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학계 "PBR 낮다고 주가 누르기?…과세 기준 자의적"

기사등록 2026/08/05 15:50:48

최종수정 2026/08/05 16: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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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학회, '세제개편안 평가 위한 전문가 간담회'

심혜정 전 예정처 조세분석심의관, 간담회서 발언

"PBR 저평가와 조세회피 의도는 서로 다른 문제"

"입증 책임 납세자에 전가…소송·다툼 발생할수도"

"시장가격 부인하는 방식, 주주 피해 가능성"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사진은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244.53포인트(3.85%) 오른 6603.48에 개장한 5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는 모습. 2026.08.05.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사진은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244.53포인트(3.85%) 오른 6603.48에 개장한 5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는 모습. 2026.08.05.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박광온 기자 = 상속·증여세를 줄이기 위해 기업이 의도적으로 주가를 낮추는 이른바 '주가 누르기'에 대한 과세 강화 방안을 두고 재정학계에서 과세 기준이 자의적이고 납세자에게 과도한 입증 책임을 지운다는 재정학계 지적이 나왔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거나 특정 기업 활동 이후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는 사실만으로 조세 회피 의도를 의심하는 것은 무리가 있으며, 시장에서 형성된 주가를 정부가 사실상 부인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다.

심혜정 전 국회예산정책처 조세분석심의관은 5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국재정학회의 '2026년도 세제개편안 평가를 위한 전문가 간담회'에서 이 같은 의견을 밝혔다.

정부는 이번 세제개편안에 상속·증여세 부담을 낮추기 위해 고의로 주가를 떨어뜨리는 행위에 대한 과세 강화 방안을 담았다.

PBR이 일정 기준 이하인 상장기업이나 전환사채·교환사채 발행, 중복 상장 등으로 주가가 과거 평균보다 크게 하락한 기업을 대상으로 조세 회피 목적이 있었는지 심의하는 방식이다.

주가 누르기로 판단되면 상속·증여세 부담을 최고 30%까지 추가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이와 관련해 심 전 심의관은 "다른 세제 개편보다 주가 누르기 과세 강화 방안에는 문제가 있어 보인다"며 "PBR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과 실제로 상속·증여세를 줄이기 위해 주가를 낮추려는 의도가 있었다는 것은 서로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3일 재정경제부가 확정·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정부가 상속이나 증여를 앞두고 의도적으로 주가를 떨어뜨려 세금을 줄이는 이른바 '주가 누르기'를 막기 위해 상장주식 평가 방식을 바꾼다. 주가 누르기가 의심되는 기업은 상속·증여세를 계산할 때 현행 4개월 평균 주가 대신 최대 6년6개월간의 주가를 다시 따져 주식 가치를 평가받는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서울=뉴시스] 3일 재정경제부가 확정·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정부가 상속이나 증여를 앞두고 의도적으로 주가를 떨어뜨려 세금을 줄이는 이른바 '주가 누르기'를 막기 위해 상장주식 평가 방식을 바꾼다. 주가 누르기가 의심되는 기업은 상속·증여세를 계산할 때 현행 4개월 평균 주가 대신 최대 6년6개월간의 주가를 다시 따져 주식 가치를 평가받는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email protected]

이어 심 전 심의관은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보다 PBR이 낮게 평가됐다면 그 원인을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기업을 PBR 순위로 일률적으로 줄 세워 하위 기업을 심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 합리적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기업이 조세 회피 의도가 없었다는 사실을 직접 입증하도록 한 점도 문제로 꼽았다.

심 전 심의관은 "중복 상장이나 교환사채 발행 등으로 주가가 하락했을 때 주가 누르기 의도가 없었다는 점을 증명할 책임을 납세자에게 전가하고 있다"며 "경영진의 정상적인 경영 판단과 주가를 낮추려는 의도를 구분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소송과 다툼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가 시장에서 형성된 주가를 사실상 인정하지 않는 방식이라는 비판도 내놨다.

심 전 심의관은 "상장시장에서 결정된 가격을 정부가 믿지 못하고 별도의 기준을 통해 다시 판단하겠다는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기업뿐 아니라 일반 주주에게도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상속세 부담을 피하기 위한 비정상적인 행위가 기업의 의사결정과 투자에 왜곡을 일으킨다면 그 근본 원인을 고쳐야 한다"며 "기존 왜곡을 바로잡지 않은 채 또 다른 규제를 얹어 시장가격까지 부인하는 방법을 동원하는 것이 적절한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우철 한국재정학회 회장도 주가가 낮다는 이유로 기업이 국세청 심의 과정에서 조세 회피 의도가 없었다는 점을 해명하도록 한 데 대해 납세자 권익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주가가 낮거나 일정 기간 크게 하락한 기업에 나쁜 의도가 없었다는 점을 납세자가 직접 증명하도록 하는 구조"라며 "납세자에게 과도한 책임을 지우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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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학계 "PBR 낮다고 주가 누르기?…과세 기준 자의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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