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몇 시간 봤니?" 물을 때 아니다…우리 아이 성적 가른 건 '잦은 확인'

기사등록 2026/08/04 17:16:05

최종수정 2026/08/04 19:3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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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연구진 "11세에 SNS 계정 만든 학생, 성적 6개월치 뒤처져"

사용 시간 자체보다 공부·수면 중 수시로 화면 확인하는 습관이 독

전문가들 "사용 시간 억제보다 '언제·어떻게' 쓰는지 관리가 핵심"

 [서울=뉴시스] 해당 이미지는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 후 편집함.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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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부모가 자녀의 스마트폰이나 소셜미디어(SNS) 사용을 걱정할 때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은 하루 이용 시간이다. 하지만 최근 연구들은 '몇 시간을 썼는가'보다 '언제 SNS를 시작했고, 공부나 수면 중에 얼마나 자주 화면을 확인했는가'가 성적에 더 치명적이라고 지적한다.

어린 나이에 개인 SNS 계정을 만든 학생은 이후 시험 점수가 낮았지만, 단순히 스마트폰을 오래 보는 시간 자체는 발달 문제와 일관된 연관성을 보이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나왔다.

4일 학계에 따르면 밀라노-비코카대와 브레시아대 등 이탈리아 연구진은 북부 지역 28개 학교 학생 5000여명의 페이스북·인스타그램·틱톡 등 소셜미디어 계정 개설 시점과 국가 표준화 시험 성적을 결합해 분석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인간행동(Nature Human Behaviour)'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계정을 만들기 전의 성적과 학생 배경이 비슷한 집단을 통계적으로 맞춰, 원래 공부를 잘했던 학생과 그렇지 않았던 학생의 차이가 결과를 좌우할 가능성을 줄였다.

연구 결과 11~12세(6학년)에 계정을 만든 학생은 15세(9학년) 이후 계정을 만든 학생보다 8학년 이탈리아어 점수가 0.22표준편차, 수학은 0.18표준편차 낮았다. 10학년에도 이탈리아어 격차는 0.22표준편차로 유지됐고 수학은 0.27표준편차로 커졌다.

표준편차는 개인의 점수가 몇 점 떨어졌다는 뜻이 아니라 두 집단의 전체 점수 분포가 얼마나 벌어졌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연구진은 0.2표준편차를 약 6개월치 학습량에 해당하는 차이로 추산했다.

다만 영어 읽기·듣기에서는 뚜렷한 격차가 나타나지 않았다. 'SNS를 일찍 시작하면 모든 과목 성적이 떨어진다'고 일반화하기 어려운 이유다.

SNS 일찍 시작해서가 아니라 '집중이 끊겨서' 성적 영향 주나

연구진은 왜 이런 차이가 생겼는지도 살폈다. 숙제할 때와 잠들기 전, 기상 직후, 학교에서 스마트폰을 얼마나 자주 확인하는지를 합친 '스마트폰 침투성' 지표를 반영하자 조기 계정 개설 집단의 성적 격차가 일부 줄었다. 과목과 학년에 따라 이탈리아어 격차는 15~34%, 수학은 33~47% 축소됐다.

이는 스마트폰 때문에 절대적인 공부 시간이 줄었다기 보다, 공부하는 도중 알림이나 콘텐츠 확인으로 집중력이 수시로 끊긴 점이 성적 떨어뜨리기에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준다. 세 시간 동안 책상에 앉아 수시로 스마트폰을 보는 것보다, 한 시간 동안 기기를 치워두고 몰입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의미다.

다만 연구는 관찰자료를 통계적으로 비교한 것으로, SNS가 성적을 떨어뜨렸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연구진도 가족관계나 성격처럼 시간에 따라 변하는 다른 요인을 완전히 통제하지 못했으며, 스마트폰 침투성 분석 역시 원인을 입증한 것이 아닌 탐색적 결과라고 설명했다. 계정 개설 시점도 학생의 기억에 의존해 조사했다는 한계가 있다.

스크린타임 길다고 발달 문제 생긴다는 증거는 제한적

같은 날 국제학술지 'JAMA 네트워크 오픈'에 실린 영국 에든버러대와 임페리얼칼리지 런던 공동 연구진의 연구는 화면 이용시간만으로 아동·청소년의 발달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줬다. 연구진은 스코틀랜드 출생 코호트 3786명을 5세와 10세, 15세 시점에 추적해 화면 이용과 정서·행동·사회성 발달의 관계를 분석했다.

가족 기능과 사회경제적 조건을 반영한 뒤 5세와 10세의 전체 화면 이용시간은 발달 어려움과 뚜렷한 연관성을 보이지 않았다. 15세에는 하루 5시간 이상 게임을 한 집단에서 발달 어려움 점수가 높을 가능성이 2.61배로 나타났지만, 다른 형태의 화면 이용에서는 일관된 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

5세 때 화면을 매우 오래 본 집단이 10세에 더 큰 어려움을 보인 결과도 있었지만 15세까지 이어지지는 않았고, 분석 기준을 바꾸자 통계적 의미가 사라졌다.

이탈리아와 영국에서 진행된 두 연구를 살펴보면 하나는 SNS 계정 개설 시점과 학업 성취를, 다른 하나는 화면 이용시간과 정서·행동 발달을 살폈다. 두 연구 모두 아이가 화면 안에서 어떤 콘텐츠를 보고 누구와 어떤 방식으로 상호작용했는지까지는 충분히 측정하지 못했다.

이를 두고 김영욱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교수는 "이용 시간은 디지털 미디어 이용의 양을 보여주는 지표일 뿐, 심리적·행동적 영향을 충분히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같은 1시간이라도 친구와 의미 있게 소통하는 경험과 끝없이 콘텐츠를 소비하며 사회적 비교를 반복하는 경험은 서로 다른 심리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 교수는 "디지털 미디어 이용을 조절하는 것은 단순히 사용 시간을 줄이는 문제가 아니라 이용자가 피로감과 스트레스, 정보 과부하, 상시 연결의 압박과 같은 부정적인 디지털 경험을 스스로 관리하고 조절하는 과정으로 이해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안도현 제주대 언론홍보학과 교수도 "두 연구는 엇갈리지 않는다. 학업 성적과 정서·행동 발달이라는 다른 영역을 봤을 뿐"이라며 "결국 두 연구가 함께 말해 주는 것은 하나다. 몇 시간을 쓰느냐가 아니라 언제 무엇을 하느냐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이같은 연구결과들을 스마트폰 전면 금지의 근거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하루 사용시간을 일률적으로 줄이는 데만 초점을 맞추기보다 첫 계정을 만드는 시기, 숙제와 수면 중 기기 확인, 이용 콘텐츠와 목적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부모가 확인해야 할 사안도 단순히 '오늘 몇 시간 썼나'에서 '공부할 때 몇 번 손이 갔나', '잠들기 직전까지 봤나'로 넓어질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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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몇 시간 봤니?" 물을 때 아니다…우리 아이 성적 가른 건 '잦은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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