표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참모진의 만류로 다음날 '1호 국정브리핑'을 열어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최대 140억배럴의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라고 발표했다.

감사원은 최대 140억 배럴이라는 수치에 대해 "7개 유망구조의 탐사자원량 중 발견 확률 상위 10%의 단순 합계로 실현 가능성이 매우 낮다"라고 판단했다.

윤 전 대통령이 추가 시추 일정을 자신의 임기 내로 앞당기도록 요구한 사실도 확인됐다.

당초 산업부는 2024년 말 대왕고래 1차공을 시추한 뒤 2029년까지 4공을 추가하는 시추계획을 대통령실에 보고했으나, 대통령실은 시추 일정을 대통령 임기인 2027년 5월 안으로 앞당기도록 요구했고 산업부가 어려움을 표하자 안 전 장관의 직접 보고를 요구했다.

안 전 장관은 시추 완료 시점을 2028년 1분기로 앞당긴 계획을 보고하며 정무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윤 전 대통령은 "정무적 판단은 내가 하는 것"이라고 질책하며 일정을 다시 수립하도록 지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안 전 장관은 무리한 일정이라고 생각하면서도 2026년까지 4공 추가 시추 계획을 다시 보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감사원은 대통령의 대국민 발표 등에 관련한 규정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대통령실과 산업부에는 별도 조치를 하지 않기로 했다.

액트지오 선정에선 국가계약법을 위반해 지명경쟁입찰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공사는 동해 심해지역 유망성 평가를 위해 시장조사 없이 액트지오 등 일부 업체를 임의 선정해 지명경쟁입찰을 실시했다. 국가계약법에 따르면 입찰대상자가 10개 이내일 경우 지명경쟁입찰이 가능했는데, 당시 수행경험이 있는 업체는 17개에 달해 요건을 미충족했다. 입찰 참여 업체에 평가 기준도 공개하지 않아 투명성이 저해됐다.

액트지오의 분석 결과에 대한 충분한 검증 없이 시추가 추진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액트지오가 추정한 탐사자원량에서 일부 유망구조의 추정치는 과거 다른 업체의 평가보다 39배 많았다. 또 액트지오가 예측한 대왕고래의 지질학적 성공확률은 19.1%로 2021년 가스 발견에 실패한 방어 구조의 당시 성공확률 25∼32%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그럼에도 석유공사는 용역이 끝나기도 전인 2023년 10월 시추추진 기본계획을 수립했고, 투자리스크위원회 및 이사회 심의의결을 거치지 않았다. 실제 시추 결과 가스포화도는 예상치인 50∼70%에 크게 못 미치는 6.3%였고, 확인된 가스도 생물분해 바이오가스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유망성 평가 용역 입찰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석유공사 관련자에 대해 징계를 요구했다.

한편 감사원은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 담당 처장의 본부장 승진 과정과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관련 지진 안전성 검토 연구가 취소된 경위에 대해선 위법·부당 사항이 없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감사원 "尹, '대왕고래' 시추 임기내 단축 지시…액트지오 선정절차 부당"

기사등록 2026/09/16 12:00:00 최초수정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