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교육감협, 공개토론회 개최
"우리가 지키려는 것은 공교육 미래"
기초학력·노후학교 등 해결 과제 산적
교육활동비 삭감·사교육 증가 등 우려
![[세종=뉴시스] 배훈식 기자 = 정근식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 회장(서울시교육감)을 비롯한 16개 시도 교육감들이 10일 오전 세종시 세종비즈니스센터에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대응 관련 긴급회의를 하고 있다. 2026.07.10. dahora83@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7/10/NISI20260710_0021358464_web.jpg?rnd=20260710114647)
[세종=뉴시스] 배훈식 기자 = 정근식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 회장(서울시교육감)을 비롯한 16개 시도 교육감들이 10일 오전 세종시 세종비즈니스센터에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대응 관련 긴급회의를 하고 있다. 2026.07.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예빈 기자 = 재정 당국이 내국세의 20.79%를 자동 배분하는 현행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제도 손질에 나선 가운데, 교육계는 현행 방식을 유지해 지방교육재정의 안정적 기반을 지켜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지방교육재정이 남아돈다는 일각의 주장과 달리 노후 학교 개선과 미래교육, 맞춤형 교육 수요 증가 등 교육 현장의 과제를 감당하기에도 버거운 상황임을 역설하기도 했다.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교육감협)는 29일 오후 서울시교육청 대강당에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우리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주제로 공개토론회를 개최했다. 지난 8일 기획예산처와 교육부가 개최한 교육교부금 개편 토론회에서 재정 당국 중심의 일방적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고 판단한 교육감협은 공동 대응 방향과 논리를 마련하고 사회적 공론화의 장을 조성하고자 이번 토론회를 마련했다.
학령인구가 급감하는 가운데 반도체 호황으로 올해 100조원 안팎의 초과 세수가 예상되면서 교육교부금 제도 개편 논의에 불이 붙은 상황이다. 현재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에 따라 전체 내국세의 20.79%가 초중고 교육 재원으로 자동 배분되고 있는데, 재정 당국은 이 자동 배정 방식 자체를 폐지하고 학령인구·경상성장률과 연동하는 방안 등 여러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 기획예산처는 8월 말까지 개편안을 마련해 9월 초 국회에 제출할 예산안에 함께 담아 제안할 방침이다.
"학생 수 준다고 교육재정 수요 안 줄어…미래·맞춤형·특수교육 등 과제 ↑"
교육 현장에 ▲인공지능(AI)·디지털 기술 발전에 따른 미래교육 기반 마련 ▲맞춤형 교육 확대 ▲유아교육·돌봄 ▲특수교육 ▲기초학력 보장 ▲이주배경학생 지원 ▲학교폭력 예방과 정서·심리 지원 등 과제가 산적해 있고, 국가와 사회가 학교에 요구하는 역할도 갈수록 늘고 있음을 설명하기도 했다.
유아·고등·평생교육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에는 공감했지만, 기존 교육재정을 줄여 충당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교육감은 "우리가 지키고자 하는 것은 교육청의 예산이 아니라 아이들의 배움과 성장의 기회이며 대한민국 공교육의 미래"라며 "시도교육청의 기반을 허물어 새로운 투자를 확대하는 방식은 교육투자의 확대가 아니라 교육계 내부의 제로섬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윤건영 충북교육감, 조용식 울산교육감, 권순기 경남교육감은 학생 수 감소가 교육재정 수요 감소로 곧장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짚었다. 조 교육감은 "20년 전 40명이 앉던 교실에 지금은 20명이 있지만 한명 한명이 짊어진 결핍과 위기는 더 복잡하고 다층적"이라며 "한글 미해득 학생, 한국어가 서툰 이주배경학생, 정서·행동의 어려움을 겪는 아이가 한 교실에 공존하고 있다. 유보통합, 특수교육 기반 확충, AI 디지털교육까지 더해져 학생 1인당 교육의 질적 강도는 오히려 팽창하고 있다"고 했다.
"지방교육재정 어려워…기금고갈·노후학교·고정비용 고려해야"
조재익 전 서울시교육청 기획조정실장은 서울의 사례를 들며 지방교육재정이 여유롭다는 일각의 주장을 반박했다. 올해 기준 서울시교육청 시설기금은 2345억원, 안정화기금은 1543억원이다. 시설기금은 최근 5년 새 가장 낮은 수준으로, 최고점이었던 2022년(1조2095억원)과 비교하면 80.6%(9750억원) 줄었고 지난해(8683억원)와 비교해도 72.9%(6338억원) 급감했다. 안정화기금 역시 최고점이었던 2023년(6657억원), 지난해(3574억원)와 비교해 각각 76.8%(5114억원), 56.8%(2031억원) 감소했다.
노후 시설 증가에 따라 공간재구조화를 통한 학생 안전 및 학습권 확보, 석면·샌드위치패널·드라이비트 등 학교 위험 시설 해소, 스프링클러 설치·내진보강 등 안전 확보를 위한 재원이 필요하다는 점도 언급됐다. 올해 7월 기준 40년 이상 노후 교사동은 708개교에 1048개 건물이 있고, 이 중 안전등급 C 이상 대상 학교는 210개교 432개 건물이다.
학교 운영 예산에서 '고정 비용'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은정 한국초등교장협의회 대변인은 "학교 운영비(냉난방, 전기, 인건비 등)는 학생 수와 무관한 고정비다. 학교재정은 학급수 단위로 소요, 교부금이 줄면 결국 학급운영비·도서구입비 등 교육활동비가 삭감된다"고 말했다.
공교육의 질적 저하로 인한 피해가 결국 학생·학부모·교직원에게 돌아간다며 정부의 교육 경시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교권정책부장은 "국민주권 정부의 '6대 교육 분야 국정과제' 및 '세계 3대 AI 강국 진입' 목표에 정면 배치되며 '교육재정을 줄인 정부'라는 역사적 오명을 얻을 것"이라며 "교부금이 축소될 경우 과밀학급 해소가 지연되고 교원 정원 감축과 순회교사 확대, 학교기본운영비 부족 등이 이어져 교육의 질이 저하될 수 있다. 그 피해는 결국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에게 돌아간다"고 말했다.
교육교부금 개편 시 사교육비 부담 증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여미애 평등교육 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운영위원장은 "교부금과 사교육비는 별개가 아니라 동일한 학생에게 쓰이는 재원이다. 하나가 얇아지면 다른 하나가 두꺼워진다"며 "질문은 총액이 아니라 지불 주체다. 국가가 부담하면 모든 학생이 혜택을 받고, 가계가 부담하면 지불할 수 있는 가구의 학생만 혜택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권순형 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위원은 1990~2000년대 고이즈미 내각의 삼위일체 개혁이 일본 지방교육자치에 미친 부작용을 소개하며, 교육재정의 안정성이 흔들릴 경우 나타날 수 있는 문제를 짚었다. 삼위일체 개혁은 ▲국세의 지방세 이양 ▲국고보조금 개혁 ▲지방교부세 개혁으로 대표되는 행·재정 효율화 및 지방분권 사례다.
권 연구위원은 "대도시 중심의 세원 편중과 지방교육재정의 급격한 악화, 교원 감축 및 기간제 교원의 급증, 소규모 지방자치단체의 강제 통합과 농어촌 학교의 대규모 폐교 등 부정적 영향이 나타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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