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층 빌라·오피스텔 선호 낮은데"…청년미래보금자리론 통할까[8·13대책]

기사등록 2026/08/13 14:14:34

최종수정 2026/08/13 15:4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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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파트 4억원 이하·LTV 최대 80%…생애최초 혜택 유지

청년 79.7%는 아파트 선호…비아파트 자가 비율 4.5% 그쳐

전문가 "선택권·품질 보완 필요"…금융위 "향후 아파트 확대 가능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올해 전국 비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전년 동기 대비 16%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7일 서울의 한 빌라 밀집 지역 모습.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올해 전국 비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전년 동기 대비 16%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7일 서울의 한 빌라 밀집 지역 모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민수 기자 = 정부가 청년층의 주거 지원을 위해 비(非)아파트 구입을 지원하는 정책모기지를 내놓았다. 다만 청년층의 아파트 선호가 뚜렷하고 비아파트 매입 수요가 낮은 상황에서 실제 청년들의 선택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13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만 39세 이하 청년을 대상으로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을 출시한다.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은 생애 최초로 주택을 구입하는 청년의 비아파트 매입을 지원하는 정책모기지다. 대상 주택은 4억원 이하, 전용면적 85㎡ 이하 비아파트로 지원 대상에 오피스텔 등 준주택을 포함하기 위한 주택금융공사법 개정도 추진한다.

담보인정비율(LTV)은 최대 80%까지 적용한다. 소득요건은 연 7000만원 이하이며 신혼부부는 부부 중 한 명의 연소득이 7000만원 이하면 된다. 일반 보금자리론보다 낮은 우대금리를 적용해 월 원리금 상환액을 월세 수준으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또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을 이용해 비아파트를 구입하더라도 생애최초 LTV 우대혜택은 소진되지 않는다. 향후 다른 주택을 구입할 때 생애최초 주택구입자로서 수도권·규제지역 70%, 그 외 지역 80%의 LTV 우대혜택을 다시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금융당국은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을 청년층의 주거 상향을 위한 '징검다리'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월세를 내며 거주하는 청년이 비슷한 수준의 원리금을 부담해 비아파트를 구입하고 향후 소득과 자산이 늘어나면 아파트 등으로 옮겨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전날 백브리핑에서 "월세 납부 수준의 원리금 부담으로 주택을 살 수 있게 하자는 취지"라며 "생애최초 자격을 소진시키지 않는 징검다리 상품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지원 대상 주택가격을 4억원 이하로 정한 것도 청년층의 원리금 상환 부담과 비아파트 가격을 함께 고려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서울 평균 매매가격은 다세대 3억8000만원, 오피스텔 4억1000만원인 반면 아파트는 13억3000만원이다.

다만 정부의 구상대로 청년층이 비아파트 매입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청년층의 아파트 선호가 뚜렷한 데다 비아파트는 임차 주택으로는 활용하면서도 직접 소유하는 것은 꺼리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연구원이 지난 3월 발간한 '비아파트 소유 기피 현상과 주거 정책 과제: 청년 주거 안정을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청년 가구주의 79.7%가 생애최초 주택 구매 시 선호하는 주택 유형으로 아파트를 꼽았다.

청년 가구의 51.0%가 비아파트에 임차로 거주하고 있었지만 비아파트 자가 비율은 4.5%에 불과했다. 전체 가구의 비아파트 자가 비율 20.5%와 비교해도 크게 낮은 수준이다.

비아파트 소유를 꺼리는 데는 자산가치에 대한 우려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국토연구원은 비아파트가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지만 가격 방어력이 약하고 주택을 소유할 경우 무주택자 청약 기회가 줄어드는 점 등이 실수요자의 소유 기피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진단했다.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 및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이억원 금융위원장, 임기근 국무조정실장. 2026.08.13.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 및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이억원 금융위원장, 임기근 국무조정실장. 2026.08.13. [email protected]

금융당국도 현재 비아파트 선호도가 낮고 가격 하락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다만 전세사기 방지 대책 등으로 시장 신뢰가 회복되면 비아파트 가격 전망도 달라질 수 있고 월세를 계속 지출하는 것과 주택을 구입하는 것 중 어떤 선택을 할지는 개인마다 다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신 사무처장은 "현재 시점에서 비아파트 비선호가 시장의 큰 흐름인 것 같다"면서도 "전세사기가 재발하지 않도록 조치를 했고 이런 부분이 시장의 신뢰를 얻는다면 비아파트 가격 전망도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월세로 지출을 계속할지, 가격 상승이 아파트만 못하더라도 월세 지출 대신 추가적인 가격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주택을 선택할지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것"이라며 "시장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비아파트 금융지원이 청년층의 주거 선택지를 넓힐 수 있지만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보완도 필요하다고 봤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비아파트를 구입하는 청년도 있기 때문에 효과를 보는 사람은 있을 것"이라면서도 "굳이 비아파트로 한정하기보다는 빌라와 오피스텔, 아파트 등을 모두 포함해 청년이 주거 목적으로 구입하는 주택에 대해 4억원까지 저리 대출을 지원하는 방식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특정 주택 유형에 정책 지원이 집중되면서 비아파트 가격을 자극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그는 "아파트는 가격이 비싸 구입하기 어려운 만큼 개발 가능성이 있는 빌라 등에 수요가 몰릴 수도 있다"며 "정부가 특정 주택에 정책적으로 좌표를 찍어주는 방식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현재 주택시장 여건을 감안하면 비아파트 금융지원 자체는 필요하다고 봤다. 김 위원은 "현재 시장 상황에서 아파트만으로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고 공급을 단기간에 늘리는 것도 쉽지 않다"며 "정부가 비아파트 공급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청년들이 이를 매매하거나 임차해 주거 안정을 이루려면 금융지원도 함께 따라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아파트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은 만큼 결국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며 "앞으로 양질의 비아파트 공급을 늘리겠다는 것이 정부의 방향인 만큼 실제로 인식을 바꿀 수 있을 정도의 고품질 비아파트가 공급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청년층에 비아파트 구입을 유도하려는 취지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아파트 구입을 원하는 청년은 기존 보금자리론이나 디딤돌대출 등 기존 정책대출을 이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향후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의 운영 경과와 주택시장 상황에 따라 지원 대상을 아파트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신 사무처장은 "비선호되는 비아파트에만 살라는 것은 전혀 아니다"라며 "우선 2년간 운영한 뒤 시장 상황이나 호응이 좋다면 재정당국과 협의해 당장 내년에는 아파트를 포함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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