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ODA 23% 급감 '역대 최대'…韓, 개발협력 공백 선점해야

기사등록 2026/09/13 10:00:00

최종수정 2026/09/13 10: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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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C 회원국 ODA 1743억弗…2015년 수준으로 후퇴

미국 감축분의 75% 차지…무상원조 줄고 민간투자 확대

"한국형 개발금융 안착하고 보건·저소득국 지원 차별화해야"

[제주=뉴시스] 제주도는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으로 아프리카 부룬디에서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사진=제주도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제주=뉴시스] 제주도는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으로 아프리카 부룬디에서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사진=제주도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임소현 기자 = 지난해 세계 공적개발원조(ODA)가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독일 등 주요 공여국이 무상원조를 줄이고 자국 산업과 연계한 개발금융·투자 중심으로 정책을 재편하는 가운데 한국도 개발금융 기반을 강화하고 전통 공여국의 지원 축소로 발생한 공백을 전략적으로 선점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13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공적개발원조(ODA) 축소 동향과 개발협력 재편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DAC) 회원국의 2025년 ODA 규모는 전년보다 23.1% 감소한 1743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ODA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전체 지원 규모는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가 채택된 2015년 수준으로 후퇴했고 국민총소득(GNI) 대비 ODA 비율도 0.26%로 전년보다 0.08%포인트(p) 낮아졌다.

감소세는 일부 주요국에 집중됐다. 독일과 미국, 영국, 일본, 프랑스 등 상위 5개 공여국이 전체 감소분의 95.7%를 차지했다. 특히 미국이 전체 감소분의 75.1%에 해당하는 약 380억 달러를 줄였다.

미국의 ODA 지원액은 전년보다 56.9% 감소한 289억5000만 달러였다. 독일은 17.4% 줄어든 290억9000만 달러를 기록해 잠정 통계상 처음으로 세계 최대 공여국에 올랐다. 다만 양국 간 격차가 1억3500만 달러에 불과해 최종 통계에서 순위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

이번 감소는 인도적 지원이나 국내 난민 지원 등 변동성이 큰 항목에 국한되지 않았다. 개발 프로그램·프로젝트·기술협력 지원액이 26.3% 줄며 통계 작성 이후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개도국 현장에서 집행되는 개발협력 사업 자체가 위축된 셈이다.

지원 방식도 무상원조에서 금융·투자 중심으로 이동했다. 양자 ODA 가운데 무상원조는 29.1% 감소한 반면 민간지원수단(PSI)은 13.1% 증가했다. 다자 ODA에서도 유엔 지원은 27.0% 줄었지만 세계은행과 지역개발은행 지원은 각각 6.4%, 11.9% 늘었다.

지원 감소의 충격은 취약국에 집중됐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와 최빈국에 대한 ODA는 각각 26.3%, 25.8% 감소했다. OECD는 올해에도 순 ODA가 6.9% 추가로 줄어 3년 연속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요국은 ODA를 자국의 경제·산업·안보 전략과 연계하는 방향으로 재편하고 있다. 독일은 개발정책 개혁을 통해 '경제협력 촉진'을 4대 목표 가운데 하나로 설정하고 자국 기업의 해외 진출과 전략 원자재 확보를 지원하기로 했다.

미국은 국제개발처(USAID)의 기능을 종료한 반면 국제개발금융공사(DFC)의 권한을 2031년까지 연장했다. DFC의 우발채무한도도 기존 600억 달러에서 2050억 달러로 확대해 개발원조보다 투자와 금융을 중심으로 협력 체계를 전환하고 있다.

일본 역시 협력국의 요청을 기다리지 않고 공급망과 회랑 개발, 자원 협력 사업을 먼저 제시하는 '제안형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군사 목적의 지원이 불가능한 ODA를 보완하기 위해 정부안전보장능력강화지원(OSA) 예산도 늘리는 추세다.

한국은 세계적인 ODA 감축 흐름과는 다소 다른 움직임을 보였다. 지난해 ODA 감소율은 2.3%로 DAC 평균보다 낮았고 2027년 ODA 요구액은 올해 확정액보다 16% 늘어난 6조3084억원이다.

다만 사업 수는 30.4% 줄어 개별 사업의 대형화가 진행되고 있다. 신규 사업의 수와 규모도 급감해 전체 요구액에서 신규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8%에 그쳤다. 증액된 재원의 상당 부분이 이미 약정된 사업에 투입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한국형 개발금융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협력국에 사업을 선제적으로 제안하는 '제안형 ODA'의 실행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국내 기관이 보유한 산업·기업 정보를 협력국의 산업정책과 투자계획에 연결하고 발굴된 사업에는 보증과 투자 등 다양한 금융수단을 결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국의 PSI 실적은 지난해 기준 700만 달러로 일본 10억1900만 달러, 영국 7억4900만 달러, 독일 6억7400만 달러에 크게 못 미쳤다. 개발금융 확대에 앞서 통계·보고 체계를 정비하고 위험분담 구조의 법적 근거와 국제규범과의 정합성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통 공여국이 지원을 줄인 보건과 저소득국 분야는 한국이 차별화할 수 있는 영역으로 꼽혔다. 한국의 2027년 ODA 요구액 가운데 보건 분야 비중은 10.8%로 높아졌고 저소득국 지원 비중도 5.2%p 상승했다.

임소영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단기적인 경제적 실익만을 추구하기보다 중견 공여국으로서 위상을 공고히 하면서 장기적인 산업 파트너로서 신뢰 기반을 확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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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ODA 23% 급감 '역대 최대'…韓, 개발협력 공백 선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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