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저렴한 수출 가능…'선두' 中에 점유율 뺏길 수도
러시아 협조 필요…"美, 시범 운항 2차 제재 안하기로"
보험·금융 접근성 확보돼야…제2 도시 부산 도약할까
![[서울=뉴시스] 국내 최초 북극항로 컨테이너선 시범운항에 나서는 팬스타 아크로호가 22일 부산 강서구 부산신항에 정박해 있다. 팬스타 아크로호는 이날 부산신항을 출항해 북동항로를 거쳐 유럽을 왕복한 뒤 45일 후 부산항으로 돌아올 예정이다.(사진=해양수산부 제공) 2026.08.2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8/22/NISI20260822_0021407106_web.jpg?rnd=20260822154829)
[서울=뉴시스] 국내 최초 북극항로 컨테이너선 시범운항에 나서는 팬스타 아크로호가 22일 부산 강서구 부산신항에 정박해 있다. 팬스타 아크로호는 이날 부산신항을 출항해 북동항로를 거쳐 유럽을 왕복한 뒤 45일 후 부산항으로 돌아올 예정이다.(사진=해양수산부 제공) 2026.08.2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고재은 기자 = 한국 컨테이너선이 지난 22일 처음으로 북극항로(NSR)를 거쳐 유럽으로 향한 가운데, 북극항로의 상업 운항 가능성은 대러시아 제재와 중국과의 경쟁 등에 달렸다고 25일(현지 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분석했다.
북극항로 시범운항 선박인 팬스타라인닷컴의 ‘팬스타 아크로(Panstar Acro)호’는 지난 22일 부산항을 출발해 45일간의 유럽 왕복 항해를 시작했다. 러시아 북극 연안을 따라 항해해 영국 펠릭스토우항, 네덜란드 로테르담항, 폴란드 그단스크항을 차례로 기항한 뒤 돌아오는 일정이다.
북극항로는 북극해를 지나는 해상 통로다. 지구온난화로 해빙이 줄면서 아시아 제조업체와 유럽 시장을 잇는 새로운 무역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운항은 한국의 첫 북극항로 상업용 시범 운항이다.
한국 정부는 북극항로를 통해 연료비, 운영비를 절감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까지 운항 기간을 수에즈 항로보다 약 10일 단축할 수 있고, 불안한 중동 정세 속에서 호르무즈해협 등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어서다.
김세미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리적 관점에서 볼 때 타당성이 있다"며 "한국-유럽 운송 거리를 줄여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고, 동북아와 유럽을 잇는 해양·물류 허브로서 부산의 입지를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북극항로 시범운항 주요 운항 경로. (그래픽=해양수산부 제공) 2026.08.2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8/20/NISI20260820_0002217279_web.jpg?rnd=20260820162925)
[서울=뉴시스] 북극항로 시범운항 주요 운항 경로. (그래픽=해양수산부 제공) 2026.08.2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한국, 북극항로로 저렴한 수출 가능…'선두' 中에 점유율 뺏길 수도
FT는 "한국에 북극항로는 더 저렴하고 경쟁력 있는 수출을 가능하게 할 기회"라면서도 "중국이 선두에 서 있는 만큼 북극항로의 실현 가능성이 입증되면, 중국이 부산의 시장 점유율을 빼앗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팬스타 측은 FT에 "한국·일본·중국을 잇는 기존 네트워크를 유럽까지 확장하는 새로운 물류 플랫폼 구축을 목표하고 있다"며 부산을 경유하는 중국과 일본 화물에 대한 문의, 예약도 이미 접수됐다고 밝혔다.
서방 러시아 제재 변수…"미국, 이번 운항 2차 제재 안하기로"
이번 팬스타 아크로호 역시 러시아 항구에 입항하거나 러시아 쇄빙선을 이용하지 않지만, 북극항로를 러시아 국영기업 로사톰(Rosatom)이 관리하고 있어 러시아 측 승인이 필요했다고 전해진다.
FT는 "한국이 미국과 유럽연합(EU) 제재에 구속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한국 기업들이 미국의 2차 제재(Secondary boycott)를 받거나, 중개업자들이 (중국 경쟁사와 달리) 한국 기업의 대러 사업 지원에 소극적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기술적으로 운항할 수 있어도, 보험사·은행의 협조를 얻지 못해 상업 운항이 제한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신문은 이번 시범 운항을 두고 서방 일각에서 우려도 제기됐다고 주장했다. 복수의 서울 주재 외교관들은 FT에 "'가치를 공유하는(like-minded)' 국가가 북극항로에 참여한다는 점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한국 정부가 러시아에 통항료를 지급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해양수산부는 "러시아 기관에 어떠한 비용도 지불하지 않았다"며 "시범 운항 목적, 계획을 주요 관련국에 충분히 설명했고 국제 규범을 준수하기 위한 협의도 진행했다"고 반박했다.
김 연구위원은 "한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헌신적인 파트너인 동시에, 북극 에너지와 해운 분야에서 제한적인(narrower) 국익을 추구하고 있다"며 "유럽이 이 두 가지 입장을 조화시키기 어려워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특히 FT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이번 시범 항해를 묵인하고 한국에 2차 제재를 가하지 않기로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한 한국 정부 관계자는 미국이 앞으로 징벌적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라고 부연했다.
북극항로 상업성 위해서는 보험·금융 접근성도 확보돼야
홍성원 영산대 북극물류연구소장은 "한국의 높은 수출 의존도를 고려하면 호르무즈해협, 수에즈운하 등 불안정한 해상 운송로에서 비롯되는 공급망 위기에 특히 취약하다"면서도 "북극항로가 수에즈 항로보다 경제적으로 더 타당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FT는 "한국의 북극항로 개척은 한국 제2의 도시인 부산을 되살리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부산은 한때 주요 수출 중심지였다"고 덧붙였다.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북극항로 시범운항에 투입되는 팬스타그룹의 '팬스타 아크로호(2800TEU급)'가 19일 부산항에 입항하고 있다. 팬스타 아크로호는 오는 22일 부산신항에서 출항해 북극해를 지나 영국 펠릭스토, 네덜란드 로테르담, 폴란드 그단스크에 기항한 뒤 다시 부산으로 돌아오는 항로로 40~45일간 운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6.08.19. yulnet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8/19/NISI20260819_0021403659_web.jpg?rnd=20260819151740)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북극항로 시범운항에 투입되는 팬스타그룹의 '팬스타 아크로호(2800TEU급)'가 19일 부산항에 입항하고 있다. 팬스타 아크로호는 오는 22일 부산신항에서 출항해 북극해를 지나 영국 펠릭스토, 네덜란드 로테르담, 폴란드 그단스크에 기항한 뒤 다시 부산으로 돌아오는 항로로 40~45일간 운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6.08.19.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