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16개 법인 교섭만 年 150번"…노조, 통합교섭 요구

기사등록 2026/08/12 11:29:13

구글에서 선호하는 매체로 추가

네이버 노조, 국회서 통합교섭 필요성 제기

"임금·인센티브·근무제도에 본사가 실질적 영향"

"권한 범위만큼 교섭 책임"…20일 본사에 공식 요구

[서울=뉴시스] 윤정민 기자 = 오세윤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 지회장이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IT업종 통합교섭구조 모색 토론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2026.08.12. alpaca@newsis.com
[서울=뉴시스] 윤정민 기자 = 오세윤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 지회장이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IT업종 통합교섭구조 모색 토론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2026.08.1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네이버 노동조합이 본사가 계열사 임금과 인센티브, 근무제도 등 주요 노동조건을 사실상 결정하고 있다며 본사가 참여하는 통합교섭을 요구했다. 실제 결정권은 네이버에 집중돼 있지만 교섭은 법인별로 나뉘어 진행돼 계열사 노동자의 협상력이 약화되고 불필요한 교섭 비용이 발생한다는 주장이다.

오세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장은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IT업종 통합교섭구조 모색 토론회'에서 "통합교섭은 특혜가 아니다. 이미 통합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현실에 교섭 형식을 일치시키자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네이버지회에는 현재 네이버와 관계 계열사 28개 법인 소속 조합원 6200여명이 가입해 있다. 오 지회장에 따르면 노조가 교섭 중인 16개 법인에서 연간 150회 이상의 교섭이 열린다. 노사 양측 교섭위원 100여명이 연간 1000시간 이상을 교섭에 투입한다.

오 지회장은 "내용은 대부분 동일한데 법인별 법무법인 자문료까지 감안하면 굳이 쓰지 않아도 될 비용과 시간이 낭비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본사 타결되자 계열사도 줄줄이 합의…노조 "교섭만 따로"

[서울=뉴시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공동성명)는 그린웹서비스, 스튜디오리코, 엔아이티서비스(NIT), 엔테크서비스(NTS), 인컴즈, 컴파트너스 등 네이버의 손자회사 6개 법인의 2025년 임금·단체교섭이 결렬됨에 따라 지난 11일 첫 쟁의활동에 나섰다. 2025.08.25. (사진=공동성명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공동성명)는 그린웹서비스, 스튜디오리코, 엔아이티서비스(NIT), 엔테크서비스(NTS), 인컴즈, 컴파트너스 등 네이버의 손자회사 6개 법인의 2025년 임금·단체교섭이 결렬됨에 따라 지난 11일 첫 쟁의활동에 나섰다. 2025.08.25. (사진=공동성명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오 지회장은 네이버가 주요 계열사 지분을 보유한 지배기업일 뿐 아니라 임금 인상률과 성과급, 복리후생, 근무제도 등에도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네이버클라우드와 네이버랩스는 네이버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며 스노우와 네이버파이낸셜에 대한 네이버 지분도 각각 90%, 89%에 달한다.

오 지회장은 주요 계열사 이사의 절반 이상이 네이버 임원을 겸직하고 있고 대표이사도 모두 네이버 또는 계열사 임원 출신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스노우와 네이버제트, 크림, 케이크는 대표이사가 같고 스노우 인사조직이 나머지 법인의 인사 업무도 총괄하고 있다는 게 노조 측 설명이다.

노조는 네이버가 2018년 포괄임금제 폐지를 결정하자 계열사들도 동시에 폐지 절차를 밟았고 2021년 도입한 추가 보상제도도 계열사에 함께 적용됐다고 밝혔다.

특히 계열사들은 네이버의 임금교섭 합의안이 나오기 전까지 사측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노조는 설명했다. 네이버 교섭이 타결되면 계열사 교섭도 평균 한 달 이내에 네이버 합의와 동일한 수준·문구로 순차 타결됐다는 주장이다.

또 노조는 노동시간과 근무 방식, 조직 개편, 사내 업무 시스템도 네이버 방침에 따라 계열사에 공통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AI 조직 재편 과정에서 네이버 직원 수백명이 네이버클라우드로 이동했고 지난해에는 반대로 네이버클라우드 직원 수백명이 네이버로 옮겼다. 올해는 네이버클라우드 인력이 네이버파이낸셜로 이동하고 있다.

오 지회장은 "법인 간 이동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부서 간 이동으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통합교섭 열쇠는 '실질적 결정권'…본사 책임은 어디까지?

이에 노조는 네이버가 계열사 노조와의 통합교섭에 직접 참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전문가들도 기업집단의 실질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반영한 교섭체계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오성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근로계약을 직접 체결한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자의 노동조건에 대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면 그 범위에서는 단체교섭 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기업집단 전체를 하나의 사용자로 간주해 모든 책임을 포괄적으로 부담시키자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모기업이 실질적으로 지배·결정하는 의제별로 교섭 책임을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문준혁 성신여대 법학부 교수는 헌법재판소가 동일한 사항을 반복 교섭하는 데 따른 효율성 저하와 비용 증가를 사업장 단위 교섭창구 단일화의 합헌 근거로 언급한 점을 들며 “이러한 논거에서 통합교섭을 가능하게 하는 법적·제도적 필요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명준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통합교섭을 도입하면 사용자 측도 법인별로 반복되는 교섭과 조정 절차를 줄여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봤다. 계열사에 적용되는 공통 원칙을 마련하면 법인 간 비교에서 비롯되는 갈등도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네이버지회는 오는 20일 낮 12시 통합교섭 킥오프 선포식을 열고 네이버에 계열사 통합교섭을 공식 요구할 예정이다. 화섬식품노조 IT위원장이기도 한 오 지회장은 네이버를 시작으로 공동교섭 모델을 구축한 뒤 향후 IT업계 전반으로 논의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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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26/08/12 11:29:13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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