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전에 요격미사일 2000발 넘게 쓴 美…대만 방어계획까지 흔들리나

기사등록 2026/08/30 06:00:00

최종수정 2026/08/30 06: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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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중순까지 패트리엇 1700발·사드 200발 이상 사용

유럽 PAC-3·에이태큼스 재고 ‘한계 이하’ 내부 평가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미국이 유럽에 배치한 핵심 미사일 재고가 크게 줄어 미 유럽사령부가 작전계획까지 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미국이 이란 전쟁에서 요격미사일 2000발 이상을 사용하고 일본과 한국, 독일 등에 두었던 미군 무기까지 중동으로 옮긴 여파다. 미 당국자들은 재고를 다시 채우는 데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 시간) 미 당국자들을 인용해 유럽 내 미군의 패트리엇(PAC-3) 요격미사일과 에이태큼스(ATACMS) 지대지미사일 재고가 군 내부에서 ‘심각한 부족 상태(beyond critical)’로 평가됐다고 보도했다. PAC-3는 날아오는 미사일을 요격하는 방어무기지만 에이태큼스는 지상 표적을 타격하는 공격무기다.

미 당국자들에 따르면 미군은 7월 중순까지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을 막는 데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약 1700발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요격미사일 200발 이상을 사용했다. 미 해군 함정도 스탠더드 요격미사일 150발을 발사했다. 세 종류 요격미사일의 사용량만 합쳐도 2000발을 넘었다.

AP통신도 앞서 익명의 미 국방 당국자와 나토 당국자를 인용해 유럽 내 미군이 심각한 패트리엇 부족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백악관과 미 국방부는 미국이 이란과의 전투를 계속하고 다른 지역의 위협에도 대응할 만큼 충분한 미사일과 탄약을 보유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도 동맹을 방어하고 우크라이나 지원을 계속할 만큼 방공 요격미사일이 충분하다고 밝혔지만, 유럽 내 미군의 PAC-3 재고 현황에는 구체적으로 답하지 않았다.

재고 부족의 파장은 태평양 지역의 대비태세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이 가까운 시일 안에 대만을 침공하면 미국이 대만 방어 비상계획을 모두 실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하는 미 행정부 당국자가 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미국과 이란은 최근 몇 주간 상호 직접 공격을 대부분 중단했다. 서방 군 당국자들은 중국이나 러시아가 당장 대규모 군사 행동에 나설 가능성은 낮게 본다. 그러나 일본과 한국, 독일 등에 미군이 두었다가 중동으로 옮긴 무기 재고를 이동 전 수준까지 채우는 데는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미 당국자들은 내다봤다.

유럽에서는 패트리엇과 에이태큼스뿐 아니라 정밀타격미사일과 유도 로켓 재고도 매우 낮은 수준으로 줄었다. 사드 요격미사일과 드론 대응체계 메롭스(Merops)도 유럽에서 중동으로 옮겨졌다.

미군은 유럽과 태평양 지역의 방공부대까지 중동에 배치하면서 해당 부대의 파견 기간도 길어졌다. 미군이 향후 다른 위기에 대응하는 데도 부담이 커졌다고 당국자들은 전했다. 이런 군사자산 이동은 기존 국방부 절차에 따라 모두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했다.

미군은 요격미사일을 아끼기 위한 조치에도 들어갔다. 맞대응의 효과와 탄약 소모를 검토하면서 호르무즈해협 선박을 겨냥한 이란의 공격에는 보복을 자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미사일 재고를 둘러싼 내부 논의가 이어지던 7월 말 이란 공습을 일시 중단했다. 일부 구형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은 정비를 거쳐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재고 감소의 영향은 미국의 이란 작전에 그치지 않는다. 미국산 무기를 구매한 동맹국들도 납품 지연을 겪고 있다. 미 당국자들은 재고 부족으로 서방의 우크라이나 추가 요격미사일 지원 여력도 크게 감소했다고 전했다. 러시아가 인구 밀집 지역에 미사일 공격을 이어가는 가운데 우크라이나의 방공무기 부족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유럽의 부담은 미사일 부족에 그치지 않는다. 미 국방부가 유럽 주둔 미군의 전력 배치를 재검토하고 있어 현지 미군이 더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로저 위커 미 상원 군사위원장은 전력 검토 과정에서 궁지에 몰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공격적으로 나설 위험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줄어든 무기 재고를 복구해야 하지만 이란과의 충돌 위험은 끝나지 않았다. WSJ은 트럼프 행정부가 군사력으로 이란의 양보를 끌어내지 못하자 경제적 압박에 다시 무게를 싣고 있다고 분석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경제 압박에 집중하면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이란과 대규모 전투를 재개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랍권 당국자들과 전직 미 당국자들은 강력한 경제 제재가 이란의 군사 보복을 불러 미군이 요격미사일을 다시 대량 사용하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미 국방부 관리로 일한 대니얼 샤피로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은 “이란은 막대한 고통을 감수할 의지가 있지만 미국과 세계 경제에도 타격을 가할 수단을 갖고 있다”며 “이란이 택할 수단은 미군이 거의 반드시 대응해야 할 군사 행동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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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전에 요격미사일 2000발 넘게 쓴 美…대만 방어계획까지 흔들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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