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수비대, 후티 진격에 직접 지침"
"美, 사우디에 200명 보내 표적 지원"
참전엔 거리…트럼프, 후티 공습 거부
![[사나=AP/뉴시스]바브엘만데브 해협을 둘러싼 예멘 친(親)이란 무장 세력 후티와 예멘 정부군 등 사우디아라비아 주도 연합군의 교전이 급격히 격화된 가운데, 사실상 미국과 이란이 홍해에서 대리전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미국과 이란 모두 전쟁을 추가로 치를 여력은 없기 때문에, 직접적 충돌로 비화되지 않도록 물밑 지원 선에서 상황을 관리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양국은 홍해 전선 참전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사진은 10일(현지 시간) 예멘 사나에서 동원령 캠페인에 참여한 후티 대원들이 무기를 들고 행진하는 모습. 2026.09.11.](https://img1.newsis.com/2026/09/10/NISI20260910_0001565332_web.jpg?rnd=20260910181215)
[사나=AP/뉴시스]바브엘만데브 해협을 둘러싼 예멘 친(親)이란 무장 세력 후티와 예멘 정부군 등 사우디아라비아 주도 연합군의 교전이 급격히 격화된 가운데, 사실상 미국과 이란이 홍해에서 대리전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미국과 이란 모두 전쟁을 추가로 치를 여력은 없기 때문에, 직접적 충돌로 비화되지 않도록 물밑 지원 선에서 상황을 관리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양국은 홍해 전선 참전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사진은 10일(현지 시간) 예멘 사나에서 동원령 캠페인에 참여한 후티 대원들이 무기를 들고 행진하는 모습. 2026.09.11.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둘러싼 예멘 친(親)이란 무장 세력 후티와 예멘 정부군 등 사우디아라비아 주도 연합군의 교전이 급격히 격화된 가운데, 사실상 미국과 이란이 홍해에서 대리전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미국과 이란 모두 전쟁을 추가로 치를 여력은 없기 때문에, 직접적 충돌로 비화되지 않도록 물밑 지원 선에서 상황을 관리 중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아닌 사우디와 후티의 전쟁이라는 것이다.
예루살렘포스트, 퍼스트포스트 등은 10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을 인용해 "후티는 이번주 홍해 연안에서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직접적인 지침에 따라 홍해 연안에서 빠르게 진격했다"고 보도했다.
후티는 이날 오전 바브엘만데브 해협에서 약 75㎞ 떨어진 예멘 서부 항구도시 모카를 점령했는데, 이 과정에 혁명수비대의 직접적 관여가 있었다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란 측 소식통 2명은 "이란은 최근 후티에 사우디 공격을 확대할 것을 요구했으며, 이를 위해 후티에 자금과 무기, 고위급 장교를 추가 지원할 것을 약속했다"고 주장했다.
이란 반(反)체제 매체 이란인터내셔녈도 이날 예멘 정부군을 인용해 "생포된 후티 지휘관 노트북에서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단계적으로 장악하는 혁명수비대 계획을 담은 정보와 지도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미군이 사우디의 후티 공격을 실질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했다는 미국 언론 보도도 같은 날 나왔다.
CNN은 소식통 5명을 인용해 "미군 자문단이 현지에서 사우디에 정보·표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며 "이란이 후티의 사우디 공격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는 징후가 나타난 가운데 (사우디에) 합동군사령부가 창설됐고, 미군 병력 약 200명이 현지에 있다"고 전했다.
미군은 사우디에 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표적 설정 체계와 지리공간(geospatial) 정보 시스템 등을 지원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은 이란이 후티를 사실상 배후 지원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미국의 사우디 지원 당위성을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미국 당국자는 CNN에 "현재 예멘에 혁명수비대 장교 수백명이 체류하며 후티와 함께 활동하고 있다"며 "이들의 궁극적 목표는 바브엘만데브 해협 폐쇄"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란과 미국 모두 직접적인 참전은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소셜미디어 엑스(X·구 트위터)에 "'안사르 알라(후티의 이란명)'는 독자적인 결정을 내리는 예멘의 독립 행위자로, 누구의 지시도 받지 않으며 누구의 대리세력(proxy)으로 행동하지도 않는다"고 적었다. 후티는 혁명수비대와 관련이 없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한 것이다.
바가이 대변인은 나아가 "역내 불안정의 뿌리는 미국의 군사 개입과 패권주의로, 워싱턴이 진정으로 평화를 원한다면 우리 지역에 대한 개입을 중단하면 된다"며 트럼프 행정부에 후티 압박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예루살렘포스트에 따르면 한 이란 당국자는 로이터에 "후티 등 동맹세력과 여러 차례 회의를 열었다"면서도 "모카 공격 결정은 이란이 아니라 후티가 직접 내린 것"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란이 직접적으로 전투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해도, 후티의 영향력 확대 자체가 이란의 입지 강화로 직결된다는 해석은 다수 나온다. 아흐메드 나기 국제위기그룹(ICG) 수석연구원은 "최근 후티 공세로 이란 협상력이 100% 커졌다. 이란은 이제 세계 해운 공격을 더 확대할 수도 있다"고 짚었다.
한편 미국도 후티 직접 공격에는 명확하게 선을 긋고 있다. 액시오스에 따르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10일 모카가 위험해지자 트럼프 대통령에게 두 차례 전화해 후티 공습을 요구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거부했다.
복수의 미국 소식통은 "후티 쪽에 직접 개입할 계획은 현재 없다"며 "미국은 최근 수주간 사우디에 '트럼프 대통령 지침은 미군이 이란과 호르무즈 해협에 집중하고, 또다른 전선을 열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해왔다"고 부연했다.
CNN에 보도된 군사 자문단 파견 역시, 교전 참여나 공중급유 등 직접적인 작전 지원은 아니라는 것이 미군 입장이다. 사우디에 동맹 차원에서 상시 제공해온 기존 군사 협력의 연장선일 뿐, 후티를 겨냥한 전투 참여는 아니라는 것이다.
익명의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는 "미국의 역할은 이들 국가(사우디·예멘) 정부가 역내 안정을 회복할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해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알자지라는 이에 대해 "미국이 상당히 거리를 두고 있다(standoff position)"며 "직접적 자원이나 군사력을 투입할 의지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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