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수사 전주완산서, '기수' 아닌 '미수' 혐의 송치
경찰인 아빠가 휴대폰 파손…자백만 듣고 확보 안 해

전북경찰청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전주=뉴시스]강경호 기자 = 현직 경찰관이 여교사를 불법 촬영하려던 혐의로 수사를 받는 아들의 휴대전화를 파손한 사건과 관련해 아들의 불법촬영을 수사하던 경찰이 휴대전화가 파손됐으며, 아버지가 경찰이란 것을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단 사실이 드러났다.
31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전북 전주시 모 파출소에 근무하는 A경감의 고등학생 아들 B군은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수사를 받고 지난달 말 검찰에 송치됐다.
B군은 지난 5월 말 자신이 재학 중인 고등학교에서 여성 교사를 불법 촬영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고 있다.
눈여겨볼 점은 B군의 범죄사실이 '기수범'이 아닌 '미수범'인 점이다. 피해 교사의 고소로 수사에 착수한 전주완산경찰서는 불법 촬영 범죄의 주요 증거인 '촬영된 사진'을 확보하지 못했다.
B군의 불법 촬영 사실을 안 그의 아버지인 A경감이 아들의 휴대전화를 파손했기 때문이다. 그는 아들이 이런 일을 저질렀다는 것에 화가 나 휴대전화를 부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B군이 '사진을 찍으려 했지만 제대로 찍히지 않았다'는 취지로 발언해 촬영 시도 자체는 자백한 만큼 별도로 사진을 확보하지 않은 채 미수 혐의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다만 전주완산서는 수사 과정에서 B군의 아버지가 현직 경찰관(A경감)이라는 점과 또 휴대전화가 파손됐다는 사실을 별도로 상급 기관인 전북경찰청에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던 중 전남광주에서 발생한 '장윤기 사건'을 두고 경찰의 부실수사·유착 의혹 등이 불거지며 경찰청 본청이 전수조사를 지시한 끝에 A경감의 휴대전화 파손·폐기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것이다.
전북경찰청은 증거인멸 혐의로 A경감을 불구속 입건하고 수사 중이다. 이와 함께 A경감이 누군가의 조언에 따라 휴대전화를 부쉈는지 등 타 경찰 혹은 외부인의 교사·개입 시도 등도 함께 들여다보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이러한 개입 정황은 드러나진 않았으며, 피의자의 가족이 증거를 인멸할 경우 형사처벌을 하지 않는다는 형법 제155조 제4항에 따라 A경감에 대한 형사처벌은 어려울 전망이다.
전북경찰청 관계자는 '왜 수사 초기 휴대전화 파손 사실 등이 보고되지 않았냐'는 질문에 "원 사건(B군의 불법촬영)의 본질은 고등학생이 여교사를 불법촬영했다는 것이다. 학생의 부모의 신분은 중요치 않았다"며 "'장윤기 사건' 이전에는 수사에 중요치 않았던 부분이었기에 관할 경찰서에서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B군의 사건을 넘겨받아 공소제기를 결정할 전주지검은 해당 사건이 논란이 되자 다시 기록을 검토하고 있다.
검찰 측은 해당 사건이 '장윤기 사건' 속 수사유착과 비슷한 유형이라 보진 않는다면서도 "사건 기록을 세부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 수사에 따라 행동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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