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엔 나올까…잇단 지연에 동력잃은 금융사 지배구조 개편안

기사등록 2026/08/26 10:32:09

최종수정 2026/08/26 10:5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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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이어 8월 발표도 사실상 무산…구체적 일정조차 못 잡아

정무위서 장기 연임 제한 놓고 이견…"위헌 소지" 신중론

KB 회장 후보 27일 3명 압축…새 기준 적용 적기도 놓쳐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내 금융위원회 로고가 보이고 있다. 2026.03.10.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내 금융위원회 로고가 보이고 있다. 2026.03.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민수 기자 =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방안의 발표 시점을 좀처럼 잡지 못하고 있다. 상반기 중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주요 금융지주 회장 선임 절차에 새 기준을 적용한다는 구상이었지만 수차례 예고한 발표 시점이 지나도록 최종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

새 기준의 첫 시험대로 꼽혔던 KB금융 차기 회장 선임 절차도 사실상 기존 제도 하에 진행되면서 정책 추진의 적기를 놓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논의하고 있지만 아직 최종안을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지배구조 개편 논의는 이재명 대통령의 문제 제기에서 본격화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금융위·금감원 업무보고에서 금융지주 지배구조와 관련해 "가만 놔두니 부패한 '이너서클'이 생겨 멋대로 소수가 돌아가며 계속 지배권을 행사한다"고 지적하며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초 '지배구조 선진화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켰다. 이후 8대 은행지주 특별점검 결과 등을 토대로 최고경영자(CEO) 선임·승계 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고 이사회의 독립성과 견제 기능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해왔다.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연임 제한과 연임 요건 강화, 주주·기관투자자의 감시 기능 활성화, 성과보수 체계 개선 등도 검토 대상에 올랐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지배구조 개선이 글로벌 흐름에도 부합한다는 입장이다. 금융위가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답변에 따르면 미국은 대형 금융기관에 일반 상장사보다 강화된 지배구조 가이드라인을 적용하고 있으며 영국도 주주와 감독당국의 견제 기능을 강화하는 구체적인 규정을 운영하고 있다. 일본은 기업지배구조 코드를 통해 이사회의 다양성을 높이고 이사의 역량을 공시하도록 하고 있다. 금융위는 "금융회사는 일반 기업보다 공공성과 건전성이 강조돼 보다 엄격하게 규율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개선 작업은 속도감 있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지난 6월 기자간담회에서 "정부 라인에서 자체적으로 검토한 최종안은 보고됐다"며 KB금융 차기 회장 선임 절차가 본격화하기 전에 개선안이 나올 것이라는 취지로 밝혔다. 당시 KB금융이 차기 회장 후보군을 압축하기 전 새 기준을 내놓겠다는 구상이었다.

금융위도 지난달 업무보고에서 7월 중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그러나 7월을 넘긴 데 이어 정무위에 제출한 서면질의 답변자료에서도 지배구조 개선방안과 관련해 '8월 발표 예정'이라고 명시했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일정은 잡히지 않은 상태다.
[그래픽=뉴시스]
[그래픽=뉴시스]

개선안 논의가 길어지는 배경으로는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연임 제한을 둘러싼 국회 정무위원회 내부의 신중론이 꼽힌다.

금융당국은 최근 정무위 소속 여당 의원들에게 개편 방향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여권 내부에서도 주주총회 결의사항인 CEO 선임을 법으로 일률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과도한 경영 개입이 될 수 있고 위헌 소지가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상당수 방안이 법 개정을 필요로 하는 만큼 발표 이후 실제 제도화까지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정무위원들에게 설명하는 과정에서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물리적으로 8월 중 발표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새 지배구조 기준의 첫 적용 대상으로 꼽혔던 KB금융의 회장 선임 절차도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됐다.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양종희 현 회장을 포함한 6명의 1차 후보군을 확정한 데 이어 오는 27일 후보군을 3명으로 압축한다. 다음 달 11일에는 최종 후보를 선정할 예정이다.

당초 금융당국이 KB금융 회장 선임 전 개선안을 내놓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사실상 적용 시기를 놓친 셈이다. 앞서 우리금융과 BNK금융 등 다른 주요 금융지주도 이미 회장 연임 절차를 마친 만큼 개선안이 추가로 늦어질수록 당장 새 기준을 적용할 대상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개선안이 하반기 중 발표되더라도 실제 금융지주 회장 선임에 적용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연임 제한이나 주주총회 의결요건 강화 등 핵심 방안은 법 개정이 필요한 데다 정무위 내부에서도 이견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주요 금융지주 회장 인사를 앞두고 속도감 있게 추진됐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적용 시기를 놓친 데 이어 핵심 방안을 둘러싼 이견까지 이어지면서 정책 추진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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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엔 나올까…잇단 지연에 동력잃은 금융사 지배구조 개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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