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짓고 마카오는 넓히는데…한국, 카지노 놓고 민관 충돌

기사등록 2026/08/04 06:00:00

최종수정 2026/08/04 06:2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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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사진=기사 내용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
카지노. (사진=기사 내용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정환 관광전문 기자 = 일본은 카지노를 포함한 첫 복합리조트 건설에 착수했다. 마카오는 ‘동양의 라스베이거스’라는 이미지를 넘어 가족 여행지로 수요층을 넓히고 있다.

동북아 관광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하는 사이 한국에서는 카지노 갱신허가제와 관광진흥개발기금 부담률 인상을 둘러싼 정부와 업계의 공방이 점입가경이다.

일본은 지난해 4월 ‘2025 오사카·간사이 엑스포’(Expo 2025 Osaka, Kansai, Japan) 개최지인 오사카만 인공섬 유메시마에서 복합리조트 공사를 시작했다. 2030년 가을 개장을 목표로 카지노를 비롯해 호텔, 국제회의장, 전시장, 공연장 등을 조성한다.

현재 계획상 초기 투자액은 약 1조5130억엔(약 13조7000억원)이다.

호텔 3곳에 객실 약 2500실을 갖추고, 연간 2000만 명을 유치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가운데 외국인은 약 600만 명이다.

카지노 매출을 바탕으로 숙박·공연·전시·식음·쇼핑 수요를 함께 끌어들이고, 방문객을 오사카와 간사이를 넘어 일본 각지로 보내는 관광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마카오는 이미 확보한 카지노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가족·문화·공연·미식·스포츠·마이스 수요까지 끌어들이고 있다.

마카오 정부는 2022년 6개 카지노 사업자와 10년짜리 새 사업권 계약을 맺으면서 총 1188억 파타카(약 21조2000억원)의 투자를 약속받았다.

해외 관광시장 개척과 비게임 사업에 1087억 파타카(약 19조4000억원), 카지노 부문에 101억 파타카(약 1조8000억원)를 투입하는 내용이다. 비게임 투자액이 카지노 부문의 약 10배에 달한다.

카지노 수요를 다른 관광으로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카지노를 찾지 않던 가족과 문화·공연·미식 목적 관광객에게도 마카오를 방문할 이유를 만들고, 호텔·식음·쇼핑·엔터테인먼트 소비를 함께 늘리는 전략이다.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마카오 방문객은 4007만 명으로 전년보다 14.7% 늘었다.

관광객의 비게임 지출은 801억 파타카(약 14조3000억원)로 6.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카지노 총게임매출도 2474억 파타카(약 44조1000억원)로 9.1% 늘어 코로나19 팬데믹 전인 2019년의 약 85% 수준까지 회복했다.

카지노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방문 목적과 소비 영역을 넓히는 흐름이다.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 (사진=기사 내용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 (사진=기사 내용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

관광업계·문체부, 기금 부담률 인상·갱신허가제 공방

한국에서는 정반대로 규제 강화를 둘러싼 충돌이 커지고 있다.

한국카지노업관광협회와 한국관광협회중앙회, 한국호텔업협회, 한국여행업협회, 한국MICE협회 등 관광 관련 12개 단체는 3일 공동성명을 내고 정부에 5년 단위 카지노 갱신허가제와 관광진흥개발기금 부담률 상한 인상안 추진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업계는 매출액을 기준으로 관광기금을 내는 상황에서 최고 부담률을 현행 10%에서 15%로 올리면 적자 사업자의 경영난이 깊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5년마다 허가를 갱신하면 수천억원에서 수조원이 투입되는 복합리조트의 장기 투자와 해외 자본 유치가 위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같은 날 설명자료를 내고 업계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카지노업은 1995년 이전 3년 단위 재허가제로 운영됐으나 관광진흥법상 관광업종으로 편입되면서 허가 유효기간이 사라지고, 매출 구간별로 1·5·10%의 관광기금을 내는 현행 제도가 도입됐다고 밝혔다.

기금 산정 기준인 카지노 총매출액은 고객에게 받은 금액에서 지급한 금액을 뺀 것으로, 일반 제조·판매업의 매출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미국, 싱가포르, 마카오 등도 영업이익이 아닌 카지노 총매출액을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하고 있으며, 헌법재판소도 1999년 이를 이익금에 가까운 개념으로 판단했다고 부연했다.

현행 관광기금이 매출액을 기준으로 산정된다는 점에는 양측 모두 이견이 없다. 쟁점은 적자 여부와 관계없이 부과되는 현행 구조에서 부담률까지 올리는 것이 타당한지다.

문체부가 업계의 ‘영업이익 대비 관광기금 부담’ 주장을 회계상 부적절하다고 지적한 데에는 근거가 있다.

