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수사권 전제' 규정 180여건…정비 과제 산더미, '개문발차' 우려[중수청 D-50③]

기사등록 2026/08/13 06: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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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권 폐지…법무부, 수사준칙 등 법령 정비

형소법 내 법적 정합성 논란도…합수본 근거 미비

경찰·중수청 수사 영역 경계도 불분명…혼선 예상

[전남광주=뉴시스] 박기웅 기자 = 행정안전부 중대범죄수사청 임용 설명회가 열린 지난 5일 오후 전남광주 동구 지산동 광주지방검찰청 앞에서 설명회에 참석한 수사관이 청사를 나오고 있다. 2026.08.13. pboxer@newsis.com
[전남광주=뉴시스] 박기웅 기자 = 행정안전부 중대범죄수사청 임용 설명회가 열린 지난 5일 오후 전남광주 동구 지산동 광주지방검찰청 앞에서 설명회에 참석한 수사관이 청사를 나오고 있다. 2026.08.1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권지원 박선정 최은수 기자 = 오는 10월 2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 출범까지 50일 앞둔 가운데 하위 법령 정비와 수사권 재편에 따른 제도적 보완이 후속 과제로 남아 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공소청 조직 직제와 수사준칙 등 하위 법령과 관계 법령 입법예고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 출범 시점에 맞춰 송치 사건 공소 제기·유지와 범죄수익 환수 등 소추 전담 체제로 전환할 방침이다.

수사 못하는 檢…영장 청구부터 합수본 법적 근거 정비 과제

오는 10월 2일 수사·기소 분리에 따라 수사 주체는 경찰과 중수청으로 일원화된다. 공소청 검사는 송치된 사건의 공소 제기와 유지 업무만 담당하게 된다.

학계와 법조계에서는 검사의 수사권 폐지 이후에도 이를 전제로 한 타 법률과 입법 미비 등으로 현장의 실무적 혼선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형사소송법 개정안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검사의 수사권을 전제로 한 다른 법률 규정 180여 건에 대한 정비 방안 검토가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형사소송법 개정안 내에서도 법률적 정합성을 둘러싼 지적이 나온다.

대표적으로 구속영장 등 강제수사 절차에서의 적법성 논란이 있다. 수사권이 없는 검사에게 구속기간 연장 권한을 부여하는 것 자체가 법리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수사의 연장선인 '수사상 증거보전' 관련 조항도 기존대로 유지돼 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지난 3월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청사. 2026.08.13.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지난 3월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청사. 2026.08.13. [email protected]

마약·보이스피싱·금융증권 등 민생침해범죄를 다루는 검경합동수사본부(합수본)의 법적 근거 정비도 과제다.

검사가 합수본 수사에 직접 관여할 경우 증거 취득의 위법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공소청과 중수청이 참여하는 이른바 '공·중·경' 기구 신설 등의 대안이 논의되고 있으나, 검사의 역할을 명확히 규정하는 보완입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10월 2일 이후 합수본에서 검사가 관여해 기소한 사건이 있다면 피고인 측 변호인이 수사절차의 위법성을 들어 당장 공소기각을 주장하고 나설 것"이라며 "증거수집 절차 위반 등을 이유로 한 재판 지연 전략이 일반 형사사건으로까지 확대되면, 결국 사설 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는 피고인에게만 유리한 판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소청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간 수사 협력 범위 설정, 공수처의 재정신청권 신설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에 따른 수사 공백 우려를 메우기 위해 추진되는 '7대 범죄 전건송치' 관련 세부 입법 작업도 과제로 남아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주 중으로 '사회적약자 범죄피해자 권익 강화 TF'를 발족하고 개정안 발의를 추진할 방침이다.

차진아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현 시스템이 정비되지 않을 경우 재력과 권력이 있는 당사자는 사설탐정과 변호사를 통해 증거를 수집하고 수사를 이끌어내는 반면, 서민이나 약자의 피해 사건은 불송치로 방치될 위험이 있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김승원(왼쪽부터), 김한규, 박상혁,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형사소송법 TF 소속 의원들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제출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07.0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김승원(왼쪽부터), 김한규, 박상혁,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형사소송법 TF 소속 의원들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제출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07.09. [email protected]

통보 58만→7만5000건…경찰·중수청 수사 경계는 숙제

경찰과 중수청 간 수사 영역 조정도 과제로 남았다. 중수청이 경제·마약·사이버 등 경찰이 기존에 담당해 온 분야를 수사하게 되면서 사건 통보·이첩 과정에서 두 기관의 관할이 겹칠 수 있기 때문이다.

법조계 일각에선 법령 간 정합성이 맞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제도가 시행될 경우 형사사법 절차 전반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5일 공고된 중수청법 시행령 3차 입법예고안에 따르면 다른 수사기관이 중대범죄를 인지하면 3일 이내 중수청에 통보하고, 중수청은 통보받은 날부터 7일 이내 수사 개시 여부를 회신해야 한다. 이첩 여부를 판단할 때 사건의 중대성과 수사 진행 정도·기간, 수사 공정성 논란, 공소시효 만료 임박 여부 등을 고려하도록 했다.

다만 실제 사건을 어느 기관이 계속 수사할지를 둘러싼 경계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시행령은 기존 수사기관이 이첩에 응하기 어려운 '정당한 사유'에 관한 의견을 제출할 수 있도록 했지만, 어떤 경우가 이에 해당하는지는 구체적으로 규정하지 않았다.

일반 사기 사건으로 경찰 수사가 시작됐더라도 수사 과정에서 피해 규모가 커지면 중수청 통보 대상이 될 수도 있다. 마약·사이버범죄 역시 경찰이 기존에 전문수사 조직을 두고 담당해 온 만큼, 실제 운용 과정에서 양 기관의 수사 경계를 어떻게 정할지가 관건이다.

김도우 경남대 경찰학과 교수는 "서로 겹치는 사건이 많고 중수청의 역할도 아직 명확하게 정립되지 않은 측면이 있다. 수사 전문성에 있어서도 국가수사본부와 계속 대립될 수밖에 없다"며 "중수청이 어떤 목적과 역할에 중점을 둘 것인지 정한 뒤 그에 맞는 조직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출범 전에 모든 기준을 세세하게 정하기보다 실제 운용 과정에서 보완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김대근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실장은 "정당한 사유를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은 타당하다"면서도 "실제 운용 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생길지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지금 지나치게 세부적으로 정하기보다 실무가 쌓인 뒤 해석을 구체화하고 필요한 부분을 조속히 개정하는 방식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기관 간 협력과 견제의 균형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며 "시행령만으로 모든 세부 사항을 정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만큼 실제 운용 과정에서 기관 간 조율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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