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30대 실종 '골든타임' 놓친 경찰 '뒷북 수사'…"무능력에 불신 커져"

기사등록 2026/08/21 11:07:43

최종수정 2026/08/21 12:26:24

구글에서 선호하는 매체로 추가

공공CCTV 만료돼 민간 구하기 급급

'11시간' 휴대폰 GPS 추적 기회 놓쳐

"직무 망각한 1명이 조직 신뢰 훼손"

[제주=뉴시스] 오영재 기자 = 제주경찰청이 20일 오전 제주시 한림항 일대에서 장미란씨 집중 수색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08.20. oyj4343@newsis.com
[제주=뉴시스] 오영재 기자 = 제주경찰청이 20일 오전 제주시 한림항 일대에서 장미란씨 집중 수색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08.20. [email protected]
[제주=뉴시스]오영재 기자 = 제주 30대 여성 실종신고 '허위종결' 등 경찰의 초동수사 부실로 여성이 장기 실종 상태인 가운데 경찰이 골든타임을 놓치고 공공 폐쇠회로(CC)TV와 휴대폰 위치 추적 등 디지털 수사가 아닌 재래식 뒷북 수사에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제주경찰청 등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오전부터 3개월째 실종 상태인 장미란(37·여)씨를 찾기 위해 유관기관 합동 집중수색을 벌인다. 오는 26일까지 해경, 바다환경지킴이 등 민관에서 매일 140여명을 동원하고 드론·체취증거견·헬기·경비함정 등도 투입된다.

◇'허위종결'에 골든타임 놓쳐…3개월째 행방묘연

장씨에 대한 최초 실종신고는 지난 5월15일 오후 6시43분께 접수됐다.

하지만 당시 제주서부경찰서 실종팀 당직자 경장 A(30대)씨는 2시간여 만에 신고를 임의로 '종결' 처리했다. 이 경찰은 장씨에게 연락한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장씨 가족 측에게 '장씨와 연락이 됐고 잘 있다'고 허위로 안내했다. 이 경찰의 허위 보고에 현장 출동 경찰관들도 실종사건이 마무리된 줄 알고 철수했다.

실종 초기 장씨의 소재 확인 작업이 경찰의 허위 보고로 골든타임을 놓치게 됐다. 이후 3개월째 장씨의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5월12일 오후 10시15분께 제주시 한림읍 주거지 내 (CC)TV에 담긴 외출하는 모습이 장씨의 마지막 행적이다. 장씨 가족은 7월19일께 재차 경찰에 장씨를 찾아달라며 신고한다.

▲사회 곳곳 구축된 공공 (CC)TV 기간만료…가게 돌며 "영상 좀"

지역 사회 곳곳에는 공공(CC)TV가 운영되고 있다.

전신주와 신호등에 설치된 방범용 (CC)TV 내지 교통정보수집 (CC)TV 등이 대표적이다. 지자체 관제센터에서 요원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한다. 강력 범죄자를 검거하거나 음주운전 의심 차량 추적, 대형화재 대응 등 지역내 치안과 안전을 사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같은 공공(CC)TV의 영상 보존 기간은 30일이다. 한달이 지나면 열람이 불가능하다.

[제주=뉴시스] 오영재 기자 = 19일 오후 제주시 한림읍 해안가에서 경찰이 3개월째 실종 상태인 30대 여성을 찾기 위한 수색을 하고 있다. 2026.08.19. oyj4343@newsis.com
[제주=뉴시스] 오영재 기자 = 19일 오후 제주시 한림읍 해안가에서 경찰이 3개월째 실종 상태인 30대 여성을 찾기 위한 수색을 하고 있다. 2026.08.19. [email protected]
경찰이 장기실종사건임을 인지한 7월 중순께 장씨의 행적을 확인할 수 있는 공공CCTV 영상은 전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 삭제되고 없었기 때문이다. 실종 초기 A씨가 장씨 주거지 인근 공공CCTV만 추적했더라도 장씨가 단순 가출을 한 것인지 실족 또는 범죄 피해를 당한 것인지 등 최소한의 상황을 판단할 수 있었다.

