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살아나는 소말리아 해적…美제재 이란 연계 유조선까지 장악

기사등록 2026/09/02 10:45:04

최종수정 2026/09/02 12: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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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20일 예멘 알무칼라 동쪽 250㎞ 해상서 유조선 피랍

올 상반기 인질 선원 67명 중 94%가 소말리아 해적에 붙잡혀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소말리아 해적이 자국 연안을 벗어나 예멘 앞바다까지 공격 범위를 넓히고 있다. 지난 4개월 동안 상선 6척을 납치했으며 최근에는 미국의 제재를 받은 이란 석유 운송 연계 유조선까지 장악해 소말리아 쪽으로 항로를 돌렸다.

스페인 엘파이스는 1일(현지시간) 영국 해군이 운영하는 해상안보 신고기관 영국해사무역기구(UKMTO)를 인용해 유조선 ‘시부 1(SIBU 1)’이 8월20일 예멘 알무칼라에서 동쪽으로 약 250㎞ 떨어진 해상에서 무장한 6명에게 피랍됐다고 보도했다. UKMTO는 무장 세력이 선박을 장악한 뒤 소말리아 방향으로 항로를 바꿨다고 밝혔다.

시부 1은 사건 당시 에리트레아 선적의 석유제품 운반선이었다. 미 재무부는 지난해 12월 이 선박이 ‘SEAMULL’이라는 이름으로 운항할 당시 이란산 나프타와 경유 등을 여러 차례 운송했다고 밝히고, 제재 대상 UAE 선박 관리사와 연계된 동결 대상 재산으로 지정했다.

사흘 전인 지난달 17일에는 카메룬 선적 화물선 ‘MV LUTUF’가 소말리아 북동부 푼틀란드의 마라야 앞바다에서 무장한 8명에게 납치됐다. UKMTO는 피랍 사실을 알렸고, AP통신은 익명의 소말리아 당국자를 인용해 이 선박이 튀르키예에서 모가디슈의 군사훈련시설로 무기와 위성통신장비를 운반 중이었다고 전했다. 화물의 내용은 공개된 적하목록 등으로 독립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화물선 LUTUF 피랍 뒤 해적들에게 보급품을 전달한 소형 선박이 해안으로 돌아온 뒤 공습이 발생해 4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고 AP가 소말리아 당국자를 인용해 전했다. 누가 공습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고 튀르키예도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초기에는 사망자들이 해적이라는 정보가 나왔지만 현지에서는 4명 중 3명이 어민이고 1명만 납치범들과 접촉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소말리아 북동부의 자치지역이자 연방회원주인 푼틀란드 정부는 8월18일과 20일 국제 군함이 어민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소말리아 연방정부는 공습을 사전에 통보받았다고 인정하면서도 사망자들이 민간 어민인지는 의문이라고 밝혔다.

소말리아 국방부는 8월29일 튀르키예·소말리아 합동작전으로 LUTUF와 선원들을 풀어줬다고 밝혔다. AP는 선박이 억류됐던 지역의 원로도 석방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다만 선원들의 상태와 작전 과정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국제상업회의소(ICC) 산하 국제해사국(IMB)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 세계 해적 행위와 선박 대상 무장강도는 38건으로 1992년 이후 상반기 기준 가장 적었다. 선박 납치 5건 가운데 4건이 소말리아 해역에서 발생했다. 인질로 잡힌 선원 67명 중 94%도 소말리아 해적에게 붙잡혔다.

공격을 주도한 세력이 누구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엘파이스는 해적 퇴치 군사작전 관계자들이 소말리아 연안과 먼바다에서 각각 활동하는 2개 집단을 포착했다고 전했다. 엘파이스가 인용한 해양전략센터는 해적들이 과거보다 강한 무장을 갖추고 해상과 육상에서 조직적으로 움직이며 예멘 해역까지 진출하고 기상이 나쁜 상황에서도 공격을 감행했다고 평가했다.

[호르무즈해협=AP/뉴시스] 사진은 지난 4월21일(현지시간)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해군 고속정이 호르무즈해협에서 화물선 에파미논다스호에 접근하는 모습. 이란 국영 매체는 당시 IRGC가 규정 위반 혐의를 받는 선박 2척을 나포했다고 보도했다. 2026.04.21.
[호르무즈해협=AP/뉴시스] 사진은 지난 4월21일(현지시간)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해군 고속정이 호르무즈해협에서 화물선 에파미논다스호에 접근하는 모습. 이란 국영 매체는 당시 IRGC가 규정 위반 혐의를 받는 선박 2척을 나포했다고 보도했다. 2026.04.21.
후티 반군이 소말리아 해적을 지원한다는 의혹도 제기됐지만 확인된 사실은 아니다. 초국가적 조직범죄 대응기구인 글로벌이니셔티브(GI-TOC)가 입수한 예멘 군 정보보고서는 5월 유조선 ‘유레카’ 납치에 연루된 것으로 지목된 집단이 6월 후티 측 인사들과 만나 상선 공격을 협의했다고 평가했다. GI-TOC는 이 주장을 독립적으로 검증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해적 활동이 되살아난 배경으로는 국제 해군력의 분산이 꼽힌다. 후티의 홍해 선박 공격과 호르무즈해협 위기로 해군 전력이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아프리카의 뿔 해역에 감시 공백이 생겼다는 분석이다. 두 항로의 운항 차질로 소말리아 앞바다를 지나는 선박이 늘어난 점도 공격 기회를 키운 요인으로 거론된다.

소말리아 내부의 치안·경제 불안도 해적 확산을 막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연방정부와 지역정부의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푼틀란드 치안 병력은 이슬람국가(IS) 현지 지부 소탕작전에 투입돼 있다. 1990년대 국가 붕괴 뒤 등장한 소말리아 해적은 국제 해군 배치와 선박 방호 강화로 한동안 줄었지만, 이런 조건이 겹친 가운데 다시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다고 엘파이스는 짚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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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아나는 소말리아 해적…美제재 이란 연계 유조선까지 장악

기사등록 2026/09/02 10:45:04 최초수정 2026/09/02 12: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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