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출혈 후 충분 회복 없이 10주 만에 복직
法 "사망과 업무 사이 상당인과관계 인정"
"업무 스트레스가 기존 앓던 뇌출혈 악화"
![[서울=뉴시스] 뇌출혈 후 회사 요구로 조기 복직한 근로자가 업무상 스트레스로 병세가 악화돼 사망한 경우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 서초구 서울가정법원, 서울행정법원 로고. (사진=뉴시스DB) 2026.09.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7/25/NISI20250725_0001903205_web.jpg?rnd=20250725163743)
[서울=뉴시스] 뇌출혈 후 회사 요구로 조기 복직한 근로자가 업무상 스트레스로 병세가 악화돼 사망한 경우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 서초구 서울가정법원, 서울행정법원 로고. (사진=뉴시스DB) 2026.09.1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뇌출혈 후 회사 요구로 조기 복직한 근로자가 업무상 스트레스로 병세가 악화돼 사망한 경우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부장판사 양순주)는 최근 망인 A씨의 배우자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B회사 총무팀 부장으로 근무했던 A씨는 2021년 회사의 과중한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던 중 새벽 집에서 잠을 자다가 뇌출혈이 발병해 입원했다.
퇴원 당시 시신경 손상으로 왼쪽 눈 시력이 약 50% 회복되는데 그쳤고, 혼자 걷지도 못할 정도였다.
그는 B사 상무에게 건강상 문제로 복직하기 힘들다는 의사를 표명했지만, 같은 회사 주임의 퇴사로 결산 업무 일정이 촉박하다며 복직해 줄 것을 요청을 받았다.
A씨는 B사 사장에게 전화해 건강을 회복하는 데에 최소한 3개월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결산 업무 담당 인력이 없다는 이유로 결산 업무만큼은 처리해 줄 것을 재차 요청받았다.
결국 A씨는 회사에 복직했지만 당초 요청받은 결산 업무뿐만 아니라 총무팀의 모든 업무를 수행하게 됐다. 사장으로부터 업무상 질책을 받고, 위 상황에 이의 제기를 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A씨는 기존에 앓던 궤양성 대장염 증상이 악화돼 입원 치료를 받았고, 같은 달 출근했다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는 같은 달 위약감, 혈변, 발작, 혼수상태 등의 증상으로 중환자실에서 입원 치료를 받다가 사망했다. 사망진단서상 직접 사인은 '자발성 뇌내출혈'이다.
A씨의 배우자는 A씨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며 유족급여 및 장례비 지급을 청구했으나, 근로복지공단은 사망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부지급 결정을 했다.
이에 A씨 배우자가 이번 소송을 냈고, 재판부는 망인의 사망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며 그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업무상의 스트레스가 망인이 기존에 앓고 있던 뇌출혈을 자연적인 진행 속도 이상으로 악화시켰거나, 궤양성 대장염을 악화시켜 뇌출혈을 유발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A씨가 뇌출혈 입원 치료 후 퇴원 후에도 후유증이 남아있어 약 12주 동안 경과 관찰이 필요했음에도, 회사의 요청에 따라 건강을 충분하게 회복하지 못한 채 약 10주 뒤에 복직할 수 밖에 없었다고 짚었다.
법원의 신경외과 감정의와 소화기내과 감정의의 소견에도 과로나 스트레스가 발병 및 악화에 관여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A씨가 궤양성 대장염이 악화돼 입원 치료를 받으면서도 노트북으로 업무를 수행해 치료에 전념할 수 없었다는 점도 고려했다.
재판부는 "설령 스트레스와 궤양성 대장염 사이에 의학적·자연과학적 인과관계가 명백히 증명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규범적 관점에서는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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