관광기금 납부액은 이미 영업비용에 포함돼 영업이익을 계산하기 전에 차감되므로 두 수치를 단순 비교하면 같은 비용을 이중으로 반영한 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업계의 수익성 문제가 모두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기금 부담이 늘면 비용이 증가해 영업이익이 줄어드는 관계는 그대로다. 적자 사업자에게도 매출이 발생하면 기금이 부과된다는 점 역시 바뀌지 않는다.
카지노 바카라 테이블에서 딜러가 게임을 진행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재판매 및 DB 금지
카지노 바카라 테이블에서 딜러가 게임을 진행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재판매 및 DB 금지

업계 주장·정부 반박 모두 허점 노출

추가 부담액을 둘러싼 공방에서는 양측 모두 충분한 근거를 내놓지 않았다.

업계는 부담률 상한이 15%로 오르면 주요 사업자의 기금 납부액이 763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지만, 구체적인 산정 방식은 공개하지 않았다.

문체부는 현행 최고 부담률 10%를 15%로 단순 환산한 결과로 보인다며 실제 증가액은 훨씬 적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현행 10% 구간 전체에 15%를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고매출 구간을 신설해 기준을 초과한 매출에만 15%를 부과하고, 기금도 법인 전체가 아닌 영업장별로 산정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신설할 고매출 구간의 기준과 정부가 추산한 실제 추가 부담액을 밝히지 않았다. 업계의 763억원 추산은 틀렸다고 반박했지만, 이를 검증할 정부 수치는 제시하지 않은 셈이다.

갱신허가제와 관련해서는 문체부 설명의 허점이 드러난다.

문체부는 갱신허가제가 기존 사업자의 지위를 보장하지 않고 사업자를 원점에서 다시 선정하는 마카오 카지노나 국내 면세점의 재허가제와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기존 허가 당시의 경영 능력과 재무 건전성 등 요건을 유지하는지 정기적으로 확인하고, 요건을 지키면 사업권을 계속 부여하는 중간 평가 제도라는 설명이다. 기존 사업자가 제도 변화에 대비할 수 있도록 유예기간도 두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번 설명자료에는 업계가 거듭 지목한 5년 주기를 부인하거나 설명하는 내용이 없었다. 평가 항목과 허가 거부 사유,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을 때의 개선 기회, 유예기간 등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다.

이 정도 설명만으로는 카지노 사업자가 장기간 사업권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풀기 어려워 보인다.

공동성명에는 카지노협회 외 11개 관광단체가 동참했다.

문체부의 구상대로 관광기금 수입이 늘어 47개 관광업종 지원에 쓰이면 이들 업계도 지원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럼에도 호텔·여행·마이스 업계는 복합리조트 생태계를 함께 구성하는 카지노협회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기금 확대에 따른 지원 가능성보다 복합리조트 투자 위축과 관광 수요 감소 가능성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 셈이다.

그러나 공동성명에는 카지노 규제가 호텔·여행·마이스 업계에 미칠 영향이나 관광 수요 감소 규모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수치가 없어 설득력을 얻는 데 한계를 보였다.
카지노 칩. (사진=유토이미지)
카지노 칩. (사진=유토이미지)

외래객 3000만 명 목표 앞 우려 증폭

정부는 올해 외래객 2300만 명, 2029년 3000만 명 유치를 목표로 한다.

문체부 주장대로 관광기금 확대가 해외 홍보와 지역관광 육성, 관광기업 지원에 효과적으로 쓰인다면 외래객 유치에 보탬이 되고, 늘어난 방한객 일부가 카지노 고객으로 이어져 업계에도 다시 도움이 될 수 있다.

반대로 부담 증가와 허가 불확실성이 복합리조트의 시설 투자와 해외 마케팅을 위축시킨다면 주변국과의 관광 경쟁에서 밀릴 가능성도 있다.

관광기금 부담률 인상과 갱신허가제 도입을 두고 문체부는 관광 재원 확충과 카지노업 관리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업계는 사업자 부담 증가와 투자 불확실성을 부각하고 있다.

그러나 문체부는 부담률 인상과 갱신허가제의 세부 기준을, 업계는 기금 납부액 763억원 증가 추산과 관광 수요 위축 주장의 구체적인 근거를 충분히 공개하지 않았다.

객관적인 영향 분석이 뒷받침되지 않은 채 ‘규제 정상화’와 ‘징벌적 규제’라는 공방이 이어지면서 정책 불확실성만 커지고 있다.

외래객 유치 확대와 관광 경쟁력 강화를 위해 민관 협력이 필요한 시점에 이런 공방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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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짓고 마카오는 넓히는데…한국, 카지노 놓고 민관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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