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울반도체·상지건설 유상증자, 4번째 정정 요구
'주주 충실 의무' 개정 상법 이후 '핀셋 심사' 불가피
업계, 자금 조달 일정 차질에 '과도한 개입' 불만도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11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2026.03.11. hwang@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3/11/NISI20260311_0021204512_web.jpg?rnd=20260311143849)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11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2026.03.1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지민 기자 = 최근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심사 문턱이 높아지면서 상장사들이 수차례 증권신고서를 보완·정정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상법 개정 이후 금융당국이 유상증자, 합병 등 주요 자본시장 거래에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기조를 보이며, 기업들의 자금 조달도 잇따라 제동이 걸리는 모습이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달 31일 한울반도체, 엣지파운드리, 상지건설 등 코스닥 상장사 3곳의 유상증자 관련 증권신고서에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다.
이중 한울반도체와 상지건설은 이번이 네 번째 정정 요구다. 한울반도체는 지난 4월15일 최초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이후 세 차례 보완·정정을 거치며 증자 규모를 당초 229억원에서 191억원으로 축소하고, 채무상환 비중을 줄이는 등 자금 사용 계획도 일부 변경했지만 다시 보완 요구를 받았다.
상지건설 역시 지난 5월 제출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운영자금 조달 목적의 187억원 규모 유상증자 증권신고서가 잇따라 정정 요구를 받으면서 자금 조달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는 모습이다.
금감원은 지난해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상법 개정 이후 증권신고서를 보다 엄격한 잣대로 심사하고 있다. 유상증자, 합병·분할, 포괄적 주식 교환·이전 등 대상도 전방위적이다. 이마트의 신세계푸드 완전자회사 편입을 위한 주식 교환 작업도 두 차례 정정 요구 끝에 이뤄졌다.
특히 유상증자의 경우 통상 일반주주의 주식 가치를 희석해 악재로 여겨지는 만큼 증권신고서 내 자금 조달 목적과 기업의 재무 상황, 주주 소통 과정까지 더 꼼꼼히 살피겠단 설명이다.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큰 유상증자는 중점심사 대상으로 선정해 집중 심사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한화솔루션의 유상증자다. 한화솔루션은 지난 3월26일 2조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한 후 금감원의 두 차례 정정 요구와 네 차례 보완 끝에 유증 절차에 돌입했다. 금감원은 이 과정에서 비핵심자산 매각 등 유증 외 자금 조달 수단 검토 내용과 중장기 손익 추정의 구체적 근거 등을 추가로 요구했고, 증자 규모는 1조7000억원까지 줄었다.
최근에는 코스닥 대장주 에코프로비엠이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지만, 한 차례 정정 요구를 받고 증권신고서를 보완 제출했다.
금감원의 적극적인 정정 요구에, 업계에서는 과도한 개입이라는 불만도 나온다. 수차례 정정 과정에서 자금 조달 일정이 늦춰지거나, 시장 상황에 따라 발행가 산정, 투자 수요 확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신고서 심사가 단순 신고가 아닌 허가제처럼 운영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실제 유상증자의 당위성과 상관없이 시장에서 나쁜 유상증자로 낙인이 찍히기도 한다"고 말했다.
반면 세 차례에 걸친 상법 개정을 통해 일반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흐름이 강화되는 시점에서 금감원의 역할이 강화되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자본시장 전문가는 "상법 개정의 가장 핵심적 내용이 주주 충실 의무이고, 모든 주주들에 대한 비례적 이익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 보기 위해서는 과거보다 엄밀한 잣대로 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자본시장 건전성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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