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 풍경도 작품이 된다…대만서 온 리킷, 서울서 펼친 느린 풍경

기사등록 2026/08/04 16:2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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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 이수에서 개인전

 현대미술가 리킷(Lee Kit) 개인전이 스페이스 이수에서 열린다. *재판매 및 DB 금지
현대미술가 리킷(Lee Kit) 개인전이 스페이스 이수에서 열린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전시장 전면 유리창에 작가가 현장에서 직접 그린 회화 '창문(Window)'이 펼쳐졌다. 여러 겹의 물감으로 만든 반투명한 색면은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자연광과 만나 전시장 안에 빛과 그림자의 미세한 변화를 만들어낸다. 유리 너머 도시 풍경은 회화와 겹치면서 실내와 실외, 이미지와 현실의 경계를 자연스럽게 흐린다.

"하늘을 바라보면 특별한 무엇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마다 서로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내 그림도 하늘을 바라보듯 각자의 생각과 감정을 담아보는 공간이 되었으면 한다."

홍콩에서 태어나 대만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현대미술가 리킷(Lee Kit)이 5일부터 서울 스페이스 이수에서 개인전 '곧 흘러가 버릴 날들을 천천히 곱씹으며(Chewing a day for hours before it slips off)'를 연다. 2019년 아트선재센터 개인전 '슬픈 미소의 울림' 이후 한국에서 선보이는 두 번째 개인전이다.

리킷은 2000년대 초 손으로 줄무늬와 격자무늬를 그린 천을 활용한 '핸드 페인티드 클로스(Hand-painted Cloths)' 연작으로 주목받았다. 이후 영상과 빛, 회화, 텍스트, 사운드를 넘나들며 작업 세계를 확장해 왔다. 홍콩에서 성장하며 경험한 사회·정치적 현실을 거창한 서사보다 일상의 풍경과 사소한 몸짓, 절제된 정서를 통해 풀어내는 것이 그의 작업의 특징이다.

현대미술가 리킷(Lee Kit) 개인전 *재판매 및 DB 금지
현대미술가 리킷(Lee Kit) 개인전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전시는 작가가 스페이스 이수에 오랜 시간 머물며 관찰한 공간에서 출발했다. 전시장의 구조와 빛, 시간의 흐름, 창밖을 오가는 사람들의 움직임까지 작품 안으로 끌어들였다. 자연광은 시간에 따라 화면을 바꾸고, 공간은 하루의 흐름에 따라 끊임없이 다른 표정을 만들어낸다.

함께 선보이는 회화 두 점은 스테인리스 스틸 위에 산업용 스프레이 페인트와 파스텔을 여러 겹 쌓아 제작했다. 캔버스처럼 물감을 흡수하지 않는 금속판은 색을 표면에 머금은 채 빛을 반사한다. 여기에 유리창을 통해 들어오는 자연광과 영상이 더해지면서 화면은 보는 시간과 위치에 따라 끊임없이 다른 장면을 만들어낸다.


현대미술가 리킷 개인전 *재판매 및 DB 금지
현대미술가 리킷 개인전 *재판매 및 DB 금지

카펫과 투명 포장용 테이프 같은 일상적인 재료도 리킷 작업의 중요한 언어다. 카펫은 투사된 영상을 오래된 필름처럼 미세하게 흩뜨리고, 투명 테이프는 프로젝션의 빛을 반사하며 기억과 현실이 교차하는 분위기를 만든다. 작가가 직접 연주하고 녹음한 기타 사운드와 짧은 문장들은 공간 전체를 하나의 느린 리듬으로 엮는다.

리킷에게 그림은 정답을 제시하는 이미지가 아니라, 저마다의 기억과 감정을 비춰보는 풍경이다.

회화와 영상, 빛과 소리, 텍스트가 겹쳐지는 이번 전시는 제목처럼 사라져 버리기 쉬운 하루의 감정과 시간을 천천히 곱씹도록 제안한다. 전시는 10월 30일까지 열린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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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 풍경도 작품이 된다…대만서 온 리킷, 서울서 펼친 느린 풍경

기사등록 2026/08/04 16:25:53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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