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중수청' 될까, 사실상 '제2의 경찰' 될까[중수청 D-50②]

기사등록 2026/08/13 06: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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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들 직급·역할 불확실성에 관망

경찰은 승진 구조·계급정년 등 주목

전문수사인력 유출 가능성도 변수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서울고등검찰청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행정안전부 중대범죄수사청 임용 설명회가 열린 지난 11일 서울고검에서 관계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6.08.11.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서울고등검찰청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행정안전부 중대범죄수사청 임용 설명회가 열린 지난 11일 서울고검에서 관계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6.08.1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권지원 박선정 기자, 사건팀 = 10월 2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출범을 앞두고 검찰과 경찰 내부의 온도차가 뚜렷해지고 있다. 정부가 검사의 이탈을 막기 위해 직급·수당 등 유인책을 내놓았지만, 정작 현직 검사들은 이동에 미온적인 반응이다. 반면 경찰에서는 수사 경력자와 변호사 자격 보유자를 중심으로 중수청 경력채용에 관심을 보이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문제는 중수청이 검찰의 숙련된 수사인력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할 경우다. 검찰의 중대범죄 수사역량을 제대로 승계하지 못하고, 빈자리를 경찰 출신으로 채우면 경찰 전문수사인력 유출과 국가수사본부와의 기능 중복 문제가 동시에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수청, '직급 보장·수당' 유인책에도…檢 '미적지근'

중수청은 본청과 서울·수원·대전·대구·부산·광주 등 6개 지방청, 총정원 2874명 규모로 출범한다. 이 가운데 직접 수사를 담당하는 특정직 수사관은 2567명으로 전체의 89.3%를 차지하고 일반직공무원 등은 307명이다.

중수청은 출범 초기 검찰청 소속 검사와 검찰수사관 가운데 희망자를 우선 특례 임용한다. 이후 실제 이동 규모와 필요한 전문 분야 등을 고려해 경찰·변호사·회계사 등 외부 인력을 경력경쟁채용할 계획이다.

중수청 개청준비단(준비단)은 검사 유치를 위해 별도의 시험 없이 임용할 수 있는 특례 규정을 마련했다. 현행 검찰청 소속 검사와 수사관이 희망할 경우 내년 4월 30일까지 한시적으로 특례 임용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검사의 직급 하락 우려를 줄이기 위해 '검사 상당 계급'도 마련됐다. 지검장급은 1급, 차장·부장검사급은 2급, 법조 경력 10년 이상 검사는 3급, 10년 미만 검사는 4급으로 임용된다. 계급별 정원은 ▲1급 7명 ▲2급 16명 ▲3급 30명 ▲4급 221명 등이다.

특수활동비와 특정업무경비 등의 경비도 내년부터 기존 검찰 수준으로 편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월 10만~20만원 상당의 '중대범죄수사수당' 신설과 마약 수사 담당자 대상 월 8만원의 위험근무수당을 추가 지급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관사 지원과 통근버스, 국외 훈련 기회 등도 제공할 예정이다.

하지만 현장의 반응은 미온적으로 보인다. 준비단이 전국 17개 고·지검을 돌며 설명회를 개최했지만, 참석한 검사는 총 260여명에 그쳤다.

현직 검사들 사이에선 신생 조직인 중수청으로 전직할 유인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0년 미만 경력의 평검사가 통상 3급 상당 대우를 받는 점을 고려하면, 중수청 4급 임용은 사실상 처우가 낮아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 지원자가 계급별 정원을 초과할 경우 하위 직급 수사관 직위에 임명되는 '직급 불일치'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외 훈련이나 순환근무 체계 등 세부적인 근무 제도가 확정되지 않은 점도 지원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현재 제시된 근무 여건만으로는 중수청으로 이동할 이유가 없다"며 "검사 출신이라 해도 결국 수사관 역할이다. 중수청으로 간다고 하더라도, 수사 시너지 효과가 있을지는 회의적"이라고 전했다.

