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연기 속에서 젖 물려”…네팔 수해 대피소 엄마들의 눈물

기사등록 2026/09/08 00: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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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와코트=AP/뉴시스] 3일(현지 시간) 네팔 바그마티주 누와코트 지역에서 대홍수 피해 주민들이 대피소로 바뀐 한 학교에서 구호물품을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2026.09.04.
[누와코트=AP/뉴시스] 3일(현지 시간) 네팔 바그마티주 누와코트 지역에서 대홍수 피해 주민들이 대피소로 바뀐 한 학교에서 구호물품을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2026.09.04.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김하은 인턴기자 = 대규모 홍수로 집을 잃은 네팔의 엄마들이 과밀한 대피소에서 담배 연기와 술 냄새를 견디며 갓난아기에게 젖을 먹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임산부와 영유아를 위한 별도의 공간과 의료 지원도 부족해 수재민 여성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

6일(현지 시간) 현지 매체 카트만두포스트에 따르면 카트만두 북서쪽 트리슐리 지역의 수재민 파리야르는 지난달 26일 수해를 피해 낯선 이들 수십 명과 함께 한 대피소에 머물고 있다. 생후 3개월 된 갓난아이를 돌보고 있는 그녀는 젖을 먹이는 바로 옆에서 남성들이 피우는 담배 연기와 술 냄새를 견뎌내야 하는 처지다.

파리야르는 "모두가 뒤섞여 있어 담배 연기와 술 냄새 때문에 아기가 잠을 이루지 못한다"며 "모유가 줄어 분유를 먹여봤지만 소화가 안 되는지 더 많이 울고, 밥도 제때 충분히 먹지 못하는 처지"라고 호소했다.

이 같은 비극은 파리야르 혼자만의 일이 아니다. 같은 수해 지역에 있는 또 다른 대피소 교실 바닥에서 14개월 딸과 조카를 돌보는 샤르밀라 슈레스타(33) 역시 유아식이 없어 애를 태우고 있다. 슈레스타는 "아기들을 위한 음식은 전혀 지원되지 않고 있다"며 “어른들이 먹는 거친 밥인 네팔 전통 식사 '달바트'를 어린 아기에게 억지로 먹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산사태로 도로가 끊기면서 임산부들을 위한 응급 이송 및 의료 지원 체계도 한계에 부딪혔다.

현지 거점 병원인 트리슐리 병원의 산과 병동을 맡고 있는 바산티 판차는 "전력 공급이 불안정해 수술용 발전기를 돌리고, 기구도 소량씩 손으로 직접 소독하며 버티고 있다"며 "이전에는 카트만두까지 차로 2시간이면 갔지만, 지금은 도로가 무너져 몇 시간이 걸릴지 아무도 알 수 없다"고 밝혔다.
[라수와(네팔)=뉴시스] 고승민 기자 = 31일(현지시간) 네팔 베트라와티 마을이 대홍수와 산사태로 인해 토사에 덮여 있다. 2026.09.01. kkssmm99@newsis.com
[라수와(네팔)=뉴시스] 고승민 기자 = 31일(현지시간) 네팔 베트라와티 마을이 대홍수와 산사태로 인해 토사에 덮여 있다. 2026.09.01. [email protected]

유엔인구기금(UNFPA)에 따르면 이번 폭우 피해가 집중된 라수와, 누와콧, 다딩 등 3개 지구 15개 지자체에 거주하는 임산부는 약 4430명으로 추산된다. 이 중 향후 한 달 내에 약 492명이 출산할 것으로 예상되며, 74명 안팎은 응급 제왕절개 등 긴급 산과 진료가 필요할 것으로 파악됐다.

스리람 하리다스 UNFPA 네팔 대표는 "아기는 도로가 다시 열릴 때까지 기다려주지 않는다"며 "임산부들이 어디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 알고, 위급할 때 신속히 작동하는 환자 이송 경로를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구호 단체들은 현재의 획일적인 지원 방식이 여성과 유아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네팔 여성인권단체 여성재활센터(Women's Rehabilitation Centre·WOREC)의 레카 슈레스타 사무총장은 "몸을 씻거나 옷을 말리고, 젖을 물릴 사적인 공간이 전혀 없다"며 "재난 상황에서 사생활 보호는 부가적인 서비스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 권리"라고 촉구했다.

매체는 "단순한 구호 통계에 집계되는 것과 현장에서 실질적인 돌봄을 받는 사이에는 여전히 거대한 간극이 존재한다"며 "이재민 여성들은 과밀한 대피소 속 단순한 '한 명의 숫자'가 아닌, 최소한의 인간적 존엄을 지킬 수 있는 공간을 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파리야르 씨는 "이곳 생활은 너무나 가혹하고 힘들다"며 "우리에게 지금 가장 절실한 것은 분리된 별도의 공간"이라고 거듭 호소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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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연기 속에서 젖 물려”…네팔 수해 대피소 엄마들의 눈물

기사등록 2026/09/08 00:4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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