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은 경제 발전 주역…반도체 인재도 초중등 기반[교부금 대수술③]

기사등록 2026/08/22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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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년 유지' 교육교부금-내국세 연동 폐지

정부 "초중등보다 영유아·고등교육 확대"

교육계 "韓 교육 발전 근간 흔들 수 있어"

[서울=뉴시스]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는 충북 음성군에 위치한 충북반도체고등학교가 큰 관심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유토이미지)
[서울=뉴시스]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는 충북 음성군에 위치한 충북반도체고등학교가 큰 관심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유토이미지)
[서울=뉴시스]이현주 용윤신 기자 = "우리 여건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말하는데 교육 현장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국제학업성취도 평가(PISA)는 상위권이나 GDP 대비 정부 재원 중 총 교육비는 4.6%로 주요 선진국 69개국 중 36위이며, 초등학교 교사 1인당 학생수는 42위에 불과하다."(정근식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장·서울시교육감)

정부가 내국세의 20.79%를 배분하던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부금) 산정 방식을 55년 만에 폐지하고 경제성장률과 학령인구수 변화에 따라 배분액이 달라지는 새로운 계산 방식을 도입한다. 기존 내국세 연동 방식에 따른 교부금과 새 산식에 따른 교부금의 차액은 미래대응기금의 교육·인재 계정으로 이전해 영유아와 고등교육 등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교육계에서는 초중등 예산을 줄여 영유아 및 고등교육에 활용하는 건 그간 우리나라 교육 발전을 이끌어 온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22일 교육계에 따르면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전날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통해 "국가가 책임져야 할 교육의 범위가 과거 의무교육 중심에서 영유아, 고등, 평생교육까지 확장되고 있다"며 "하지만 초중등 교육에 비해 이들 분야에 대한 재정투자는 열악한 실정"이라고 이번 교부금 개편 배경을 설명했다.

최 장관은 "정부는 초중등 교육 현장의 수요를 든든히 지키는 한편 우리 교육재정이 가진 구조적 한계를 해소하기 위해 이번 교육재정 합리화 방안을 마련했다"며 "초중등 교육에 대한 안정적인 재정투자를 지속하고 영유아, 고등, 평생교육 등으로 투자를 확대해 생애 전 단계에 걸친 교육 발전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성패는 압도적 역량을 갖춘 핵심 인재에 의해 결정되는 만큼 초격차 인재 양성 및 유치에 집중 투자하겠다"며 "영유아 보육환경 개선, 지방 거점 국립대 경쟁력 제고 등 영유아 및 고등·평생 교육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이달 초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현재 초중등 교육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최고의 투자를 하고 있지만 고등교육은 OECD 평균에 비하면 68~69% 정도 밖에 안 된다"며 "직무 전환 교육도 많이 해야 하고, 유아 교육도 취약한 부분이 있어 전반적인 교육 분야 투자에 절감된 재원을 쓰겠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2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차 재정운용전략협의회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열고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 박 장관, 최교진 교육부 장관. 2026.08.21.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2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차 재정운용전략협의회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열고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 박 장관, 최교진 교육부 장관. 2026.08.21. [email protected]
교육계에서는 그간 안정적으로 지탱해 온 초중등 공교육 재정 기반을 허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통계청이 지난해 공개한 '광복 80년 통계로 본 한국 사회의 변화상' 수치를 보면 해방 직후인 1945년 우리나라 문맹률은 78%로 높았지만 높은 교육열로 인해 비문해율은 1970년 7.0%까지 낮아지고 초등학교 취학률은 92%까지 높아졌다.

1970~1980년대에는 중학교 무시험 진학제와 고등학교 평준화 정책 등을 통해 교육 기회를 확대했으며, 그 결과 1990년도 취학률은 초등학교 100.5%, 중학교 91.6%, 고등학교 79.4%를 기록했다.

OECD는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교육 확대가 경제 발전의 핵심 역할을 했으며, 초등 교육 확대가 1960년대 노동 집약 산업, 중등 교육 확대가 1970~1980년대 자본 집약 산업, 고등 교육 확대가 1990년대 이후 IT와 지식 경제 발전의 기반이 됐다고 분석했다.

OECD는 "한국은 양질의 교육을 받은 노동인력 창출을 통해 글로벌 지식 경제의 선두를 지켜왔다"며 "한국은 PISA 최상위권 국가 중 하나이며 고등학교 교육과 고등교육을 수료한 학생의 비율이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실제 OECD 통계를 보면 한국은 25~34세 청년층의 99%가 고등학교 이상 학력을 갖고 있으며, 이중 71%가 전문대 이상 고등교육을 이수해 OECD 평균 48%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OECD는 "1980~1990년대 한국은 대입 제도 개선, 학교 시설, 개선, 우수 교사 확보, 과학 교육 촉진, 교육 행정 자율권 증진 등 10가지 교육개혁 조치를 추진했고, 학교에 더 많은 자율성과 책무성을 허용해 지식기반 사회 건설을 지향하는 새로운 교육 모형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여름방학식이 열린 27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 효천초등학교에서 1학년1반 학생들이 방학안내문을 들어보이고 있다. 2026.07.27. jtk@newsis.com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여름방학식이 열린 27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 효천초등학교에서 1학년1반 학생들이 방학안내문을 들어보이고 있다. 2026.07.27. [email protected]
경제 성장과 학교 재정지원 정책으로 인한 교육 재원 증가는 초등교육과 중등교육의 양적 확대 및 질적 개선에 기여했으며, 정부는 학급 규모 축소, 교사 증원 및 교사 급여 개선을 위한 특별한 노력을 기울였다.

2000년 이후에는 모두에게 평등한 교육 기회와 복지제도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마이스터고등학교 등 직업교육 강화, 재정 지원, 학습부진 학생을 위한 적극적 지원 체제 및 공교육 개선 등이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이선호 한국교육개발원(KEDI) 미래교육본부장은 "미래기금으로 고등과 영유아에 투자하겠다고 하는데 초중등에서 빠진 금액만큼만 더 투자한다면 교부금을 돌려서 대체하는 효과 밖에 없는 것 아닌가"라며 "OECD 최상위 그룹 안에 들어갔던 (초중등) 투자가 중간 그룹으로 내려오는 게 바람직한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현재도 초중등 교육에는 학부모 부담 수입이 존재하는데 비용이 줄고 학교 운영비가 줄게 되면 학부모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며 "학부모의 교육비 부담 능력에 따라 교육 서비스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공계 우수 인재는 사실상 초중등 단계에서 진로가 결정될 수 있는 만큼 반도체 등 첨단산업 전문 인재를 키워내기 위해서는 조기 교육 투자가 더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국내 반도체 인재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는 상황에서 조기 교육을 통해 반도체 인력난 위기를 돌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계 1위 TSMC가 위치한 대만은 문·이과 구분을 두지 않고 고등학교에 반도체 수업을 도입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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