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이후 AI 핵심부품 장기계약 3조3200억원
전체 MLCC 점유율 24%…AI 서버용은 40% 이상

[서울=뉴시스]박나리 기자 = 삼성전기가 올해 인공지능(AI) 서버용 핵심 부품에서 3조원대 장기공급계약을 확보했다.
AI 서버 확산으로 고사양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가운데, 이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업체가 제한적인 만큼 장기계약을 통한 물량 확보와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지난 1일 글로벌 대형기업과 1조722억원 규모의 AI 서버용 MLCC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내년 1월부터 12월까지 1년이다.
단일 MLCC 장기공급계약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로, 지난해 연결 매출의 9.5%에 해당한다.
앞서 삼성전기는 지난 5월 약 1조5000억원 규모의 실리콘 커패시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6월과 7월 각각 4540억원과 2951억원 규모의 AI 서버용 MLCC 계약을 공시했다.
이번 계약을 포함해 지난 5월 이후 체결한 실리콘 커패시터와 AI 서버용 MLCC 장기공급계약은 공시 기준 총 3조3200억원이다.
삼성전기는 이번 고객사를 포함해 글로벌 기업 10여곳과 MLCC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다수의 고객사와 추가 계약도 논의 중이다.
MLCC는 전류가 안정적으로 흐르도록 조절하고 부품 간 신호 간섭을 줄이는 핵심 부품이다.
특히 AI 서버에는 일반 서버보다 MLCC가 10배 이상 많이 들어간다.
고온·고전압 환경에서 24시간 작동해야 해 고용량과 높은 신뢰성도 요구된다.
삼성전기는 AI 서버용 MLCC 시장에서 전체 MLCC 시장보다 높은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삼성전기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체 MLCC 시장 점유율은 회사 추정 기준 24%로, 지난해 23%보다 1%포인트 상승했다.
AI 서버용 시장에서는 이보다 높은 4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하며 글로벌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
수요 증가와 맞물려 생산라인도 높은 수준으로 가동됐다.
상반기 컴포넌트 사업 가동률은 91%로 삼성전기 사업부문 가운데 가장 높았다.
MLCC 평균판매가격도 전년보다 13.9% 올랐다.
삼성전기는 상반기 전체 시설투자액 6828억원 중 5208억원을 컴포넌트 생산능력 확대 등에 투입하며 고부가 제품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공급이 빠듯해지면서 추가 가격 인상 가능성도 제기된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삼성전기가 4분기 AI 서버용 고사양 X6S 제품 가격을 평균 10~20%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범용 X5R 제품은 가격을 25~30% 올려 주문을 조절하고, 확보한 생산 여력을 고사양 제품에 집중할 것으로 분석했다.
DB증권은 삼성전기가 고객사들과 데이터센터용 MLCC 가격을 기존보다 약 20% 높이는 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파악했다.
장기공급계약도 현재 납품가보다 우호적인 수준에서 체결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조현지 DB증권 연구원은 "가격 변동 가능성은 있으나 현재 납품가보다 우호적인 수준에서 장기공급계약이 체결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서버급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업체가 3곳 이하에 불과해 추가적인 가격 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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