경찰은 한림항 인근 식당과 숙박업소 등을 돌며 민간CCTV 영상을 확보하고 있으나 장씨의 행적은 찾지 못한 상태다.

19일 한림항에서 만난 한 자영업자는 "경찰들이 7월 중순부터 수 차례 드나들며 '건물 외관 CCTV 있느냐' '이런 사람 본 적 있느냐' 'CCTV 영상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했다"며 "무슨 큰 일이 났지 싶었으나 자세한 얘기는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휴대폰 GPS 확인 못해 기지국 추적…반경 2㎞ 사실상 무용지물

실종 초기 장씨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휴대폰 위치추적이 있다. 장씨의 휴대폰은 5월16일 오전 9시44분께 전원이 꺼진 것으로 추정됐다. 실종신고 접수 시간(5월15일 오후 10시15분) 기준 최소 11시간은 켜져있었다는 얘기다.

휴대폰 위치추적 방식은 ▲위성항법장치(GPS) ▲와이파이 공유기(AP) 지점 ▲셀(Cell)값으로 구분된다. 이 중 GPS와 와이파이 추적 방식의 오차 범위는 각각 반경 10~50m, 5~10m로 정교한 편이다. 휴대폰 전원이 켜져 있을 경우에만 추적이 가능하다.

경찰은 장씨 휴대폰이 꺼질 때까지 GPS 등의 위치조회를 하지 않았다. 위치추적은 개인정보에 속하기 때문에 엄격히 제한된다. 하지만 유괴·납치 등 범죄 피해자로 의심되거나 긴급 구조자로 판단될 때에는 수사기관이 당사자 동의 없이 즉각적으로 위치추적에 개입할 수 있다. 이 경우 긴급성과 위험성 평가를 근거로 집행한다.

A씨의 실종신고 허위종결로 인해 장씨의 위치를 짚어낼 수 있는 11시간의 기회가 사라졌다. 이후 경찰은 장씨 휴대폰 셀값을 기준으로 마지막 행적지를 한림항 일대로 산정했다. 셀값의 경우 기지국을 기반으로 한 위치 확인 방식이다. 특히 한림읍 같은 농어촌의 경우 한 기지국이 수 ㎞ 이상 거리를 관여하기 때문에 정확도가 매우 떨어진다.

[제주=뉴시스] 오영재 기자 = 20일 오후 제주경찰청이 한림항 일대에서 3개월째 실종상태인 장미란씨를 찾기 위해 체취증거견을 통한 수색을 하고 있다. 2026.08.21. oyj4343@newsis.com
[제주=뉴시스] 오영재 기자 = 20일 오후 제주경찰청이 한림항 일대에서 3개월째 실종상태인 장미란씨를 찾기 위해 체취증거견을 통한 수색을 하고 있다. 2026.08.21. [email protected]
◇"무능력한 경찰관 1명이 조직 신뢰 깨뜨려…걸러내는 시스템 있어야"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장씨 실종 사건에 대해 "본연의 직무를 다하지 않은 경찰관 1명이 경찰 조직 전체의 신뢰를 깨버린 사례"라고 진단했다.

오 교수는 "실종팀 형사라면 실종 사건에 특화된 요원일 것"이라며 "경찰의 실종 사건 관리 시스템 자체가 문제라기 보단 이 사건 핵심은 경찰관이 사건 초기 매우 무능력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조직의 부적합한 경찰관을 걸러내는 자정작용을 해야할 당위성이 생겼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이번 장씨 실종사건을 계기로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 개선에 나선다. 담당 경찰관이 단독 종결할 수 있는 현 제도를 관리자 승인 절차로 바꾸는 것이 골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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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30대 실종 '골든타임' 놓친 경찰 '뒷북 수사'…"무능력에 불신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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