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기사 직접 고용하라" 맘다니, 아마존과 정면충돌…5000명 일자리 공방

기사등록 2026/08/12 14:12:23

최종수정 2026/08/12 15: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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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다니, 배송시설 직접고용 법안 지지

아마존 "협력업체 직원 5000명 위험"

법안 통과 땐 창고 외곽 이전 가능성 경고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뉴욕시가 대형 배송업체의 하청 배송기사를 직접 고용 체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노동자 보호와 일자리 감소 가능성을 둘러싼 공방이 벌어졌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이 10일(현지시간) 시의회에 계류 중인 ‘배송보호법’ 지지를 공식화했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법안은 창고에서 소비자의 집까지 상품을 나르는 ‘라스트마일’ 배송시설을 운영하는 아마존·페덱스 같은 기업이 뉴욕시의 사업허가를 받도록 했다. 허가를 받은 기업은 배송과 창고 내 분류 등 핵심 업무를 맡는 노동자를 원칙적으로 직접 고용해야 한다.

법안은 지난 2월 발의돼 4월 청문회를 거쳤으며 현재 시의회 소비자·노동자보호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맘다니 시장의 공개 지지로 시의회에 계류된 법안이 다시 주목받게 됐다.

맘다니 시장은 아마존 같은 대기업이 하청 구조를 이용해 배송기사의 처우와 안전에 대한 책임을 협력업체에 맡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법안이 배송기사의 근로조건을 개선하고 교통사고를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욕시 감사원은 지난해 개장 전후의 교통사고 추이를 비교할 수 있었던 라스트마일 시설 주변 지역 가운데 78%에서 부상 사고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조사 대상 시설 반경 약 800m 안의 부상자 수는 평균 16% 늘었다.

[서울=뉴시스] 뉴욕시의 첫 무슬림 시장인 조흐란 맘다니의 연례 추모식 참석을 두고, 9/11 테러 25주년을 앞둔 유가족들 사이에서 찬반 양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사진 출처=조흐란 맘다니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서울=뉴시스] 뉴욕시의 첫 무슬림 시장인 조흐란 맘다니의 연례 추모식 참석을 두고, 9/11 테러 25주년을 앞둔 유가족들 사이에서 찬반 양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사진 출처=조흐란 맘다니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아마존은 법안이 통과되면 뉴욕시 밖으로 배송시설을 옮기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맞섰다. 자사와 계약한 40여개 배송업체 소속 배송기사 5000여명의 고용도 불안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아마존의 직접 고용 인력이 아니라 협력업체 직원이다.

아마존은 배송 협력업체 기사들의 평균 임금이 시간당 약 24달러라고 밝혔다. 또 2019년 이후 안전 대책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으며 뉴욕시에서 배송 협력업체 차량과 관련된 중대 사고율도 2024년에서 2025년 사이 3분의 1 이상 낮아졌다고 반박했다. 평균 시급과 사고율 감소 폭은 모두 아마존이 자체적으로 제시한 수치다.

양측의 충돌은 비용이 많이 드는 라스트마일 배송에서 노동자를 누가 고용하고 안전에 대한 책임을 질 것인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라스트마일은 개별 주소로 한두 개의 상품을 운반해야 해 전자상거래 배송 과정에서 인력과 시간이 가장 많이 들어가는 구간으로 꼽힌다.

아마존과 페덱스 등은 지역별 배송을 중소 협력업체에 맡기는 방식으로 라스트마일 배송망을 운영한다. 협력업체가 배송기사를 채용·교육하고 차량을 관리하지만, 기사들은 아마존이나 페덱스 상표가 붙은 유니폼을 입고 해당 기업의 브랜드 차량을 운전하는 경우가 많다. 배송기사를 직접 고용하는 곳은 협력업체지만 실제 배송 방식과 안전 기준에는 대기업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서울=뉴시스] 전 아마존 CEO 제프 베조스가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2019 아마존: 화성 커벤선'에서 말하고 있다. (사진 = AP통신 )2021.07.0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전 아마존 CEO 제프 베조스가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2019 아마존: 화성 커벤선'에서 말하고 있다. (사진 = AP통신 )2021.07.0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기업들은 이 같은 방식이 중소 배송업체 운영자에게 창업 기회를 제공하고 배송비를 낮춰 준다고 주장한다. 반면 노동계는 대기업이 배송망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도 고용과 안전에 대한 책임은 협력업체에 맡긴다고 비판한다. 고용주가 여러 협력업체로 나뉘어 있어 배송기사들의 노조 결성도 어려워진다는 주장이다.

외주화가 노동조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도 있다. 기업이 기존 업무를 소규모 업체나 프리랜서에게 맡기면 노동자의 임금과 고용 안정성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폴 오스터먼 매사추세츠공대(MIT) 명예교수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 노동자의 약 12%는 원청 기업이 아닌 중간 업체와 계약을 맺고 일한다.

이처럼 기업의 통제를 받는 하청·계약 노동자를 누구의 직원으로 볼 것인지는 미국 각지에서 법적·정치적 쟁점이 되고 있다. 뉴저지주는 최근 아마존이 배송망에 대한 지배력을 이용해 배송기사들의 임금과 근로조건을 억눌렀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아마존은 이 같은 뉴저지주의 주장이 사실에 근거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직접적인 배송업계 사례는 아니지만, 캘리포니아에서도 우버와 리프트 운전기사를 직원으로 볼 것인지를 놓고 입법과 주민투표가 이어진 바 있다.

법안이 통과되면 뉴욕은 아마존·페덱스 같은 라스트마일 시설 운영업체에 배송기사 직접고용을 의무화하는 미국 최초의 도시가 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표결 일정과 통과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WSJ은 법안이 노동자의 처우와 안전을 개선할지, 배송비 상승과 고용 감소를 불러올지를 둘러싼 공방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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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기사 직접 고용하라" 맘다니, 아마존과 정면충돌…5000명 일자리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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