다만 변호사 개업이나 퇴직을 고려 중인 일부 부장급을 중심으로 '스펙 쌓기용' 지원 수요는 일부 존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방지검 소속 한 평검사는 "이동을 희망하는 검사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향후 변호사 개업을 염두에 두고 2년가량 경력을 쌓고 이동하려는 검사도 있어서 퇴직을 고민하는 부장급 등에서는 경쟁이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수사 경력 경찰들 '촉각'…기대·우려 엇갈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지난달 2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모습. 2026.07.21.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지난달 2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모습. 2026.07.21. [email protected]
검찰 인력의 실제 이동 규모가 정해지면 중수청의 외부 전문인력 채용 규모도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임용령안에 따르면 관련 경력을 갖춘 경찰관은 경위·경감의 경우 6급, 경정은 5급 수사관 경력경쟁채용에 응시할 수 있다. 변호사 자격 보유자는 5급에 지원할 수 있고, 자격 취득 후 관련 분야 경력이 4년 이상이면 4급 응시도 가능하다.

경찰 내부에서는 승진 적체와 계급정년, 주요 범죄 수사 기회 등을 이유로 중수청을 새로운 진로로 검토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반면 검찰 출신 중심의 조직에서 경찰 출신이 비주류에 머물 수 있다는 우려와 구체적인 처우가 정해지지 않아 관망하는 분위기도 공존한다.

수사부서 근무 경험이 있는 서울경찰청 소속 경감은 "젊은 경감급과 변호사 자격자, 주요 범죄를 수사하고 싶어 하는 경찰관을 중심으로 관심이 상당하다"며 "경찰의 인사 적체와 보직 경쟁이 심한 만큼 중수청의 직급 구조를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변호사 자격을 보유한 한 경찰관은 "경찰 내 변호사들 사이에서 중수청 경력채용에 대한 관심이 큰 편"이라며 "대부분 경감으로 근무하는데 중수청 5급으로 임용되면 사실상 승진하는 데다, 경찰에서 법률 전문성을 충분히 인정받지 못한다는 인식도 외부 이탈을 고민하게 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다만 "검찰 인력의 이동 규모에 따라 외부 채용 규모가 달라져 실제 기회가 얼마나 생길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계급정년을 앞둔 경정급에서도 중수청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현행 경찰공무원법상 경정은 해당 계급에서 14년 이내에 총경으로 승진하지 못하면 퇴직해야 한다. 반면 중수청 수사관은 계급정년이 없어 장기 근무가 가능하다.

서울 일선 경찰서의 한 경정급 간부는 "경정에서 총경 승진이 바늘구멍 뚫기보다 어렵고 계급정년도 있어 고용 불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계급정년이 임박한 11~12년차 경정에게 중수청은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경찰청에서 근무하는 한 경정은 "경찰 전체에 계급상 큰 이점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계급정년에 걸린 간부나 변호사 자격자에게는 선택지가 될 수 있다"며 "순환근무 확대에 따른 지방 근무와 이중 생활비 부담 때문에 중수청을 고민한다는 경감·경정도 있다"고 전했다.

반면 서울의 일선 경찰서에서 근무하는 한 경정은 "주변에서는 아직 중수청에 별다른 관심이 없고 구체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많지 않다"며 "검사와 검찰수사관이 주류가 되는 조직에서 경찰 출신이 소수에 머물 수 있는 데다 조직 구성과 혜택에 관한 정보도 부족하다"고 전했다.

경찰 전문수사인력의 이탈 가능성도 변수다. 중수청 채용에 수사 경험자와 변호사 자격 보유자들이 지원할 경우 경찰로서는 단순한 정원 감소를 넘어 숙련된 수사역량을 잃을 수 있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베테랑 검사들이 중수청으로 이동하지 않으면 법률 전문성과 결합된 검찰의 수사 노하우를 승계하기 어렵다"며 "수사 노하우는 변호사 자격이 있다고 생기는 것이 아니라 선배 검사들에게 실무를 배우며 축적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검사들이 충분히 이동하지 않고 경찰 출신이 주축이 되면 또 하나의 비대한 경찰, '제2의 경찰'을 만드는 결과가 될 수 있다"며 "이 경우 국가수사본부와 차별화된 수사역량을 갖출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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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중수청' 될까, 사실상 '제2의 경찰' 될까[중수청 D-50②]

기사등록 2026/08/13 06:02: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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