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입양체계 1년…새 해외입양 대상 아동 '0명'
오명 벗었지만…국내 보호 여건 갖춰져야 완성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이스란 보건복지부 1차관이 지난해 12월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3차 아동정책기본계획 발표'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12.26. sccho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12/26/NISI20251226_0021106671_web.jpg?rnd=20251226101259)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이스란 보건복지부 1차관이 지난해 12월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3차 아동정책기본계획 발표'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12.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조성하 기자 = 지난해 7월 정부가 입양 전 과정을 관리하는 공적입양체계를 도입한 이후 새롭게 해외입양 대상으로 결정된 아동이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70여년간 이어진 '아동 수출국'의 역사에서 벗어나는 전환점이라는 평가가 나오지만, 해외입양 중단만으로 정책 성과를 단정하기보다 국내 보호체계를 지속적으로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외국으로의 국제입양은 지난 7월 30일 기준 0건으로 집계됐다.
국제입양은 ▲2021년 189명에서 ▲2022년 142명 ▲2023년 79명 ▲2024년 58명 ▲지난해 24명으로 꾸준히 감소했다.
지난해 해외로 입양된 24명도 공적입양체계가 시행된 7월 19일 이전 민간 입양기관에서 이미 결연돼 이후 법원의 허가를 받은 사례다. 공적입양체계 시행 이후 보호대상 아동 가운데 해외입양 대상으로 결정된 경우는 한 건도 없었다.
복지부 관계자는 "공적입양체계 시행 전 민간 입양기관에 해외입양을 신청한 뒤 대기 중인 예비 양부모들은 일부 남아 있다"면서도 "현재 해외입양 대상으로 결정돼 결연을 기다리는 아동은 없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해 7월 민간 입양기관이 맡아온 입양 절차 전반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책임지는 공적입양체계를 도입했다. 해외입양 과정에서 광범위한 인권침해가 발생했던 만큼 국내 보호를 우선하겠다는 취지다.
이어 정부는 지난해 말 발표한 제3차 아동정책기본계획을 통해 2029년까지 해외입양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공적입양체계 전환 이후 해외입양이 사실상 중단된 데 대해 한국이 오랫동안 받아온 '아동 수출국'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는 계기라고 평가하면서도, 정부가 책임지는 국내 아동보호체계의 중요성을 함께 강조했다.
해외입양 연구자인 신필식 박사는 "공적체계 전환의 큰 목적 가운데 하나는 원가족 보호와 국내 입양 체계 개선을 우선하고, 해외입양이 정말 필요한지를 공적 체계 안에서 결정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공적체계에서 해외입양이 필요하다고 새롭게 판단한 아동이 1년간 없었다는 것은 국내 보호체계 안에서 아동을 보호할 수 있다는 정부의 판단이 명확히 선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입양 0건이라는 수치만으로 공적입양체계가 성공적으로 정착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신중론도 있다. 해외입양을 제도적으로 중단한 것과 국내에서 아동을 안정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것이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해외입양을 중단하면서 '고아 수출국'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는 결과는 얻었지만, 규범이나 관행이 변했다기보다 행정·제도적 개입으로 만들어낸 측면도 있다"며 "오명을 벗었다는 사실만으로 자축할 일인지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특히 해외입양 감소가 국내입양 증가로 자동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해외입양을 보내지 못한 아동이 시설이나 보호기관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결국 중요한 것은 국내에서 아이를 안정적으로 보호하고 키울 수 있는 여건을 얼마나 마련하느냐"며 "그런 체계가 갖춰지면 해외입양을 인위적으로 막을 필요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 박사도 "현재 보호가 필요한 아동 규모가 과거보다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한국이 다시 해외입양을 시작한다면 200명 내외의 아동조차 국내에서 보호할 능력이 없다고 선언하는 것과 같다"며 "국내 입양뿐 아니라 원가족 복귀와 위탁가정 등 국내 아동보호체계를 통해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