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 대신 가져가던 내 정보…이젠 내가 ‘전송’ 결정

기사등록 2026/08/10 11:12:24

최종수정 2026/08/10 11:4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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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위, 20일 '개인정보 보호법 시행령' 발효…본인전송요구권 가동

금융·핀테크 기업의 공공기관 무단 스크래핑 제한…'사전협의·표준 API' 연결 의무화

금융권 "비대면 주담대 서류 떼야 하나" 우려에…개보위 "API 구축 전까지 스크래핑 한시 허용"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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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앞으로 금융사와 핀테크 기업 등이 고객을 대신해 공공기관 홈페이지에 접속해 개인정보를 자동으로 가져오던 이른바 '스크래핑' 관행이 달라질 전망이다. 기업이 고객 동의를 받아 필요한 정보를 대신 가져오던 방식에서 고객이 자신의 정보를 어디로 보낼지 결정하고 전송 과정 안전성도 높이는 방향으로 바뀐다.

10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따르면 오는 20일 개인정보 보호법 개정 시행령이 시행된다.

이에 따라 자신의 개인정보를 본인에게 보내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본인전송요구권'이 본격 적용된다. 기업이 고객을 대신해 공공기관 정보를 자동으로 가져가려면 해당 기관과 정보 전송 방법을 미리 협의해야 한다.

그동안 기업은 고객 동의를 받아 아이디·비밀번호나 공동인증서 등 본인 확인에 필요한 정보를 이용해 국세청과 국민건강보험공단, 대법원 등 공공기관 홈페이지에 대신 접속하고 필요한 정보를 자동으로 가져오는 방식을 활용해 왔다. 비대면 대출에 필요한 소득·재직·가족관계 확인부터 사업자 확인, 세무, 차량정보 조회 등 다양한 서비스에 스크래핑이 활용됐다.

스크래핑이란 웹사이트에 있는 정보를 자동화된 프로그램으로 수집하는 기술이다. 예컨대 주택담보대출을 신청할 때 고객이 가족관계증명서나 소득증명서 등을 직접 발급해 은행에 내지 않아도 금융사가 이를 자동으로 가져오는 식이다.

고객이 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정보 제공에 동의하더라도 어떤 정보가 실제로 넘어가는지, 이후 기업이 이를 어떻게 관리하는지 일일이 알기 어렵다는 게 정부가 보는 문제점이다.

특히 스크래핑은 고객의 아이디·비밀번호 등 본인 인증에 필요한 정보를 기업이 받아 공공기관 홈페이지에 대신 로그인하는 방식이다.

개인정보위는 정보 유출이나 오남용 가능성이 있고 한번 수집된 데이터를 고객이 이후 통제하기도 어렵다는 점에서 보다 안전한 전송 체계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개정 시행령은 고객을 대신한 기업이 자동으로 정보를 가져갈 경우 공공기관과 어떤 정보를 어떤 방식으로 받을지 미리 정하도록 했다.

클릭 몇 번이면 되던 대출…다시 서류 떼야 하나?

금융·핀테크 업계에서는 제도 시행을 앞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공공기관이 제공하는 API가 기존 스크래핑을 완전히 대체할 만큼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존 방식의 이용이 제한되면 비대면 금융 서비스가 오히려 불편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API는 기업과 공공기관 시스템이 정해진 규칙에 따라 필요한 정보만 주고받도록 만든 일종의 통로 역할을 한다.

 금융권은 API로 받을 수 있는 정보가 기존 스크래핑으로 가져오던 정보보다 적거나 필요한 항목이 아직 마련되지 않은 경우가 있다고 주장한다. 일부 공공정보를 바로 가져오지 못하면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등에 필요한 가족관계증명서나 혼인관계증명서 등을 고객이 직접 발급해 제출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정부가 안전성을 확인한 개인정보관리 전문기관이나 금융 마이데이터 사업자 등은 공공기관과 사전협의를 거쳐 정보를 받을 수 있지만 그동안 스크래핑 서비스를 해온 일부 소규모 사업자는 이런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

소비자 불편 최소화한다…스크래핑 단계적 전환

개인정보위는 금융권 일각에서 제기된 '스크래핑 전면 금지' 우려에 선을 그었다. 오는 20일부터 기존 서비스를 일시에 중단하거나 모든 스크래핑을 금지하는 제도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공공기관과 기업 시스템을 직접 연결하는 API 방식으로 전환하되 공공기관이 당장 API를 구축하기 어려운 경우 사전협의를 거쳐 기존 스크래핑도 한시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개인정보위는 지난 6월 25일부터 공공기관과 기업 간 사전협의를 지원하기 위한 시범기간을 운영했다. 1차로 약 70개 기관에서 150여건이 접수됐고 2차에는 약 550건이 추가로 들어왔다.

마이데이터 관련 자격을 갖추지 못한 소규모 사업자 등에 대해서도 오는 31일까지 추가 신청을 받는다. 이들 사업자에게 적용할 보안·안전관리 기준을 별도로 마련해 기존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전환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개인정보위는 본인전송요구권 외에도 제3자전송요구권이나 공공마이데이터 등을 이용하면 기업이 개인정보를 활용한 기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PI 구축에 시간이 필요한 경우 기존 스크래핑도 한시적으로 허용해 소비자 편의를 유지하면서 단계적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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